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꾸미기 막막한 당신을 위한 글
미국 도착한 지 2주 만에 아무것도 없는 집을 사람이 사는 곳처럼 꾸미는 데 성공하면서, 처음 유학하시는 분들을 위해 미국 가구 구하기 이번 글을 준비했다. 학부시절 처음으로 가구를 장만했을 때는 시행착오도 많았고, 정보가 부족해 크고 작은 손해들을 많이 본 것이 아쉬워서 이번에는 조금 더 체계적으로 접근했다. 학교의 위치와 주변 시설에 따라 접근성에 많이 달라지겠지만, 우선 주변 미국에서 흔한 매장(월마트, 타깃, 이케아 등)이 있다는 전제로 가이드를 작성했다.
사람마다 각자 집이 갖는 의미가 다르다. 누구에게는 잠만 자는 곳이 될 수도 있고, 누구에게는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장소로 안락하면서도 효율적인 작업공간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누구는 방 디자인이 사람의 심리에 큰 영향을 준다고 믿고, 누구는 침대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본인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해야 한다.
1. 뼛속까지 실속주의
침대와 옷 수납공간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유형이다. 이 부류의 사람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도서관이나 학교에서 보낼 생각으로 책상마저 사는 것을 고민한다. 이들에게 오로지 중요한 것은 예산.
2. 감성파 - 방이 아름다워야 삶이 아름답다
방을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다. 이 유형은 방에 넣는 물건들은 이왕이면 예뻐야 하고, 커튼이나 소품을 이용해 꾸미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디자인이 주는 가치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조금 더 비싸더라도 미적으로 아름다운 물건을 구매하고 싶어 한다. 액자도 몇 개 놓아야 하고, 방의 색감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 그리고 그 애매한 사이
대부분 사람들은 1번과 2번 사이에 애매한 지대에 있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가구 중에 정말 중요시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파악할 것은 추천한다. 예를 들면, 나는 예민하기 때문에 침대에는 투자하고 싶다, 혹은 나는 집에서 요리를 자주 할 것이기 때문에 식기에 투자하고 싶다라든지… 목록을 만들어 그 물품들만 별도로 쇼핑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예산과 차 소유 여부가 어떻게 가구 쇼핑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다. 예산이야 본인의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50만 원으로 완료한 사람도 본 반면에 1000만 원 가까이 쓴 사람도 봤기에…
개인 차량이나 친구 차량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미국에서는 차를 하루 대여할 수 있는 Zipcar 등의 서비스들을 비교적 쉽게 이용할 수도 있다. 만약 작은 소품들만 사러 가는 것이라면 저렴하고 편리한 우버를 사용해도 된다. 필자는 타지에서 관광이 아닌 목적으로 운전하는 것을 싫어하는 관계로, 큰 것은 배달로 그리고 작은 것은 우버를 통해 구매했다.
미국은 큰 집들이 많기 때문에 가구들의 가격대가 다양하고 배달 서비스가 잘되어 있다. 유학생들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를 위주로 정리했다.
이케아(IKEA)
추천: 감성파, 비교적 넉넉한 예산을 가진 분들, 모르겠고 한 번에 다 사고 싶은 귀차니스트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다. 북유럽풍 디자인으로 귀여우면서도 깔끔한 느낌을 낼 수 있으며, 오프라인 매장은 오로지 가구만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원스탑 쇼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필자는 이케아를 선호하지 않는데, 이유는 디자인이 이쁠수록 조립이 힘들다는 점과 다른 브랜드에 비해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비싼 만큼 품질이 더 뛰어나다고 하기도 힘들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용역업체를 이용해 집까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자가용 차가 없어도 쇼핑이 가능하다. (운송료는 품목의 개수에 상관없이 $59부터 시작해 이동구간별로 추가로 받는다) 또한, 보통 1~3층에 전시되어 있는 가구를 보고 구매를 결정하고 지하 1층에 있는 인벤토리에서 본인이 직접 결제 카운터까지 운송해야 하는데, 책상, 침대, 소파 등 혼자서 옮기기는 불가능한 큰 가구들을 많이 구매한다면 이케아의 Pick-up service를 이용하길 바란다. (전시되어 있는 상품의 태그를 사진 찍어서 카운터로 가서 이 물품들 Pick-up + delivery 해달라고 하면 된다).
