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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차] 장면을 감정으로 나타내기

정윤 작가님과 함께하는 글쓰기 수업, 말하지 말고 보여주기

by 설애

글쓰기 수업의 일환입니다. 응원해주세요~


오늘은 아래의 4가지 상황 중 하나를 선택하여 감정으로 나타내는 글을 쓰는 것입니다.


1. 중요한 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학생 : 저는 이것으로 할께요. 모든 수능생들 응원합니다!!

2.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사람

3. 첫 데이트를 앞둔 사람

4.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람


연우는 책상에 노트북을 펴놓고 앉아서 엔터를 계속 치고 있었다. 톡, 톡, 톡, 톡. 시간이 되지 않아 열리지 않는 성적 확인 홈페이지를 계속 다시 열고 있었다. 노트북 앞에는 가채점 점수가 적힌 수험표가 놓여있다. 9시에 성적조회를 할 수 있다. 엔터를 치던 손을 멈추고 다시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한다. 아직, 8시 56분 40초, 이제 3분 20초 남았다.

카톡을 열어본다. 이미 대학생이 된 친구들의 이름이 주르르 보인다. 그들의 프로필은 대학교나 여행지가 배경이거나 여자친구로 채워져있다. 지난 일년동안 집, 학원, 독서실을 오갔던 연우는 맑은 하늘 사진을 찍어 자신의 프로필로 저장해놓았다. 그 파란 하늘을 보며 한숨을 쉰다. 8시 58분 43초, 이제 1분. 가채점 결과는 작년보다 수능 시험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작년보다 오른 성적이다. 가채점 결과와 같으면 작년에 떨어진 대학에 붙을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시계가 보이게 책상 위에 내려놓고,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린다. 다리는 바닥을 짚고 위아래로 흔들고 있다.

연우가 고개를 돌려 방 문 밖을 보니, 무심한 척하며 시끄럽지 않게 조용히 걸레질을 하는 엄마가 보인다. 손을 들어 비빈다. 손끝이 가늘에 떨리는 것 같기도 하다. 07100714 자신의 수험번호를 외우듯 나지막히 소리내서 읽는다. 다시 손을 노트북에 올리고 엔터를 친다. 홈페이지가 열렸다. 컴퓨터 화면이 요구하는 대로 숫자를 넣고 인증번호를 받는다. 드르르 울리는 스마트폰의 화면에서 재빨리 인증번호를 보고, 받은 번호를 노트북으로 옮겨적으며 인증을 마친다. 화면에 수능 점수가 뜬다. 눈은 빠르게 가채점한 점수와 화면을 비교한다. 예상했던 점수와 같다.

"엄마아~"

"연우야!"

연우는 그냥 엄마를 불렀을 뿐인데, 엄마는 웃으며 뛰어왔다.

"고생했어, 연우야!"

연우를 안은 엄마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연우도 엄마를 마주 안으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연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엄마를 더 꼭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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