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일 개편된 양식의 혁신성장유형
중소기업부에 의하면 2021년 2월 12일부터 '벤처인증'이 혁신성·성장성 중심의 ‘민간주도 벤처기업확인제도’로 전면 개편되어 시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기존의 벤처인증이라는 명칭이 '확인'으로 바뀐 것도 이때가 아닐까 싶은데요. 찾아봐도 잘 나오지 않네요.
벤처인증을 처음 접한 것은 2015년 갓 창업을 했을 때입니다. 당시에는 벤서류 몇 장에 적은 사업계획서로도 어렵지 않게 확인받을 수 있었습니다만... 올해 다시 해보니 과정이 꽤 체계적으로 변경되고, 입력해야 하는 항목도 다양해졌더군요.
2023년 4월에 서류작성을 90% 정도 완료하고, 재무 관련 정보를 기다리던 중... '2023년 5월 1일'부터 작성양식이 변경된다는 소식을 접해버렸습니다. 결국 5월에는 처음부터 다시 신청서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콘텐츠는 2023년 5월 1일 이후 "혁신성장유형" 벤처확인의 사업계획서 작성요령에 대해 다룹니다.
벤처확인의 가장 큰 목적은, 크게 2가지입니다. 최초 사업자의 경우 기술보증 기금을 통해 사업자금을 확보하는 것이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사업자의 경우 세제 혜택 등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설립한 지 3년 이내의 회사에는 상당한 혜택을 제공하기에,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 있다면 벤처확인은 무조건 받아볼 만합니다.
벤처확인은, 회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의 '시장성', '채용창출', '우수성', '차별성' 등 다양한 항목을 바탕으로 국가의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납득할만한 가능성을 가진 회사라면, 국가로부터 충분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의 재무제표 등을 공개하는 것은 필수이기에 벤처확인이 완료된 이후 3년간 회사의 재무, 투자 등의 정보는 '중소벤처기업 벤처확인 시스템'에 등록됩니다. 이러한 보안이 중요한 경우라면 벤처확인을 굳이 하지 않는 게 좋을 수도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준비만 잘 되어있다면, 벤처확인을 받는 과정은 어렵지 않습니다.
*홈페이지에서도 언급하듯 '컨설팅' 등을 별도로 진행하지 마세요.(직접 하셔도 충분하니, 돈낭비입니다.)
벤처확인을 위해 보다 자세한 유형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단 메뉴의 [제도안내 > 유형별 안내] 화면으로 이동하여, 원하는 유형을 선택하여 중간의 "사업계획서 작성 및 제출서류 가이드라인"을 다운로드하여보시면 됩니다. 유형별로 작성해야 할 내용도 다릅니다. 내 회사에 적합한 유형은 [확인신청 > 나에게 맞는 벤처유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형별 주요 적합요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벤처투자유형 - 적격투자기관으로부터 5천만 원 이상 투자 유치
연구개발유형 - 4분기 연구개발비 5천만 원 이상 (매출대비 비중 5% 이상, 업종별 상이)
예비벤처유형 - 창업(법인/개인)을 준비 중인 경우
혁신성장유형 - 위에 해당사항이 없지만, 혁신성, 시장성 우수한 기술보유
혁신성장유형이 경우 투자내역, 연구결과 등이 없기에 상대적으로 작성해야 할 내용이나 서류가 많은 편이지만, 하나하나 작성하다 보면 심사결과와는 별개로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습니다.
사업계획서 작성화면에 진입하면 처음으로 볼 수 있는 화면입니다. 앞으로 작성할 모든 내용들은 이 요약 한 장에 담기게 됩니다.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 시장에 "어떤 문제"가 있고, 우리는 이를 "해결할 기술(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 우리의 기술은 "해당 시장규모를 잘 알고", "시장 확보 계획"도 있습니다.
- 우리 기술은 이런 "특장점과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 이 기술을 위해 "연구"도 "채용"도 많이 했습니다.
- 앞으로 "3년간의 마케팅전략"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 우리는 "우수한 역량"을 가지고 있기에 "이만큼 성장" 할 것입니다!