필자는 이케아의 온라인 매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 제공 상품이 제한적이고, 건당 운송료가 비싸기 때문에 매력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월마트(Walmart)
추천: 실속주의, 필자 같은 가난한 유학생, 차가 없는 분들은 온라인 매장 이용
제일 가격이 착한 옵션이다. 물론 그렇게 때문에 품질적인 면에서 좋지 않은 평을 받을 때도 있지만, 평이 좋은 상품들을 위주로 구매했을 때 후회한 적이 없었던 옵션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이케아보다 가구 방면으로는 옵션이 적어 원스탑 쇼핑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기타 생필품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차가 없다면 온라인 매장을 추천한다. 아마존보다 유통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지는 않지만, 가구 방면으로는 더욱 다양한 옵션들을 제공하기 때문에, 꼭 사용해보고 사야 한다는 생각하지 않는다면 매우 편리한 옵션이다. 특히나 Free 2 dayshipping 서비스를 30일간 무료로 체험 기회를 이용하면, 운송료 없이 집 앞까지 가구가 배달된다. 온라인 구매자들이 남긴 평을 보며 제품이 조립하기 쉬운지, 어떤 아쉬운 점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아마존(Amazon)
추천: 귀차니스트, 사실 모든 유학생…
온라인 커머스의 제왕이다. 정말 아마존 없었으면 필자는 어떻게 생활했을지 상상하기 힘들다. 이불부터 학교 교과서까지 아마존을 통해 구매했는데, 대부분 매우 만족스러웠다. 새로 가입하는 분들은 Amazon prime이라는 운송료 면제 포함 여러 가지 혜택을 주는 서비스를 무료로 30일간 이용 가능하고(Prime 상품에 한정),. edu로 끝나는 이메일로 가입하면 6개월간 Prime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유통시스템이 매우 잘 구축되어 있어 대부분의 상품이 배달시간이 짧고, 상품 문제 대응도 신속하게 해줘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다. 이용자 리뷰도 비교적 상세한 것이 많아, 상품 구매 결정에 큰 도움일 줬다.
없는 게 없는 아마존이지만, 필자가 느끼기에는 가구면에서는 월마트의 온라인 매장보다 가격적으로나 다양성면에서 떨어진다. 또한, 가구를 구매 전에 사용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이 서비스가 매력적이지 않다. 특히 침대같이 삶에 큰 영향을 주는 가구들을 구매할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타깃(Target)
추천: 장 보러 가면서 작은 소품 사기, 차가 있는 분
주 종목이 가구가 아니지만, 집에 중요한 소품들(램프, 쓰레기통, 빨래통 등)과 생필품/식료품을 판매한다. 질과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월마트보다 비싸고 오프라인 매장이 전체적으로 깔끔하다. 월마트를 이용하기 싫거나 어렵다면, 타깃에서 장을 보면서 아직 구매하지 못한 작은 소품들을 사는 방식의 쇼핑을 추천한다.
학교 온라인 매매장, Craigslist
추천: 알뜰살뜰 실속주의, 차가 있는 분
가격적인 측면에서 가장 쌀 수 있는 옵션이다. 특히 본인 능력에 따라 추가 흥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많이 떠나는 학기에 급처분하는 매물이 많기 때문에, 그때를 노릴 것을 추천한다. 소파부터 전자레인지까지 올라오는 품목도 다양하지만, 언제 올라올지 모르기 때문에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 판매자의 집에서 직접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필자처럼 차가 없는 학생들이 큰 품목을 사기는 불가능하다.
기타(Habitat, Dollar Store, etc)
추천: 차가 있는 분, 감성적이지만 돈이 없는…, 차가 있는 분
필자처럼 방에 아무것도 안 걸려 있는 것이 너무 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소품에 돈을 들이고 싶지 않은 분들에게 위에 옵션들이 좋다. 특히나 주변에 기부물품들을 파는 곳이 있다면 저극 이용하도록 권장한다. 의외로 숨은 보석들이 많기 때문이다. 학부 시절 해비탯 매장에서 옛날 사진기를 $1에 사서 방을 꾸민 적도 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에 언급한 옵션을 혼용할 것이다. 하지만 가구 구매하는데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는 구매하기 전 구매해야 할 물품들과 장소에 대한 밑그림이 있어야 한다. 차가 없는 분이라면 이동이 결국 돈이기 때문에, 더욱더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물론 급한 게 아니라면 아마존을 사용하겠지만…) 각 venue들의 장점을 살려 체리피킹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가구 같은 경우 잘 사용한다면 학교 마치고 되팔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길 바란다! 필자도 졸업 후 되팔아서 원금에 60% 정도를 회복했던 걸로 기억하기 때문에, 가구 구매 시 너무 아까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