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층간소음 04화

1301호

2부

by 반전토끼




집에 온 수아는 시우를 앉혀놓고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한다.

“시우, 아까 그 친구가 이서야?”라고 물어보자, 시우는 “응, 이서, 김이서. 어린이집에서 젤루 친한 친구야!”라며 자랑하듯 말한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그럼 혹시 이서 엄마 만난 적 있어?”라고 물었다. 그러자 시우는 기억이 잘 안 난다는 듯 머리를 요리조리 흔들면서 “음... 아주 옛날에. 그때 이서네 아줌마가 아이스크림 사준다고 이서랑 아이스크림 가게에 갔었어. 근데, 이서가 먹다가 아이스크림 흘렸는데... 그 아줌마가 대따많이 혼냈어. 그래서 사람들이 막 다 쳐다봤어”라고 말하며 수아를 쳐다본다. 수아는 직감적으로 그 여자가 이상한 여자일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아들을 붙잡고 강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오시우, 엄마 말 잘 들어! 이서네 아줌마는 마음이 아픈 사람일 수도 있어. 그러니까 앞으로 이서네 집에 오라고 해도 가지 말고, 아줌마가 뭐 사준다고 해도 가면 안 돼! 알았지?”라는 엄마의 말을 들은 시우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들의 대답에 안심한 그녀는 시우를 데리고 장 보러 근처 마트에 간다.




마트에 갔다 온 그녀는 본격적인 저녁 준비를 한다. 오늘의 메뉴는 성혁이 좋아하는 알탕이다. 신선한 생선알과 각종 채소를 다듬는 그녀의 손길이 분주해진다. 도마의 칼질 소리가 거세질 무렵, “삑삑삑삑, 삐리링.”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성혁이 들어온다. 시우는 성혁을 보자마자 “아빠!”라고 외치며 그에게 힘껏 달려가서 안긴다. “어이쿠, 우리 아들 이제 무거워서 아빠가 못 들겠네, 허허. 어린이집 잘 갔다 왔지?”라며 시우의 뺨에 다정하게 얼굴을 부빈다. 시우를 내려놓고, 수아에게 “나 왔어. 별일 없었지?”라고 다소 무미건조하게 인사를 건넨다. 성혁의 인사에 “몇일만에 집에 들어왔는데, 애정 표현이라는 것 좀 해주시면 안 될까요? 맨날 나한테만 무뚝뚝해!”라며 볼멘소리를 한다. 수아의 볼멘소리에도 듣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늘 그랬듯이 “나 피곤하니까 샤워하고 밥 먹을게”라는 말 한마디와 함께 욕실로 향한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반전토끼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소셜 아키비스트 | 노마드 같은 삶을 기록하며, 사회의 흐름을 날카롭게 읽고 일상을 섬세하게 담아냅니다. 반전토끼로는 글을, 북끼리로는 책과 삶을 영상으로 나눕니다.

675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20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