일반적인 사업계획서에서 작성하는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만, 회사의 사업형태나 특징에 따라 위 내용과 조금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하여 임의로 수정을 해도 되는지, 벤처기업확인기관에 문의한 결과 반드시 위 양식에 맞게 내용을 입력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첨언하자면, 저희 회사 같은 경우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부분이 우리 회사의 성장률이 아니다 보니, 작성하기 애매하여 위와 같이 문의했었는데요. 양식은 변경할 수 없고, 기업의 판단하에 기재하면 된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사업계획서 말 그대로 요약인 만큼 처음에는 건너뛰고, 다른 부분들을 모두 작성한 뒤 모든 내용이 다 나오면, 다시 작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TIP) 벤처확인시스템은 보안을 위해 30분간 동작이 없으면 로그인이 풀리게 됩니다. 작성 중인 내용이 사라지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Word 혹은 구글 문서도구를 활용하길 권장드립니다.
대부분의 창업가들은 시장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강구함으로써 사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벤처확인제도의 사업계획서도 이러한 흐름을 잘 반영하였습니다. 이 세션은 우리 회사가 시장에서 어떤 문제를 발견했고, 이를 어떠한 방식으로 해결할지 풀어나가는 과정입니다. 여기서 어떠한 방식은 벤처확인을 위한 주요 기술 혹은 서비스에 해당합니다.
작성 가이드를 혹시 열어보셨나요? 가이드에서 일관되게 요구하는 것이 객관적인 증거와, 정량적인 수치입니다. 객관적인 근거는 전문기관의 인증이나, 지적재산권등을 의미합니다. 정략적인 수치는 대체 왜 자꾸 강조할까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신청자의 신청기술과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정량화된 값은 직접 실험해 보거나, 사용해보지 않고는 추출할 수 없습니다. 시장분석에서도 마찬가지로 직접 뜯어보지 않으면 정확한 값을 말하기 어렵지요.
두 번째는 신청기술과 시장에 대해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심사위원들이 항상 신청분야의 전문가는 아닙니다. 그렇기에 수치로 산출된 값들은 이를 이해하는데 좋은 수단이 됩니다. 그래서 무엇이든 단순히 좋다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좋은지를 알려야 합니다. 또, "얼마를" 벌건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리소스" 관점으로 시장과 서비스에 접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아직 개발 중인 서비스라고 해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애초에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을 결심했을 테니까요. 대부분의 문제해결은 아래와 같은 범주에 있을 것입니다.
- 생산성 : 업무, 생산, 연구 등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 수익성 : 품질, 서비스 개선등을 통해 기존보다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는 방법
- 시장성 : 시장의 결핍을 해소하여 보다 높은 수익성 및 가치를 확보하는 방법
- 기술성 : 원천기술등의 개발로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되는 방법
- 공익성 : 환경문제, 사회현상 등의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
대부분 신청하는 기술은 여러 특징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각 특징에는 신청기술의 우수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존재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수익성과 생산성에 해당하는 정량적 수치를 산출했는데, 그 예는 아래와 같습니다.
우리의 기술은 작업자의 업무시간을 00%가량 단축시킬 수 있고, 이를 회사의 평균 근로자 00명의 최저시급 00원에 대입하면 연간 00원에 해당하는 비효율적인 업무를 개선할 수 있음
작업자의 업무시간이 실제로 00%가량 단축되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적당한 시험은 거쳤지만 우리는 아직 서비스를 개발 중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소 00%만큼은 단축이 되어야 이 서비스는 가치가 생깁니다. 그마저도 할 수 없다면, 개발하는 의미가 없기에 이는 최소한의 목표가 됩니다. 사업계획서는 말 그대로 계획서이며 당연히 작성자의 개인적인 의견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읽는 이가 체감할 수 있도록 해는 것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문제제기는 사회현상조사 혹은 시장조사 등 실제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성하게 될 것입니다. 이때, 시장의 규모를 조사하거나, 주요 고객의 특징을 파악하는데 에는 국가통계포털(KOSIS) 만한 곳이 없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장의 규모를 얼버무리지 않는 것입니다. 사업계획서야 대충 작성하고 끝날 수 있겠지만, 여러분의 비즈니스는 거기서 끝이 아닙니다. 우리의 서비스가 진입할 시장을 뾰족하게 깎아 들어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연필을 판매한다면, 문구류 시장과, 학용품 시장뿐만 아니라 초/중/고등 까지도 시장의 규모와 트렌드를 추적해야 합니다.
