당신은 조커를 그저 미치광이라고 할 수 있는가?

"Forgive my laughter"

by Sam Hong

‘조커’라는 영화를 본 이후에 정말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무겁고, 많은 생각들을 머릿속에서 쉽게 떨쳐낼 수 없어 느낀 생각들을 적어보려 한다. 말하기에 앞서, 먼저 절대 죄를 정당화하는 입장은 아니라고 밝힌다. (스포 있음) (줄거리를 이미 안다면, 3번째 챕터인 '만약' 챕터로 스크롤 하기 바란다.)


먼저, 제일 내 기억에 남았던 장면 두 가지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첫째, 버스 안에서 아이를 웃겨주는 Arthur에게 아이의 엄마가 소리를 치는 장면.


둘째, Murray 쇼에서 처음 대중들에게 조크를 던지기 전의 “Knock Knock”을 외치던 장면.


아이에게 웃음을 선사한 것으로 아이 엄마에게 무례하게 혼난 후, 뇌신경 질환으로 인한 병으로 인해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는 상황이다.


"Forgive my laughter. I have a condition."


영화를 떠나 정말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든 장면이다. Arthur는 뇌신경 손상으로 인해 자신의 의지대로 웃음을 통제할 수 없는 병을 앓고 살아온 사람이다. 한 어느 날은, 여느 때와 같이 광대 분장을 하고 즐겁게 길거리 호객행위(?)를 하다가, 이유도 모른채 모르는 사람들에게 모든 물건을 빼앗기고 구타를 당하게 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안에서 우연히 자신을 지켜보던 한 아이를 발견하곤, 우스운 표정을 지으며 아이를 웃겨주자 아이는 웃는다.


하지만, 그 모습을 발견한 아이의 엄마는 자신의 아이한테서 떨어지라며 소리를 지른다. 그 상황이 자극제가 됐는지, Arthur는 병으로 나오는 웃음소리를 절규하며 참아보려했지만, 엄마는 이 상황이 웃기냐며 다그쳤다. 그때 절규하는 웃음으로 고통스러워하던 Arthur가 건넨 카드 한장에는:


“Forgive my laughter. I have a condition”


“It’s a medical condition causing sudden, frequent, uncontrollable laughter that doesn’t match how you feel. It can happen in people with a brain injury or certain neurological conditions.”


Murray쇼의 출연

코미디언으로서 일생의 꿈으로 붙들고 살았던 Murray쇼에 출연하게 되었다. 사회자인 Murray는 Arthur에게 조크를 요청하자 Arthur는 그동안 빼곡히 노트해가며 준비했던 노트를 펼쳐본 후에, “똑똑 (Knock Knock)”을 외쳤다. 그리곤 돌아왔어야할 대답은 “누구세요?”다. 그대신 Murray가 “그 말을 하려고 노트를 봐야했나요?”라 말하며 관객들의 비웃음을 이끌어냈다. 추스린 이후에, 다시 한 번 “똑똑 (Knock Knock)”. 이 후에 몇 번의 대화가 오가고 자신의 죽음이 대신 Murray를 총으로 죽이게 된다.


#만약.

여러 번 영화를 보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왜 이렇게 내 마음이 무거웠던 것일까’ 라는 생각에 집중해보았다.


Arthur의 겉모습으로 인해 평생을 이유없는 무시, 비난, 학대, 사회의 무관심, 아무리 노력해도 최악의 상황으로만 치닫는 그 상황, 그리고 단 한 가지도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지만 코미디언이라는 꿈을 향한 노력, 상담과 약을 먹으며 병을 극복하려는 희망, 총을 소지하면 안된다고 하던 일말의 인간적인 양심을 지키려는 태도. 아마 그곳에서 ‘죄’라는 것을 떠나 Arthur라는 사람에게 인간적으로 공감과 연민을 느낄 수 있던 것 같다.


버스 안에서의 Arthur모습이 병을 앓지 않고 일반 사람들과 같았다면, 왜 아이를 웃게해주고 싶었는지 알았다면, 또는 그 길이 이유없는 구타를 당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면 과연 그 아이의 엄마는 소리쳤을까. Murray쇼에서 Arthur의 첫 “똑똑 (Knock Knock)” 때, Arthur는 관객들과 사회자의 조롱이 아닌 일반적인 “누구세요?”가 돌아길 바랬을 것 같다. 만약, 처음에 Arthur의 모습이 아프지 않고괜찮아서 조롱이 아닌 무언가가 돌아왔더라면, 과연 그동안 쌓아왔던 슬픔, 치욕, 증오들이 Joker로 나오지 않지 않았을까?


사람으로서의 Arthur는, 물론 정신적인 질환을 갖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싶은, 남들이 뭐라하던 끊임없이 꿈을 향해 노력하는 성실한 사람이었다. 영화에서 조커는 “A comedy is subjective (주관적).”라고 말한다. 사람들에게 재미없던 Arthur의 개그도 그에겐 코미디이다.


결국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모든 것은 각자의 배경과 환경으로 인해 주관적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볼 때, 우리는 내 입장에서만 얘기하는 것을 주의해야한 다는 것 같다. 'That’s life 라는 대사가 영화에서 나온다. 자신의 병의 존재 자체를 이해받기 전에 용서부터 구해야하는 처지에서, 그것을 감히 ‘그게 인생이야’라고 말할 수 있을까. 모든 행동을 하기 전 그리고 말을 뱉기 전에 우리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는 법을 알아야 할지도 모른다.


2시간 2분의 러닝타임 동안 Arthur를 보고 진실되게 웃어준 사람은 버스 안의 아이 한 명이다.


현재의 우리 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보여지는 것에만 의존한 타인에 대한 판단, 그 판단에 좌우되는 우리의 태도, 공동체 사회에서 극심한 무관심(Indifference) 과 개인주의(Individualism), 냉소주의(Cynicism), 잔인함(Cruelty), 무기력함. 아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간접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늘 피해를 당하고 또 가해를 하며 살아왔기에, 이 감정에 무의식적으로 공감하는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