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숫기가 없다. 상대방에게 말을 거는 것이 어색하다. 말을 걸더라도 그 묘한 긴장감 때문에 친한 친구와의 대화처럼 편안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어렵다. 이렇듯 숫기가 없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우리는 알게 모르게 숫기가 없는 사람들에게 부정적 시선을 보내곤 한다.
'숫기가 없는 걸 보니 대인관계가 어렵겠어'
'일도 제대로 못할 것 같은데'
'왠지 성격이 음침해 보여'
'재미없는 사람이네'
이런 시선을 받다보면 나 스스로도 어느새 그런 시선을 받아들이게 된다. '나는 대인관계도 좋지 않고 재미도 없는 사람인가봐'
하지만 최근 '숫기가 없다'는 것이 나의 부족함이나 개선해 나가야 할 부정적인 성향을 뜻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책 [라포]의 저자 마이클 아길레라는 '숫기가 없는' 성향에 다른 이름표를 붙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숫기가 없는 사람도 당당한 태도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숫기가 없는 게 아니라 공손하고 진지하며 사려 깊은 것뿐이다.' [라포] p41
최근 내 일을 끝마치고 남을 도와준 적이 있었다. 숫기가 없는 내게는 도와준다는 말을 하는 것 자체가 곤욕이었지만 그럼에도 용기를 내어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제가 도와드려도 될까요?' 나는 이 조차도 상대를 방해하는 게 아닐까 약간의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 듯했다. 무언가를 바라고 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들의 고마워하는 미소만으로 마음이 따뜻해졌다. 용기를 내 돕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도움을 주고받은 덕분에 첫 대화를 하는 데 있어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그제야 상대방과 조금씩 친해질 수 있었다.
'내가 네 손을 잡아주어도 될까?'
만약 당신이 숫기가 없다면 그것은 상대방을 방해하거나 간섭하고 싶지 않아서, 혹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려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자신에게 '숫기가 없다'가 아닌 '존중과 배려가 넘치는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상대방에게 다가가 보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