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한다.

무엇이든 다 알아야 한다.

by 조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많은 말을 들었지만 잊으려고 해도 잊히지 않는 말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 알아야 한다.”는 육군포병학교의 슬로건이다. 포병으로 군복무를 하면서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무엇을 알아야 하냐고 질문했는데, 아주 단순한 대답이 돌아왔다. “ 무엇이든, 다 알아야 한다.” 이 대답을 들은 나는 엄청난 혼란에 빠졌다. 분명 사람의 뇌는 용량이 있는데 어떻게 모든 것을 다 집어넣을 수 있을까? 아니면 뇌의 용량이 한계가 없다는 뜻일 수 도 있어서 대학에서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던 곳이 포병학교이다. 무탈하게 수료하고 자대로 돌아가 사건은 많았지만 사고 없이 무사 전역을 했다. 무려 19년 전 일이지만, 가끔씩 몸이 기억하는 놀라운 체험을 하고 있기에 경험이 중요하다는 말에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40여 년 넘게 살고 있지만 아직 아는 것이 참 부족하다. 외부교육을 위해 묶고 있는 숙소는 체크인할 때 안내받기고는 중앙냉난방이라고 해서 오후 8시부터는 송풍만 한다고 했다. 어제 교육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와서 간단하게 씻고 바로 잠을 잤는데 평소 집에서는 이불은 잘 덮지 않고 잤던 내가 추워서 이불을 꽁꽁 싸매고 잤다. 아내가 봤으면 깜짝 놀랐을 것이다. 새벽에 일어나 비몽사몽간에 쓴 글을 퇴고하면서 벽에 있는 스위치를 보니 온도 조절 및 전원을 켜고 끌 수 있었다. 버튼 하나만 누르니 에어컨은 멈췄고, 찬 바람은 더 이상 나오질 않는다. 아래서 사람은 알아야 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배움을 위해 매년 찾아오는 이곳에서 나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을 배우고 있다. 서로 다른 목적을 위해 이 수업을 듣는 같은 반 수강생들을 보면서 MZ세대의 열정과 총명함을 다시금 느낀다. 자신이 원하고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몰입이 강의장을 채우는 것을 느껴서 점심을 거르면서까지 그들을 따라잡기 위해 나만의 노력을 하였다. 세대 차이가 아니라 노력의 차이가 나지 않도록 더 집중하고 노력한 결과, 처음 만든 동영상 편집을 무사히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영상편집으로 나의 콘텐츠 영역을 확장한 첫날이다.


유튜브, 틱톡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지금, 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간단한 영상 정도는 전문 편집자의 도움 없이 만드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느껴왔지만 이제야 도전하고 배우는 것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또 썩 나쁘지만은 않다. 더듬더듬,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내가 직접해 보았다는 사실에 가장 큰 의미를 둔다. 제2의 인생을 준비하면서 더 간절히 느끼는 것은 “ 정말 알아야 한다.”이다. 누구의 강요와 권유에 의해서가 아닌 나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알아야 하는 모든 것은 분명 나의 콘텐츠가 되고 나의 무기가 될 것이다. 분명 나는 알아 가고 있고, 앎으로 나는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