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상상하는 사람들이 미래를 만든다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은 언제나 상상하는 사람들이었다.

by 보노보노야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The best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create it).” 경영학자이자 미래학자로 알려진 피터 드러커의 이 말은 오랫동안 기업가와 혁신가들에게 행동의 이유를 부여해왔다.


그리고 지금, 인류가 AI와 로봇 기술의 거대한 전환기를 지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 문장을 다시 떠올리면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미래를 만든 사람들은 언제나 기술자가 아니라 ‘상상하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기술이 현실을 바꾸기 훨씬 전부터 영화 감독, 소설가, 애니메이션 작가, 시나리오 작가들은 아직 존재하지도 않거나 발견되지 않은 미래와 상상속의 존재를 먼저 그려냈다. 대표적인 예로 1869년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이 발표한 ‘해저2만리’라는 소설이 있다.


영화나 소설 작업을 하는 이들의 작품 속에서,

AI는 이미 인간과 대화했고, 로봇은 이미 가족이었으며, 기계는 인간이 할 질문을 대신 던져왔다.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은 기술이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공포를 일찍 보여줬고,
-A.I.와 Her 같은 영화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감정적으로 얽히는 미래를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기술은 부족했지만, 미래의 모습은 이미 그들의 상상 속에서 선명했다.


특히 20세기 중반, 아이작 아시모프가 소설 속에서 제시한 ‘로봇 3원칙’은 비록 허구였지만 지금까지 인류가 로봇과 AI를 바라보는 방식에 영향을 끼친 거의 유일한 ‘윤리적 기준’이었다.

1.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

2.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3. 로봇은 인간 보호에 위배되지 않는 한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isaac_asimov.jpg?type=w800 아이작 아시모프 (1920~1992)


과학적 규정도, 법적 규칙도 아니었지만, 이 세 문장은 인류의 상상 속에서 ‘기계의 윤리’를 정의하는 출발점이 되었고, 이후 만들어진 수많은 영화와 소설은 이 원칙을 따르거나, 변주하거나, 뒤흔들며 발전해 왔다.


흥미로운 것은, 오늘날 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한 지금도 아이작 아시모프의 세 문장은 여전히 논쟁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사람들은 3원칙이 너무 인간 중심적이라 위험하다고 말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AI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이 논쟁이 바로 미래를 상상하고 결정하는 중요한 관문임을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제 AI가 로봇이라는 몸을 가지고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기술이 직면할 문제를 먼저 보여준다.

소설은 기술이 파고들 감정과 갈등을 더 깊게 탐구한다.



오래 전에 작성된 ‘로봇 3원칙’은 창작자들이 AI를 바라보는 출발점이자, 현실 세계의 기술자들이 AI 윤리를 고민할 때 여전히 참고하는 ‘상상력의 좌표’이다. 이렇기 때문에 영화와 소설을 보는 일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AI와 로봇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해하는 강력한 나침반이 된다.

픽션 속 상상력은 늘 기술보다 먼저 움직이며,
기술은 그 상상력을 따라가다가 결국 넘어서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나침반을 함께 읽는다.

인류가 시대별로 AI를 어떻게 상상해왔는지, 이 상상력이 실제 기술과 얼마나 닮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떤 미래를 선택할 수 있을 지 함께 살펴본다.

미래를 이해하려면, 미래를 먼저 만들어온 사람들의 상상을 읽어야 한다.
그 장면과 글 속에 인류가 선택하지 않은 미래, 그리고 곧 맞이하게 될 미래가 함께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렵지 않다.

언젠가 보았거나 들었던 영화, 그리고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읽었거나 인터넷 블로그에서 잠시 스쳤을 소설 속에서 나왔던 AI와 로봇 이야기가 중심이기 때문이다.


AI 시대를 이해한다는 것은 기술을 아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꿀지 미리 보는 것이다. 이제 영화와 소설 속에서 시작된 미래와 기술을 함께 살피며, 앞으로 우리가 만나게 될 미래를 함께 살펴보자. 그리고 미래를 살기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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