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주지 않겠다고 피드백을 회피하는 리더는요

최영렬 CSO님 / 심리학관

by 심리학관

착한 리더는,

가장 비겁한 리더입니다.

미움받을 용기가 없어

조직을 망치기 때문입니다.


퇴근을 앞둔 저녁이었습니다.

팀원이 며칠을 매달린

기획서를 들고 왔습니다.


몇 장 넘기지 않아

논리의 뼈대가 무너진 것이 보였습니다.

숫자는 억지로 끼워 맞춰졌고,

사업의 본질은 빗나가 있었지요.


당장 기획서를 엎고,

치열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타이밍이었습니다.



하지만 지친 팀원의 얼굴을 보니,

쓴소리로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기가 싫었습니다.


저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고생했어. 방향은 맞으니

디테일은 내가 남아서 다듬어 볼게."


팀원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먼저 퇴근했고,

저는 새벽까지 그 기획서를 처음부터 다시 썼습니다.



스스로는

팀원을 챙기는 '따뜻한 리더'라고 위안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배려가 아니라

명백한 직무유기였습니다.


치열한 피드백을 받지 못한 팀원은,

자신의 기획이 실무에서 통한다고

굳게 믿어버렸습니다.



몇 달 뒤,

그 팀원은 더 무거운 핵심 과제를 맡아

타 부서와의 회의에 들어갔습니다.


정확히 똑같은 수준의 결과물을 내놓았다가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그제야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쓴소리를 삼킨 저의 행동은

후배를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나쁜 사람'이 되기 싫었던

제 알량한 이기심이었습니다.



리더의 자리는 '좋은 사람'으로 남기 위한

인기투표 장소가 아닙니다.


후배와 얼굴을 붉히는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기어코 곪은 부분을 도려내고

좁은 시야를 찢어주는 자리입니다.



상처 주지 않으려 피드백을 회피하는 리더는,

후배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훔치는 비겁한 사람입니다.


미움을 감수하고

서늘한 직언을 던지는 용기.

리더가 후배와 조직을 책임지는

유일한 방식이 아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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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렬 CSO님

Stealth Ven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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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