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바를 한다는 건

by 꽃잎지던날


알바를 시작했다. 직장이 아닌 알바를 선택하게된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생계로 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많이 쏟고 싶지 않아서였다. 아무래도 직장을 잡게 되면 본의 아니게 많은 시간을 직장에 쏟게 된다. 그 점이 싫었다. 그나마 알바는 시간조절도 자유로운 편이고 책임감면에서도 자유로울 테니 직장보단 나을 거 같았다. 또 한 가지는 친구의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 녀석이 작년에 주점 하나를 오픈했다. 급하게 일손이 필요했고 잠시 가게 좀 도와 달라 부탁을 해왔다. 모르는 곳에 알바를 하는 것보단 그래도 아는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이 편할 것 같아 나는 그 제안을 수락했고, 그 때부터 생계를 위한 알바가 시작됐다.


알바를 시작한지 수일이 지나고 나는 특이한 질문을 받고는 했다. 사장이 친구인 관계로 가게를 찾은 사장 지인들은 대부분 나와 동갑내기 친구들이었다. 그 지인들은 나를 한번 보고는 사장 녀석에게 누구냐는 질문을 던졌고, 친구는 “내 친군데, 내가 급해서 도와달라고 했어”라고 설명하곤 했다. 친구의 설명만으로는 부족했는지 그들은 가끔 나에게 특이한 질문을 던지 곤 했다. “여기서만 일하세요?”라는.


친구 녀석이 옆에 있었다면 나를 대신해 직장잡고 일할 나이에 이곳에서 왜 알바를 하고 있는지 전후사정을 설명해주고는 했지만 혼자 이 질문을 받을 때면 내입으로 설명하기 민망할 때가 많았다.

한번은 비슷한 상황에서 “이 일만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왜 이 일만하면 안돼요?”라고 되물어봤다. 대답하기 귀찮아서라기 보단 나도 정말 궁금했다. 왜 이런 이상한 뉘앙스의 질문을 자꾸 받는지 말이다. 뭐, 돌아온 대답은 “그게 아니고 이 일만 할 것 같지 않아서요”라는 시원찮은 답이었다. 지금도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지만 사실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대충은 알 것 같기도 했다. ‘왜 그 나이 먹고도 아직 알바를 하세요?’, ‘어디부족하세요?’ 뭐 이런 거 아니었을까?


알바를 한 기간이 지날수록 나를 알아보는 이가 늘면서 이 요상한 질문들은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종종 비슷한 질문을 받곤 한다. 그때면 그냥 웃으며 “제가 잉여라서 친구가 일 시켜 주는 거예요”라고 해버리고 만다. 그 편이 다음질문도 없고 편했다.



어쩌면 나이를 먹고 알바를 한다는 건, 남들에겐 조금은 능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인식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나는 조금은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