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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노보노야 May 13. 2024

나의 사업 이야기. 2

사업 준비는 미리. 제발. 

내가 처음 사업을 시작한 건 반반의 이유였다.

절반은 나를 어떻게든 내보내려고 하는 대표가 늘 불편했다는 이유. 사업을 시작하기 전 직장에서 5년을 일했는데, 4년 9개월동안 나를 그렇게 떠받들던 대표는 회사에 횡령사고가 일어난 후 돌변했다. 횡령사고를 일으킨 직원을 내가 한동안 동생처럼 챙겨주고 감쌌다는 게 이유라면 이유인데, 처음 2개월은 회의 때마다 그 사건을 되새기며 나를 쳐다보는 시선이 힘들었고, 마지막 한달은 회사에 나가는 게 죽을만큼 힘들어, 이러다간 죽겠다 싶어 그만두자 한 것이다. 

그럼, 나머지 절반의 이유는?

나는 당시 매주말이면 아이들과 놀러 다녔는데, 처음 몇 번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놀이공원, 서울대공원 캠핑장, 민속촌, 식물원 등으로 활발하게 다녔다. 그러다 준비한 목록이 소진되었고 그때부터는 온라인으로 주말에 갈만한 곳을 검색하면서 다니게 되었는데, 얼마 후 나처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주말에 갈만한 곳', '주말에 나들이 갈 곳' 등으로 주말 여행지를 검색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니던 회사의 대표가 돌변하기 시작할 때쯤에는, 이런 정보만 잘 모아서 보여주면 사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온라인 정보 사이트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도메인도 등록하는 등 나름의 준비가 된 상태였다. 또 주변 지인들에게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같이 진행할 사람도 찾고 자본금은 어떻게 준비하자는 등의 얘기를 하고 있던 상태였다.

그런 두 가지 이유가 부딪치면서 결국 사직서를 내고 사업을 하게 되었다.


그 때를 돌이켜 볼 때 패착이라고 할만한 것은, 

마지막에 쫓기듯 준비하다보니 자금에 대한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고, 

사업을 처음부터 혼자 급하게 준비하다보니 정부 지원 사업이나 지원금 등 활용한 수 있는 제도에 대한 서치와 공부도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사업을 하려고 마음 먹었다면 발을 내닫기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이때 자금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을 시작하면 준비과정을 거치는데, 준비가 여의치 않아 오래 걸릴 경우를 감안해 매출도 없이 버틸 수 있는 기간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보통 회사를 다니며 물밑으로 창업을 준비하면서 이제 그만둬도 월급 받던 수준 혹은 그게 안되더라도 조금 노력하면 충분히 그 수준 이상으로는 갈 수 있겠다 싶으면 창업해라 라는 얘기를, 대부분의 경험자들이 하는 것이다.

즉, 사업은 회사를 다니는 동안 준비해서, 준비가 '어느 정도' 되었다 싶으면 사직서를 내고 본격적으로 시작하라는 것이다.

나의 경우, 개발자도 아니면서 온라인 서비스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돈과 시간을 너무 과소평가했고, 그 사이에 내가 벌 수 있는 돈을 너무 과대평가했다. 또, 서비스가 만들어진 이후에도 콘텐츠를 채우고, 사용자를 모으는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을 과소 평가했다. 대부분의 경우는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고, 오래 들어가기 때문에 늘 최악을 가정해 준비하라는 것이다.


또, 사업을 시작할 때는 '무조건' 정부 지원 사업 정보를 찾아보고, 내가 받을만한 것, 지원할만한 것이 뭐가 있는 지 알아보고 시작해야 한다. 돈이 많고 또는 내가 개발자고 그래서 난 빨리 집중해서 출시하고 빨리 진행할 수 있어라면 상관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게 아니다. 그리고 내 판단으로는 실제 그렇다고 해도, 정부 지원 사업은 무조건 두드리는 것이 좋다. 

사업 아이템을 실제로 구현할때도, 실제로 구현하고 나서 좀더 업그레이드 할때도, 사용자를 찾을때도 매출을 좀더 만들때도, 투자를 받을 때도 도움되는 정부 지원 사업은 너무나 많다. 

이걸 남들이 쓰는 말로 하면, 정부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은 예비 창업자, 신규 창업자, 스케일업을 준비하는 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골고루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걸 몰랐고, 지인이 알려줘서 딱 하나 시도했던 것이 있는데, 내가 하는 사업이 관광과 연계된 거같으니 공모전에 지원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해서 공모전에 지원한 적이 있다. 이 공모전에서 상금으로 2천만원인가, 3천만원인가를 받아 사업 운영에 쓴 적이 있다. 

지금은 www.k-startup.go.kr 이라는 훌륭한 사이트에서 대부분의 사업정보를 알려주고, 연관된 사이트로도 연결해주니 참고하면 된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사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이런 것쯤은 기본적으로 알아보고, 정리해가면서 준비하는 게 좋겠다.

많은 전문가들과 많은 통계자료들이 창업의 어려움과 높은 수준의 실패 확률에 대해 얘기한다. 10명이 창업해 7명이 실패한다고 한다. 3년 후에 살아남을 확률은 30% 수준이라고 하는데, 살아남는 것과 의미있는 매출을 기록하고 유지하는 것은 과연 같은 말일까? 아닐 것이다. 그래서 착실한 준비로 실패확률을 줄이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여러 번의 실패를 경험했고, 아직도 실패 중이다.

그래도 계속 하는 이유는, 사업을 하는 것이 나의 기존 실패를 딛고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사실 난 첫번째 큰 실패 후 재취업해 5년간 직장생활도 잘 했고, 그만두기전엔 꽤 좋은 대우를 약속받기도 했지만, 그만두고 재창업의 길을 선택했다. 물론 가끔은 그때의 결정을 후회하기도 한다. '많이'


그래도 어쩌겠는가, 좋은 사업의 기회가 자꾸 눈에 띄고 그걸 해보자는 내면의 목소리가 자꾸 날 간지럽히는데. 그리고, 그렇게 뛰다보면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더 나아갈테니 말이다. 


다음 이야기는 투자와 대출, 증자 등 사업자금에 대한 얘기가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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