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년 마르셀 뒤샹은 남자 소변기를 가져와 '샘'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작품으로 출품하였다. 이 작품은 모든 것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현대 미술의 혁명적인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예술이 어떠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면, 뒤샹은 더러운, 불결한 이미지의 소변기를 이용해 깨끗한, 신선한 이미지의 '샘'이라는 이름을 붙임으로써, 예술이란 같은 이미지를 새롭게 바라보는 것, 어떠한 고정관념을 깨고, 분별하지 않는 아름다움. 예술가의 눈이란 어떤 것인가 보여준 것 같다.
우리가 '나'에 대한 이미지, 고정관념을 강하게 그것이 '나'라고 붙잡고 확신할수록 삶은 무거워지는 것 같다. 살다 보면 누군가는 어떤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무언가에 대해 그것을 해야 한다 혹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데, 또 어떤 사람들은 어떤 문제나 생각에 되게 자유롭기도 하다.
나는 잘해야 한다는 마음에 삶이 무겁고 다른 사람을 돕지 못하는 것 같은, 내 존재가 수치스럽다는 짐을 들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남을 돕지 못한다는 아픔이 있는 만큼 사랑이 있는 것이고, 또 돈도 사랑도 뺏고 싶은 집착이 있으며, 나와 남의 말을 들어주기 싫은 거부감과 고집이 있다. 비루하고 열등한 존재라고 느끼는 것은 어느 정도 존귀한 부분과 태도가 있기 때문이며 열등감과 우월감은 연결되어 있다.
뒤샹이 같은 물체를 어디에 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졌듯, 우리의 모습이나 마음도 진짜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붙잡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우리가 변화하고 진동하는 파동이라고 한다면, 실제 파동의 위치는 특정할 수 없지만 우리가 관측하는 순간엔 파동들이 묶이며 입자처럼 특정하게 된다.
삶이 무거워지는 순간에 그런가? 하고 빠져나오자. 우리가 고집부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의 목표점을 이미 이루었기도 하고, 기꺼이 낮아지기도 높아지기도 하는 분별없는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