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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끝난 뒤, 남는 것들

- 협상 교육을 하면서

by 이성대


오후 5시 30분 모두 지친 기색이 역력한 협상 교육장.


실습을 1~2회 진행하고, 거기에 피드백까지 들었으니 마치 한 주의 모든 도파민을 다 써버린 듯한 얼굴들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협상 교육의 마지막 순서는 대개 실무에서의 Q&A로 채워집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렇듯, 가능한 한 빨리 퇴근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긴 질문은 잘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몇몇 분들은 끝까지 남아 궁금증을 해소하려고 몇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짧지만 훈훈한 마무리 인사와 함께 하루 또는 며칠간 이어진 교육 일정이 끝납니다.

기업 협상 교육을 마치고 강의장을 나설 때면, 마음 한켠이 묘하게 비어 있습니다.


하루, 길게는 사흘 동안 한 공간에서 웃고, 토론하고, 고민을 나누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흩어집니다. 직장인답게 교육이 끝나자마자 약속된 자리나 집으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죠.

교육을 준비하고 이끌었던 HR 담당자는 짧지만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몇몇 참가자는 굳이 발걸음을 멈추고 악수를 청하거나, 웃으며 “감사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 순간은 따뜻하지만, 문이 닫히고 나면 다시 고요해집니다. 정든 사람들과의 만남이 하루아침에 끝나는 것 같은 허전함이 남습니다.


돌아오는 길, 오늘의 교육이 과연 충분히 좋았는지 스스로 묻게 됩니다. 혹시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어떤 부분은 아쉽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런 생각은 곧 피드백을 읽으며 바뀝니다.


짧은 감사 표현 속에도 진심이 있고, 어떤 피드백은 마음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듯한 문장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특히 협상 실습에서 받은 피드백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동안 자신의 협상 방식을 외적·내적으로 들여다보고 평가받아 본 적이 없던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인지 “더 많은 시간, 더 자주 피드백을 받고 싶다”는 요청이 이어집니다.

또 한 가지 인상 깊은 의견은, 교육생 수준에 맞춰 용어와 문장을 일관되게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가끔 예상치 못한 표현이 툭 튀어나오기도 하지만, 그것마저 새로운 자극이 되었다는 말도 들립니다.


이런 피드백은 단순한 평가를 넘어, 다음 교육을 준비할 힘이 됩니다. 나에게는 일상적인 루틴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이번 교육이 평생 기억에 남을 영감이 될 수 있으니까요.


하반기에도 여러 교육이 예정돼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사람들을 만나 어떤 하루를 보내게 될지, 그리고 그분들이 교육을 마친 뒤 어떤 감정과 생각을 안고 돌아갈지… 벌써부터 궁금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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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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