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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

by Happy Diamond

아미

이육사


향수(鄕愁)에 철나면 눈섶이 기나니요

바다랑 바람이랑 그 사이 태어났고

나라마다 어진 풍속에 자랐겠죠.


짓푸른 깁장(帳)을 나서면 그 몸매

하이얀 깃옷은 휘둘러 눈부시고

정녕 「왈쓰」라도 추실란가봐요.


햇살같이 펼쳐진 부채는 감춰도

도톰한 손결야 교소(驕笑)를 가루어서

공주의 홀(笏)보다 깨끗이 떨리오.


언제나 모듬에 지쳐서 돌아오면

꽃다발 향기조차 기억만 서러워라

찬 젓대소리에다 옷끈을 흘려보내고.


촛불처럼 타오른 가슴속 사념(思念)은

진정 누구를 애끼시는 속죄(贖罪)라오

발 아래 가득히 황혼이 나우리치오


달빛은 서늘한 원주(圓柱)아래 듭시면

장미(薔薇)쩌 이고 장미쪄 흩으시고

아련히 가시는 곳 그 어딘가 보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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