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인정

지금 이 순간

by 류혜진


무작정 차를 끌고 나가 달리다 보니 늘 자주 가던 호수에 도착해 있었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 한 명 없는데 차 문 열고 나갈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았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달려왔는데 막상 아무도 없으니 그게 더 싫었다.


결국, 내리지 못하고 한참을 앉아 나무만, 햇살만 보다 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피식 웃음이 났다.

나는 겉으로만 고독을 좋아하는 척하는 인간, 혼자 못 사는 인간임을 비로소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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