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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인장 Oct 14. 2020

양배추 부침 a.k.a 오코노미야끼

소비꾼의 집밥 023

대패삼겹살도 있고, 대패로 간 가다랑어포도 있다.
그렇다면 전이나 한번 부쳐볼까.


이 음식에 대한 호기심은 신장개업(B급식당 업그레이드)이라는 만화를 보면서인데,

특히 표현이 생생했던 장면이 오코노미야끼를 만들고 맛보는 장면이다.

양배추 부침인데 그리 맛있다고? 싶어 만들어 본 오코노미야끼. (양배추를 좋아하지 않는다.)


만화에서 보니 삼겹살, 해산물, 계란 반죽, 가다랑어포, 그리고 마요네즈와 데리야끼 소스가 필요했다.

있는 건 있는 대로, 없는 건 없는 대로 만들어 보자.


사진찍기가 너무 오묘하다.

조리시간 45분

적당한 재료의 양이다. 


재료

마요네즈

가다랑어포

대패삼겹살

모둠 해물 혹은 오징어

양배추


소스(데리야끼)

간장

설탕

대파

양파

과일





데리야끼 소스-재료 준비-정리 순으로 하면 시간이 맞는다.


채소도 태우고, 졸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면 좋지만 

번거로우므로 졸인 설탕 간장 정도로 만들도록 한다.

어차피 이 음식은 감칠맛 도는 아삭한 단짠에 가깝지 않나 생각하면서 만들어 본다.


설탕과 간장, 물을 넣고 끓인다. 비율이 중요하지만 얼추 넣고 끓여서 솔직히 잘 모르겠다.


소스는 올려놨으니 칼질을 시작한다. 


새우가 있길래 반 갈라 넣었다. 오징어가 많으니 맛있다.



채 썬 양배추를 계란과 밀가루, 물을 넣고 만든 반죽에 넣고 섞어준다. 

시간이 지날수록 묽어지므로 물을 많이 안 넣는 편이 좋다.

농도는 덩어리의 고형이 재료로 이루어져 있는 정도, 

그러니까 반죽의 역할은 재료들이 붙어있는 정도에 만족하면 좋다고 본다.



얼추 순서대로 구워봤다. 삽겹살이 다소곳이 위에 안착해주면 좋을 것 같았다.



전 부치듯 부치면 끝이라서 딱히 할 말은 없다. 

맛있어 보이는 색깔은 모르긴 몰라도 다 똑같은 색을 원한다. 우리는 그것을 골든 브라운이라고 부른다.

마이야르 열풍이 불면서 사람들도 알만큼 아는 색이다.



입에 안남는 깔끔한 맛이다.


조리과정 중요사항


농도는 숟가락을 뒤집어 확인하거나 끓는 소스의 공기방울 크기를 보고 확인하면 된다.

숟가락으로 확인할 땐 숟가락에서 떨어지는 속도, 숟가락을 타고 내려가는 속도, 숟가락에 묻은 소스의 투명도 등을 보자. 
냄비를 보고 확인할 땐 공기방울이 얼마나 커졌는지, 처음보다 얼마나 늦게 터지는지 보면 알 수 있다.

혹은 홍해 가르듯 숟가락이나 주걱으로 소스 한가운데에 선을 그어서,
양쪽이 달라붙는 속도를 확인하면 된다. 설탕이 들어간 소스는 식으면 농도가 더 나오기 때문에 까다롭다. 
시판 소스 사 먹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나는 끓이다 귀찮아서 그냥 뺐다. 

만약 원하는 간이 나왔는데 농도가 안 났으면 다시 만드는 게 제일 좋다.

하지만 귀찮으면 그냥 전분물 풀어서 쓰자. 


두꺼운 부침을 부칠 땐 부침의 내부 익힘 정도를 맞추기 위해서 약한 불에 뚜껑을 덮고 익힌다.

처음부터 보단 한번 뒤집고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사진을 찍을 땐 가다랑어포를 치우고 찍어야 된다. 아니면 가다랑어포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실 치워도 별로 티는 안 난다.



예상 질문 미리 대답하기



전 부칠 때 뚜껑을 쓰나


가끔 쓴다. 기름 튀는 것 때문에 쓰기도 하지만 일정 수준의 두께를 넘어가면 바깥에 열을 가하는 것 만으로는 원하는 조리 정도를 만들기가 어렵다. 하여 복합적으로 조리를 하는 편이 좋다. 밖은 튀기듯 굽고, 안은 찌듯 익히는 것. 성질은 다르지만 고기 익힐 때 생각해보면 두께가 어느 정도를 넘어가면 안쪽까지 쉽게 익히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음식의 매력은 무엇인가


솔직히 마요네즈랑 소스 맛으로 먹는 음식인 줄 알았다. 한국에서 조금 유명한 집 가서 먹어본 적도 있고, 일본에서도 어디선가 먹어본 적이 있는데 짜고 달고 그게 전부였다. 그런데 만화책에서 보니 꽤 두툼하게 만들기도 하고 축제에서 즉석요리로 즐기기도 하는 것을 보면서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 음식의 매력이 무엇인가


양배추를 채쳐서 사용하다 보니 음식에 결의 방향이 있다. 그래서 결방 향대로 뜯어지고 씹힌다. 

그리고 이 음식은 전인데 우물우물의 느낌이 아니라 아삭아삭한 느낌이다.

양배추의 식감이 살아있고 오징어나 해산물의 쫄깃한 맛도 살아있다. 그

러면서 삼겹살의 고소하고 기름진 맛도 있다. 

가다랑어 포의 훈연 향과 데리야끼 소스, 마요네즈가 어우러져 아삭한 맛이 더 기분 좋게 느껴진다. 

양배추 덕분에 입에 깔끔해지기도 한다.

집에 양배추가 있다면 종종 해 먹을 것 같다.







아무튼 달고 짜고 맛있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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