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포르투
포르투갈 여정의 마지막 도시는 포르투였다.
포르투는 도시 전체가 볼거리가 걸어 다니기만 해도 좋다는 후기를 워낙 많이 들은 터라
이번에는 정말로 아무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도시를 걸었다, 물론 에그타르트 맛집 지도는 찍고서.
100년 전통의 에그 타르트를 맛보고 심한 감동을 받을 후 도우루 강가로 걸어갔다.
(참고로 포르투에서 먹은 에그타르트는 슈퍼마켓에서 파는 것일지라도 맛있었다.)
아... 강가에 와서 깨달았다.
포르투는 내 평생 본 중 최고로 아름다운 도시다.
도우루 강을 연결하는 동루이스 다리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빛나지만, 직접 그 다리 위를 걸어보며
감상하는 포르투의 전경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세상의 모든 사랑하는 연인들, 가족들, 친구들은 모두 도우루 강가에 나와있는 듯했다.
전망을 좀 더 잘 보려고 언덕길을 조금 걸어 올라가니 전망 좋은 카페가 나왔다.
카페에 앉아서 노을이 질 때까지 그림을 그렸다.
이 카페에서 친구와 나는 에그타르트를 또 맛보고 싶어서 '커피와 에그타르트' 세트로 짐작되는
'cafe con nata'를 두 개 시켰다. (에그타르트를 여기선 nata라고 한다)
그런데 막상 나온 것은 크림이 가득 올려진 한국식 '비엔나커피'였다'
알고 보니 에그타르트를 뜻하는 nata는 pastel de nata가 올바른 이름이었다.
(nata는 크림을 뜻한다)
우리의 무지로 주문을 잘못한 것이다. 그런데 웬걸, 이 카페 콘 나타는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이었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마셔본 커피 중 최고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우리는 깔깔 웃으며 다디단 크림 커피를 마셨다.
하늘이 불그스름하게 물들 무렵, 바깥쪽에서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휘파람을 부는 소리가 들렸다.
보니, 한 남자가 여자 친구에게 기습적으로 청혼을 한 모양이었다. 두 사람은 노을을 보며 꼭 끌어안고 사랑을 속삭였고 아마도 여자가 울고 있었던 것 같다.
어떤 여자가 포르투의 노을을 보며 청혼하는 사내에게 'No'라 할 수 있을까?
도처에 낭만이 깔린 포르투, 이제 내게 낭만의 도시는 파리가 아니라 포르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