시장의 규모를 파악하고 나면, 이 생태계를 주름잡는 주요 업체들을 조사해야 합니다. 실제 시장규모를 가늠하기 위해서입니다. 시장 내 주요 업체의 점유율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상장된 회사라면 전자공시시스템에서 그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IPO를 준비 중인 경우 각 회사의 사이트에서 그 정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벤처기업의 경우 확인시스템의 공시를 통해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매우 요약했지만, 위 과정을 잘 정리하면 아래와 같은 문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서비스의 연관시장은 2023년 기준 00억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흑자 전환한 기업이 없는 것은 (평균 적자 00원)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 있지 못함을 방증
정량적으로 작성할 수 있는 내용은 이외에도 다양합니다.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 베타테스트 사용자의 객관화된 평가, 오류의 개선, 30~50명 규모의 사용자 테스트 결과 등 직접적인 수치로 서비스를 묘사해 볼 수 있습니다.
성장전략 부분은 오롯이 서비스 기획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서비스가 어떤 형태로 발전될 것이며,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그려내는 것은 서비스 기획자의 역할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번 세션은 마일스톤으로 정의한 개발의 단계를 구체적인 날짜와 비용을 바탕으로 정리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좋습니다. 문제정의 과정에서 시장조사를 충분히 마친 상태라면 어렵지 않게 작성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마다 그 전략이 매우 상이하기에 어떤 형태로 작성하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겠지만 참고할만한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 회사의 매출전략과 신청 서비스(기술)를 활용한 매출전략이 다름을 이해해야 합니다. 기술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형평성면에서 효율적입니다. 과대 포장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 시장점유 계획 등은 말 그대로 예상치이며, 작성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그래도 근거는 필요하겠지요. 다음과 같은 요소를 활용하여 산출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경쟁사의 CAGR, 고객획득비용, 객단가, ARPPU 혹은 LTV 등의 매출을 가늠할 수 있는 항목, 해당 산업분야의 마케팅 전환율과 가용한 자원, MAU 추이 등)
- 서비스(기술) 개발 단계별로 소요될 비용을 최대한 자세하게 예측합니다.
벤처확인시스템의 사업계획서 양식은 충분히 납득할만한 형태입니다. 그래서 처음엔 단순히 벤처확인을 위해서 시작했지만, 작성을 하다 보니 서비스를 되돌아보고 구체적인 계획을 그려보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신청을 마치고, 얼마뒤 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때 알게 된 몇 가지를 공유드리겠습니다.
1. 특정항목들은 정량적으로 평가됩니다.
- 지적재산권 보유 현황 (특허, 상표권, MOU 등)
- 재무제표상의 연구개발비와 그 비율
- 기업부설연구소 보유 여부와 연구원의 비율
- 정부과제 및 연구과제 등의 수행
(기업부설연구소 운영을 통해 수행한 연구과제가 여기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2. 정량평가와 정성평가의 비율은 5:5 정도라고 합니다.
3. 연간 확인 신청 건수는 평균 1만 건 정도이며, 합격률은 70% 정도라고 합니다.
4. NFT, 블록체인등 최근 들어 윤리적 이슈가 더러 발생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보다 철저한 검증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공유드릴 수 있는 정보는 여기까지 입니다.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는데, 쓰다 보니 이렇게 간단하게 써서 될게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아무쪼록 부족한 글이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표지의 그림은 독일의 낭만주의 화가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디히'의 작품 'Wanderer above the Sea of Fog'입니다. 최근 들어 자주 보이는 그림이죠? 이 그림을 보면 아이작 뉴턴의 명언이 떠오릅니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라"
아이작 뉴턴 등 물리학자들이 등장하고, 우리 인간은 자연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됩니다. '낭만주의'는 사실 이러한 배경에서 음악, 미술, 문학 등 전방위적인 분야에서 나타난 미술사조입니다. 그렇기에 뉴턴의 명언과 이 그림이 어느 정도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혹은 벤처확인 시작하는 모든 분들의 감정이 이 그림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인간의 힘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그러나 도전해보고 싶은 거대한 자연 앞에서 의지를 다지는 모습! 어찌 되었든 이 글을 보시는 분들 모두 사업이든, 벤처확인이든, 직장생활이등 뭐든 성공하시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