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구 굿즈-376개의 마음, 우리가 사랑을 기록하는 법

by mel

늑구맵을 만든 이유


대전 오월드의 늑구가 탈출했을 때 바로 <어디가니 늑구맵>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그저 늑구가 이동한 경로와 발견된 지점을 지도로 정리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지도를 공개하자마자 하루 평균 몇만 명 단위의 유입이 쏟아졌다. 그 압도적인 트래픽 속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었다. 화면 너머에는 늑구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그 무사함에 안도하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마음들이 있었다.


데이터로 확인한 애정의 밀도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와중에, 나는 잠시 멈춰서 표본 데이터를 측정해 보기로 했다. 사람들이 늑구를 어떤 방식으로 기억하고 싶어 하는지, 구체적인 굿즈를 매개로 그 선호도와 마음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유입 인원 2,000명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확인했을 때, 376명이 각자의 취향을 담아 응답을 남겼다.


다섯 명 중 한 명꼴(18.8%)로 투표에 참여한 셈이다. 온라인 환경에서 이 정도의 참여율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루 수만 명이 방문하는 전체 규모를 생각하면, 늑구라는 존재를 귀여워하고 아끼는 마음의 밀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숫자는 단순한 클릭의 합계가 아니라, 늑구에 대한 애정이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된 결과였다. 나는 여기서 사람들이 늑구를 단순히 구경하는 동물이 아닌, 우리 곁의 소중한 존재로 여기고 있음을 읽었다.


기록이 가진 힘


사람들이 늑구를 귀여워하는 마음을 담아, 평소 내가 구상했던 디자인들을 직접 구현해 보았다. 거창한 작업물은 아니지만, 늑구를 아끼는 이들이 무엇을 곁에 두고 싶어 하는지 고민하며 만든 시안들이다. 아래 사진들은 그렇게 모인 이들의 요구가 담긴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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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데이터를 잘 정리해두려 한다. 우리가 늑구를 이만큼 아끼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가장 정직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초기의 폭발적인 유입은 조금 줄어들었을지 모르지만, 이 투표는 지금도 사이트에서 현재진행형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실시간으로 쌓여가는 숫자들을 보며, 단순히 인기가 많다는 말보다 이 정제된 기록들이 훨씬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믿는다.


이 기록들이 공식적인 결실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누군가는 그저 지나가는 유행이라 말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 애정 어린 수치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그 뒤에 담긴 마음은 생각보다 힘이 세다. 제작자로서 나는 그저 이 담백한 기록들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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