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설득력이 있습니다!
지구 최강의 육상 동물은 누구일까요?
저는 코끼리라고 생각합니다.
코끼리는 몸무게가 7000kg 정도입니다.
사자 몸무게가 200kg 정도니까 코끼리가 대략 35배나 무거운 겁니다.
그러니까 코끼리와 사자가 1대 1로 싸우는 건
인간으로 치면 성인 남자가 치와와와 싸우는 수준의 체급 차이인 거죠.
그래서 코끼리는 사실상 천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지점이 바로 매머드의 멸종이 흥미로운 이유입니다.
코끼리 급, 혹은 그 이상의 체급을 자랑하던 최강의 동물인 매머드가 어째서
지구에서 그 자취를 영영 감춰버린 걸까요?
코끼리 얘기에서 어느 정도 짐작한 분도 있겠지만
매머드 멸종의 가장 유력한 이유로 꼽히는 건 바로 인간입니다.
인간의 집단 사냥으로 개체수가 급감하면서 멸종까지 이어졌다는 가설이죠.
당시 인간들에게 매머드는 굉장히 매력적인 사냥감이었을 겁니다.
어마어마한 양의 고기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대하고 튼튼한 매머드 뼈가 여러모로 유용했기 때문이죠.
실제로 매머드의 뼈를 이용해서 만든 거주지의 흔적들이 발견되기도 하는데
60마리 매머드의 뼈로 만든 거대 구조물이 발견되는 걸 보면
당시에 매머드가 상당히 많이 사냥됐다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듭니다.
총이나 칼도 없이 고작 돌로 만든 무기로 어떻게 그 거대한 매머드를
그렇게나 많이 사냥할 수 있었는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거죠.
그래서 추가로 이야기하는 것이 기후변화 입니다.
이것도 의견이 분분한데, 빙하기에 기온이 내려가서 멸종했다는 얘기도 있고
빙하기가 끝나고 기온이 올라가서 멸종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소행성 충돌로 멸종했다는 얘기도 있고요.
그런데 이 와중에 한가지 재밌는 가설이 발표됐습니다.
‘매머드는 비염 때문에 코가 막혀서 멸종됐다’ 라는 주장입니다.
논문에서 이야기하는 멸종 과정은 이렇습니다.
지구 기온이 올라가며 평소와 다른 식물들이 매머드의 서식지에 뿌리를 내립니다.
이 식물들이 꽃가루를 날리고 꽃가루가 매머드에게 알레르기성 비염을 유발합니다.
매머드는 코가 막혀서 냄새를 제대로 맡지 못하죠.
번식기의 매머드는 냄새로 짝짓기 상대를 찾습니다.
하지만 코가 막힌 매머드는 이를 감지하지 못합니다.
매머드는 번식기 시즌을 놓치고, 결국 이것은 멸종으로 이어집니다
연구팀은 이 주장의 증거로 매머드가 실제로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았다는
자료를 함께 제시했습니다.
시베리아에서 발견된 매머드 유해에서 꽃가루와 유사한 유기 화합물과 함께
알레르기 반응일 때 나타나는 면역글로불린을 발견했다는 내용이었죠.
물론 이 주장은 아직 사실이라고 이야기하기엔 이른 단계입니다.
증거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도 알레르기가 매머드를 모조리 멸종시켰다고 보긴 어려울 테니까요.
하지만 매머드의 멸종 원인에 대한 인식의 틀을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거대한 매머드가 고작 비염으로 멸종했을 거라는 주장을 보면서
‘이 연구자도 환절기마다 비염으로 꽤나 고생하나보다’라는
하찮은 생각도 같이 들었습니다.
참고 논문 : Sense of smell reduction as factor for mammoth’s and other mammals extinction. Immunoglobulins as possible markers (Earth History and Biodiversity, 2024)
참고 뉴스 : New evidence suggests allergies were partly to blame for demise of woolly mammoth (phys.org, 2024)
참고 뉴스 : Ice Age hay fever? Woolly mammoth extinction linked to pollen allergies — Study (Interesting Engineering, 2024)
참고 뉴스 : Pollen allergies drove woolly mammoths to extinction, study claims (Live Science,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