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꾼의 집밥 023
대패삼겹살도 있고, 대패로 간 가다랑어포도 있다.
그렇다면 전이나 한번 부쳐볼까.
이 음식에 대한 호기심은 신장개업(B급식당 업그레이드)이라는 만화를 보면서인데,
특히 표현이 생생했던 장면이 오코노미야끼를 만들고 맛보는 장면이다.
양배추 부침인데 그리 맛있다고? 싶어 만들어 본 오코노미야끼. (양배추를 좋아하지 않는다.)
만화에서 보니 삼겹살, 해산물, 계란 반죽, 가다랑어포, 그리고 마요네즈와 데리야끼 소스가 필요했다.
있는 건 있는 대로, 없는 건 없는 대로 만들어 보자.
재료
마요네즈
가다랑어포
대패삼겹살
모둠 해물 혹은 오징어
양배추
소스(데리야끼)
간장
설탕
대파
양파
과일
데리야끼 소스-재료 준비-정리 순으로 하면 시간이 맞는다.
채소도 태우고, 졸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면 좋지만
번거로우므로 졸인 설탕 간장 정도로 만들도록 한다.
어차피 이 음식은 감칠맛 도는 아삭한 단짠에 가깝지 않나 생각하면서 만들어 본다.
소스는 올려놨으니 칼질을 시작한다.
채 썬 양배추를 계란과 밀가루, 물을 넣고 만든 반죽에 넣고 섞어준다.
시간이 지날수록 묽어지므로 물을 많이 안 넣는 편이 좋다.
농도는 덩어리의 고형이 재료로 이루어져 있는 정도,
그러니까 반죽의 역할은 재료들이 붙어있는 정도에 만족하면 좋다고 본다.
전 부치듯 부치면 끝이라서 딱히 할 말은 없다.
맛있어 보이는 색깔은 모르긴 몰라도 다 똑같은 색을 원한다. 우리는 그것을 골든 브라운이라고 부른다.
마이야르 열풍이 불면서 사람들도 알만큼 아는 색이다.
농도는 숟가락을 뒤집어 확인하거나 끓는 소스의 공기방울 크기를 보고 확인하면 된다.
숟가락으로 확인할 땐 숟가락에서 떨어지는 속도, 숟가락을 타고 내려가는 속도, 숟가락에 묻은 소스의 투명도 등을 보자.
냄비를 보고 확인할 땐 공기방울이 얼마나 커졌는지, 처음보다 얼마나 늦게 터지는지 보면 알 수 있다.
혹은 홍해 가르듯 숟가락이나 주걱으로 소스 한가운데에 선을 그어서,
양쪽이 달라붙는 속도를 확인하면 된다. 설탕이 들어간 소스는 식으면 농도가 더 나오기 때문에 까다롭다.
시판 소스 사 먹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나는 끓이다 귀찮아서 그냥 뺐다.
만약 원하는 간이 나왔는데 농도가 안 났으면 다시 만드는 게 제일 좋다.
하지만 귀찮으면 그냥 전분물 풀어서 쓰자.
두꺼운 부침을 부칠 땐 부침의 내부 익힘 정도를 맞추기 위해서 약한 불에 뚜껑을 덮고 익힌다.
처음부터 보단 한번 뒤집고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사진을 찍을 땐 가다랑어포를 치우고 찍어야 된다. 아니면 가다랑어포밖에 보이지 않는다.
가끔 쓴다. 기름 튀는 것 때문에 쓰기도 하지만 일정 수준의 두께를 넘어가면 바깥에 열을 가하는 것 만으로는 원하는 조리 정도를 만들기가 어렵다. 하여 복합적으로 조리를 하는 편이 좋다. 밖은 튀기듯 굽고, 안은 찌듯 익히는 것. 성질은 다르지만 고기 익힐 때 생각해보면 두께가 어느 정도를 넘어가면 안쪽까지 쉽게 익히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솔직히 마요네즈랑 소스 맛으로 먹는 음식인 줄 알았다. 한국에서 조금 유명한 집 가서 먹어본 적도 있고, 일본에서도 어디선가 먹어본 적이 있는데 짜고 달고 그게 전부였다. 그런데 만화책에서 보니 꽤 두툼하게 만들기도 하고 축제에서 즉석요리로 즐기기도 하는 것을 보면서 궁금해졌다.
양배추를 채쳐서 사용하다 보니 음식에 결의 방향이 있다. 그래서 결방 향대로 뜯어지고 씹힌다.
그리고 이 음식은 전인데 우물우물의 느낌이 아니라 아삭아삭한 느낌이다.
양배추의 식감이 살아있고 오징어나 해산물의 쫄깃한 맛도 살아있다. 그
러면서 삼겹살의 고소하고 기름진 맛도 있다.
가다랑어 포의 훈연 향과 데리야끼 소스, 마요네즈가 어우러져 아삭한 맛이 더 기분 좋게 느껴진다.
양배추 덕분에 입에 깔끔해지기도 한다.
집에 양배추가 있다면 종종 해 먹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