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저런 선배가 되지 말아야지

'안녕하십니까! 신입승무원 이마음입니다.'

by 속마음



2016년, 오랜 준비 끝에 객실승무원이 되었다.

세 달의 교육을 마치고 인턴 승무원으로 첫 비행을 준비하던 시기였다.



그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개인 필수 휴대품을 절대 잊지 말라’는 것이었다.


'여권, ID카드, 방송문, 업무교범 등..'

작은 물건 하나가 비행의 가능 여부를 좌우했다.



국내선 비행이 있던 어느 겨울 새벽.


자는 둥 마는 둥 몇 시간 잠도 못 자고 새벽 3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선배와 함께하는 일정이었지만,

전날 충분히 공부해 두었기에 마음은 비교적 차분했다.



택시를 타고 회사로 향하며 가방을 열어 ID카드를 찾던 순간, 머리가 멍해지고 식은땀이 났다.



'아... 망했다..'



ID카드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문 앞에 걸어둔 채 그대로 나온 것이었다.



잠시 당황했지만,

시계를 보니 브리핑까지 1시간이 넘게 남아 있었다.

기사님께 사정을 설명하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새벽이라 길이 막히지 않아 회사에는 브리핑 30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 진짜 어떡하지.. 왜 이런 실수를 하지..'


속으로 꼼꼼히 체크하지 못한 나 자신을 자책하며

브리핑실로 들어갔다.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회사의 공기가 더욱 차갑게 느껴졌다.

당시 분위기에서는 신입이 30분 전에 도착하는 것은

지적받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상황을 설명하면 이해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출근했지만...



금세 그 기대는 사라졌다.



이미 선배들은 모두 자리에 있었고,

나를 찾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곧이어 까다롭기로 소문난 선배와 마주했다.


“지금 몇 시인지 알아요?

신입이 이 시간에 오는 게 말이 돼요?”


“왜 늦었어요?”


날카로운 목소리로 다른 사람들은 듣지 못하게 내 귀에 속삭였다.


나는 바로 사과하고 상황을 설명했지만,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브리핑을 마친 후 항공기에 도착하고 나서 그날 비행의 타깃은 나였는지 내가 일하는 모습을 하나하나 감시하는 선배를 보았다.


그리고 다른 선배들이 듣지 못하게 귓속말로

거친 말들이 이어졌다.


힘들고 눈치가 많이 보였던 그날 비행을 마친 뒤,

마음속에 한 가지 생각이 또렷하게 남았다.


‘나는 저런 선배가 되지 말아야지.’


그 다짐은 오래도록 남았다.



누군가의 첫새벽을 불필요하게 어렵게 만들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