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부모란 그 자체로 우주와도 같다. 존재만으로도 빛나며 아이들에게 힘을 준다.
마찬가지로, 부모에게 아이들도 그러하다.
때로는 말썽을 피우고 속을 썩이기도 하지만, 존재만으로도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쁜 아이들이다.
하지만 우리의 삶 속에는 ‘소유’에 대한 결핍이 존재한다.
이는 전쟁의 아픔일 수도, 남들의 시선에 지나치게 의식하며 살아온 사회적 학습의 결과일 수도 있다.
소유에 대한 갈망은 결국 끝없는 소비로 이어진다.
더 좋은 집, 더 많은 장난감, 더 멋진 옷
이 모든 것을 아이에게 해주며 부모로서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그렇지만, 모든 것을 아이에게 채워줄 수는 없다.
부족함 속에서 느끼는 무력감, 남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열등감은 부모를 더 힘들게 할 뿐이다. 그리고 그 괴로움은 아이와의 일상 대화나 태도에서 드러나기도 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아이에게 해줄 수 없으며, 그 끝없는 소유의 경쟁 속에서 스스로를 고갈시킬 뿐이다.
만약 부모가 소유에 집착하고 이를 통해 자녀에게 가치를 전달한다면, 아이들도 부모를 그 기준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경제적 상황에 대한 비교가 아이들의 시선에도 깃들어, 부모를 더 힘들게 할 수 있다.
사실, 그 시작은 어쩌면 부모인 우리가 먼저 ‘소유’라는 틀로 생각하고 행동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며, 그 흐름 속에서 바쁘게 살아간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야 함은 변함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우리가 스스로의 존재를 소중히 여길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귀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출근을 준비하는 나에게 아이가 와서 말했다.
“아빠, 출근하지 말고 나랑 놀자.”
“아빠가 출근해야 돈도 벌고, 그걸로 맛있는 것도 사 먹지.”
“나 맛있는 거 안 먹어도 돼. 그냥 지금 나랑 놀아.”
그 무엇보다 나를 필요로 하는 아이, 내 존재를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아이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꼈다.
돈이나 물질보다 나와 함께하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고 여기는 아이의 말은 내 마음을 따뜻하게 감쌌다.
당신도 그 자체로 참 귀한 존재다.
그러니 오늘은 잠시 멈춰서, 스스로를 토닥토닥 안아주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고맙다. 당신 자체로 있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