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를 의료에 사용하면, 더 많은 목숨을 구할 수 있을까
최재홍 가천대학교 스타트업 칼리지 교수
1. 들어가면서...
앞에서 AI를 의료에 접목을 하는 이유나 시도, 또한 총론적인 성공과 실패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이제는 어떠한 것이 AI가 인류의 질병을 해결하며 많은 혜택을 주는 지에 대한 논의를 먼저하고자 한다. 먼저, 기존 의료 시스템은 진단의 정확성, 치료법의 한계, 의료 자원의 불균형 등 여러가지 장점과 문제점에 직면해 있다. AI가 의료와 만났을 때,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고 의료의 질을 혁신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개인 맞춤형 치료, 실시간 데이터 분석, 의료 접근성 확대 등의 영역에서 AI의 활용 사례가 두드러진다. 시간의 절약과 진단의 정확성을 더하며, 수술이나 치료에까지 AI를 사용하면서 더욱 효과적인 시간과 인력 부족까지 해결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AI의 개인 맞춤형 치료는 환자의 유전자 정보, 생활습관, 기존 병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최적의 치료 방안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암 환자의 경우 종양 유전체 분석을 통해 표적 치료제를 추천받을 수 있다. 실시간 데이터 분석은 수천 건의 의료 영상과 생체 신호를 즉시 처리해 조기 경고 시스템으로 작동하며, 중환자실에서 생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또한 의료 접근성 확대 측면에서는 AI 기반 원격 진단 플랫폼이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전문가 수준의 진료를 가능하게 한다. 이처럼 AI는 단순히 기술이 아닌, 의료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키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렇게 AI를 의료에 적용해서 모든 것이 다 좋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래서 AI 적용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2. AI를 활용해 의료 혁신을 이끄는 기업 및 기술 사례
1) IBM Watson Health
2015년 출시한 AI 기반 의료 플랫폼으로 암 진단과 치료 계획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 시스템은 IBM 수석 과학자 구르두에프 박사 팀이 개발을 주도하였으며, 자연어 처리 기술을 의료 데이터에 성공적으로 적용하였다. 이 AI 시스템은 단순한 데이터 분석을 넘어 환자의 병력, 유전자 정보, 최신 의학 연구 결과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폐암과 유방암 같은 복잡한 암의 경우, 매달 1만 건 이상의 새로운 연구 논문을 학습하고, 300여 개 의학 저널과 200여 종의 교과서, 총 1,500만 페이지 분량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하여 90% 이상의 정확도로 치료 방안을 제안할 수 있었다.
2016년부터 3년간 미국 메모리얼 슬로안 케터링 암 센터(MSK)와 진행한 프로젝트에서는 1,000명 이상의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 옵션을 제시하였으며, 이 중 30%는 실제 치료 계획 변경으로 이어졌다. 진단 시간도 기존 2주에서 10분으로 크게 단축시켰을 뿐만 아니라 희귀암 발견률도 크게 높였다.
하지만 2022년 IBM이 이 부문을 매각하면서 일부 한계도 드러났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사용률은 20%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유럽에서는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로 도입이 지연되었다. 현재는 인수한 프라이빗 엑비티션 사가 대형 병원 중심으로 서비스를 재편하고 있지만, AI 의료 기술이 완전히 정착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완성도와 더불어 시스템 통합 및 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혁신은 이끌었으나 성공에 있어서는 제한적인 성공이라고 할 수 있고, 전적인 안착에는 실패한 사례이다. 이 프로젝트가 남긴 가장 큰 교훈은 "의료 AI는 기술 완성도보다 현장 적용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의사들의 워크플로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솔루션 설계가 핵심이라는 것을 증명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 DeepMind Health
2016년 구글의 자회사 DeepMind Health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와 협력해 혁신적인 안과 진단 AI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프로젝트는 런던 무어필즈 안과병원에 있는 페퍼코른 박사팀과 공동으로 진행되었고, 당뇨성 망막병증과 연령관련 황반변성(AMD)의 조기 진단을 목적으로 했다. 이 시스템은 세 가지 핵심 기술을 결합했다. 첫째, 고해상도 망막 이미지 분석을 위한 개선된 합성곱 신경망(CNN) 아키텍처가 적용됐다. 둘째, 다중 모달리티 이미지 융합 기술을 통해 OCT와 fundus 이미지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었다. 셋째, 실시간 이미지 품질 평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작동했다. 15개국에서 수집한 150만 장 이상의 망막 스캔 데이터를 바탕으로 훈련된 이 시스템은 94.3%의 정확도로 질병을 진단해냈고, 이는 평균적인 안과 전문의의 정확도인 91.6%를 초과한 결과를 보였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NHS와의 공동 프로젝트에서는 여러 성과가 나타났다. 50개 병원에서 12개월간 28,415건의 망막 검사가 수행됐고, 1,248명의 중증 환자가 조기에 발견되며 기존 대비 31% 증가했다. 평균 분석 시간은 6.3일에서 3분 17초로 단축되었고, 의료진의 업무 부하도 40%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몇 가지 주요 도전 과제를 드러냈다. 장비 의존성 문제로 특정 제조사의 촬영 장비에서만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 현상이 있었고, 다른 장비를 사용할 경우 정확도가 최대 18%까지 하락했다. 또한, 주로 백인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되어 인종별 진단 정확도 차이가 발생했고, 특히 아시아계 환자에 대한 정확도가 7% 하락하는 문제가 있었다. 규제 장벽도 있었다. 2021년 유럽 의료기기 규정(MDR)의 강화로 인증 획득이 지연되면서 상용화 일정이 2년 이상 밀렸고, 초기 무상 제공 전략이 지속 가능성을 흔드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NHS는 2022년 연간 120만 파운드의 유지비용을 이유로 계약 연장을 거부했다.
