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다양해서 아름답다
‘건어물녀라고 들어봤어?’
‘언니!, 건어물녀가 뭔데?’
우리는 지수(가명) 언니를 통해서 건어물녀에 대해 처음 들어 보았다. 같은 라인댄스팀 지수 언니는 자칭 본인을 건어물녀라고 한다. 나는 라인댄스 동아리 활동으로 알게 된 예쁜 선생님, 친구. 언니들과 매일 연습을 하는데 우리는 항상 연습의 나른함을 여러 수다들로 꽃을 피운다. 언니는 자칭 본인을 건어물녀라고 하였다.
그래서 그날의 주제는 건어물녀인 지수 언니의 성적 고민이었다.
건어물녀란? 연애에는 관심이 없고 '연애 세포'가 메말라 건어물처럼 된 여성으로 밖에선 세련되고 멋있지만 집에 만 들어오면 운동복 차림으로 만화책을 보며 애완동물과 대화를 나누는 여성이라고 한다. 우리 세대에도 건어물 부인으로 불러도 무방할 만큼 섹스리스 부부들이 은근히 많다고 한다. 강동우 박사(2016, 성의학 전문가) 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섹스리스 부부의 비율은 36.1%이며. 세계에서 1.2등으로 간주되고 있다.
나는 다양한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인 평범한 우리들의 성적 취향을 보여주는 영화 『‘페스티벌(2010)』이 생각났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모두 성에 관련된 것으로 우리가 편견을 가지고 있는 성적 패티쉬를 쏟아내고 있다. “살기 좋은 동네 만들기” 프로젝트가 한창인 점잖은 우리 동네에 풍기문란 단속을 피해 각자의 섹시 판타지를 사수하며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이다.
무조건 큰 사이즈가 좋다고 생각하는 경찰관 ‘장배’, 솔직하고 자기중심적인 영어강사 ‘지수’, 뒤늦게 자신의 성적 취향을 발견한 한복집 주인 ‘순심’, 그리고 그녀만을 위해 존재하는 철물점 주인 ‘기봉’, 사람 대신 인형과의 교감을 나누는 ‘상두’, 그런 상두를 사랑한 발칙한 고교생 ‘지혜’, 복장 도착자인 선생님 ‘광록’. 이 영화에서 모두는 은밀하게 각자의 성적 취향을 즐기고 있으며 여고생의 자위행위 또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정배는 모든 여성들은 무조건 성기가 커야 좋아한다고 생각하여 지수와의 섹스 불만족을 성기 크기로 오인하여 주인공 지수와 다툼이 이어진다. 나중에 정배와 자수는 오해를 풀었지만 정배는 우리 여성들이 그런 물리적인 요소보다 정서적인 교감을 통한 관계 형성을 더 선호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나 보다.
이 영화는 누구나 호기심 속, 상상 속에 간직하고 있는 그런 상황들을 재미있고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우리는 흔히 변태라고 부르며 오류를 범하기도 하는 여러 취향들을 나는 성적 취향의 다양성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1932년 콜롬비아에서 태어난 화가 보테르는 모든 화제가 볼륨 있게(뚱뚱하게) 표현되는 것으로 유명했다. 볼륨감은 언뜻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또한 매우 현실적으로 보이는 매력이 있다. 하얀 피부, 짤롯한 허리, 긴 머리카락 등 아름다운 여성의 몸에 대한 표준화된 틀을 깬 보테르 스타일은 우리들에게 다양한 우리들의 몸이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성적 취향 또한 마찬가지이다. 표준화의 틀을 깬 보테르처럼 우리의 편견이나 보편성을 탈피하여 나만의 성적 취향을 찾을 필요가 있다.
자칫 보편성을 고집하다 보면 섹스 리스나 연애에 관심이 없거나 하는 것들로 인해 생활이 매우 무미건조하게 되어지기도 하다. 특히 부부 사이에도 부끄러움 때문에 성을 주제로 대화를 잘하지 못하는 여성 있다. 우리들은 성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성(性)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나의 성적 취향이 독특할 수 있다고 생각되어 더욱 부끄럽기도 하다. 이것은 성교육 부재와 성(性) 인식이 제대로 자리 잡히지 않아서다.
모두 상대와 충분한 대화와 교감을 통해 자신만의 성적 취향을 찾기 바란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나의 성적 취향을 찾아 상대와 공유하고 상대가 받아들인다면 나의 성적 취향으로 받아들여지겠지만, 상대방이 변태라고 여겨진다면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특히 보편적이지 않는 성적 취향은 개인의 취미생활 정도면 괜찮겠지만, 점차 밖으로 나와서 '밖에서 보이는 나'까지 지배하게 된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겠다. 성적 취향은 개개인마다 다른 것이니 존중해야 할 것이고 스스로 통제가 된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수 언니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언니야!’ 건어물녀 놀이 그만하고
‘남편과의 대화와 교감을 통해 자신만의 성적 취향을 찾아 봐’
뒤늦게 자신의 성적 취향을 발견한 한복집 주인 ‘순심이’처럼 지금이라도 성적 취향을 찾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