2023년 현재, 이 기술은 Google Health AI 플랫폼으로 통합되어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주요 개선 사항으로는 12개 제조사의 장비와의 호환성을 확보하고, 6개 인종 그룹에 대한 정확도 편차를 3% 이내로 줄였다. 또한, 폐암 CT 판독 모듈도 추가되어 2023년 FDA 승인을 획득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기술적 우수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 경제적 타당성, 규제 준수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의료 AI 솔루션 개발 시, 초기부터 현장 적용 가능성을 고려한 기술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됐다.
3) Tempus AI Model
2015년 시카고 대학 유전학 연구실에서 시작된 AI 기반 정밀의학 기업으로, 공동 창립자 에릭 레프코프스키의 "모든 환자는 독특하지만 그들의 데이터는 다른 이들을 구할 수 있다"는 비전 아래 암 치료 방식을 혁신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은 유전체, 전사체, 후성유전체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다중 오믹스 알고리즘과 30만 건 이상의 암 환자 데이터베이스를 실시간으로 비교하는 시스템, 그리고 12가지 주요 항암제에 대한 반응률을 예측하는 머신러닝 모델로 구성된다. 특히 RNA 시퀀싱을 이용한 '가상 약물 스크리닝' 기술은 기존 방법보다 3배 정확한 결과를 제공하며, 2023년 기준 520개 이상의 생체 표지자를 분석할 수 있고 매월 15-20개 새로운 표지자가 추가되고 있다.
메이요 클리닉과의 공동 연구(2021-2023)에서 Tempus 시스템은 3,412명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5년 생존율을 20% 향상시키는 동시에 표준 치료 대비 부작용 발생률을 35% 감소시켰다. 또한 치료 결정 시간을 28일에서 7일로 단축하고 1차 치료 실패율을 42%에서 18%로 낮추는 등 현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입증했다. 경제적으로는 환자 1인당 평균 $18,500의 불필요한 치료비용을 절감했으며, 300개 협력 병원에서 연간 총 23억 달러의 비용 효율성을 달성했다. 물론 좋은 것만 있던 것은 아니라, 2022년 FDA로부터 알고리즘 투명성 부족에 대한 경고를 받았으며, 2023년 조사에서 온콜로지스트의 65%가 AI 추천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도전 과제도 존재했다. 이에 Tempus는 현재 'Clinical AI Explorer' 툴을 개발해 AI의 판단 근거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2024년 중 FDA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026년까지 유방암 외에 폐암(2024년)과 대장암(2025년) 모듈을 추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의료 AI가 단순한 기술적 정확도를 넘어 의사의 신뢰 구축, 규제 요건 충족, 실제 진료 과정과의 원활한 통합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특히 암 치료 영역에서 AI가 보조 도구를 넘어 치료 표준의 일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처음으로 입증한 이정표로 평가받으며, 성공적인 구현을 통해 의료 AI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3. 마치면서...
AI가 의료 분야에 적용된 IBM Watson Health, DeepMind Health, Tempus AI 등의 사례는 기술 혁신을 넘어 진단 정확도 향상, 치료 효율성 증대, 의료 접근성 확장 등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었다. 특히 개인 맞춤형 치료, 실시간 데이터 분석, 의료 자원 최적화 측면에서 AI의 잠재력이 입증되었으며, 기존 의료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 사례에서도 공통적인 도전 과제가 있는데 첫째, 기술적 완성도보다 현장 적용 가능성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의료진의 워크플로우와 자연스럽게 통합되지 않는 AI는 활용도가 떨어졌다. 둘째, 데이터 다양성과 규제 장벽을 고려한 시스템 설계가 필수적이었다. 특정 인종이나 장비에 의존적인 모델은 실제 진료에서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셋째, 의료진과 환자의 신뢰 확보가 핵심이었다. AI의 결정 근거를 투명하게 제시하지 않으면 도입 장벽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교훈을 바탕으로, 향후 AI 의료 기술이 지속 가능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 단계부터 현장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다양한 데이터로 학습된 공정한 알고리즘을 구축하며, 규제 기관 및 의료진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AI는 단순히 의료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가 아닌, 인류의 건강과 수명을 혁신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본 내용은 GAI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