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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이 Mar 14. 2021

그 캠페인은 어떻게 성공한 걸까?

고객의 참여 명분 만들어주기

고객: 내가 캠페인에 참여하면 나한테 좋은 게 있어?

브랜드: 응, 너가 우리 캠페인에 참여하면 너의 OOO가 좋아질 거야

고객: OOO 하려면 캠페인에 참여할 수밖에 없구나!


아이디어가 번뜩이고 기획을 기가 막히게 잘하는 사람도 놓치는 것이 있다. 고객에게 명분을 만들어 주는 건데, 실제로 여러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논의하며 발전시키다 보면 종종 크리에이티브에만 집중하는 실수를 한다.


참여형 캠페인은 고객이 참여해야 하는, 고객에게 도움 되는 이유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짜고짜 사람들에게 우리 앱을 다운받으라고, 회원가입 하라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고객을 참여시키기 위해 비싼 경품을 줄 수도 있지만, 경품에 의존하면 우리의 타깃과는 벗어난 체리피커만 몰려올 수 있고 설사 타깃이 참여한다 해도 경품만 받고 떠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회원가입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고객이 캠페인에 참여하며 우리 브랜드를 경험하고 우리 브랜드를 좋아해 주는 것이다. 오늘은 참여 명분을 잘 만든 참여형 디지털 캠페인 사례 3가지를 골랐다.

 





난 성 소수자를 지지하는 의식 있는 사람이야! 닷페이스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

말 그대로 성 소수자들을 향한 일상의 차별에 저항하고 자긍심을 드러내는 온라인 축제다. 내가 퀴어가 아니더라도 퀴어를 지지하고 사회에서 개인의 다양성이 존중받길 원한다면 참여할 수 있다. 참여 방법은 닷페이스 온라인 퀴퍼 사이트에서 이미지를 만들어 인스타에 #온라인퀴퍼를 써서 올리면 된다.



고객이 온라인 퀴퍼에 참여해야 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뭘까? 이 캠페인에 참여함으로써 퀴어를 지지함과 동시에 내가 의식 있는 사람이란 걸 보여줄 수 있게 된다. 이것이 고객에게 참여 명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마치 기부 팔찌, 기부 반지를 착용한 셀카를 인스타에 올리며 은연중에 의식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 심리다.


온라인 퀴퍼는 2주도 안 되는 기간에 약 8만 5천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참여를 이끌어내며 작년 여름에 마무리됐다. 21년 3월 현재는 너의 내일을 우리가 지킬게라는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온라인 연대 행렬 캠페인을 진행한다. 닷페이스는 콘텐츠로 사람들을 움직이는 굉장한 능력을 갖고 있다.






난 내 스타일대로 입는 당당한 패피야! 스타일쉐어 너다움을 응원해

한마디로 말하면 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조크든요. 캠페인 이름대로 나다움을 존중받고, 모두의 다양성을 응원하는 스타일 공유 캠페인이다. 참여 방법은 내 패션 스타일 사진을 찍고 나 다운 설명과 함께 #너다움을응원해를 적어 인스타에 올리면 된다.



왜 이 캠페인에 참여해야 할까? 결국 나 옷 잘 입는다고 말하는 거 아닐까? 맞지만 아니다. 스타일링과 함께 나다운 스토리를 설명함으로써 내가 키 크고 몸 좋은 전형적인 미인은 아니더라도 타인의 시선과는 상관없이 나만의 개성대로 옷을 잘 입는다고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너다움을 응원해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시즌 3까지 진행 중이다. #너다움을응원해 해시태그 수가 거의 3천 건에 이른다. 고객의 얼굴이 노출된 모습을 인스타에 올리게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 3천 건의 해시태그는 댓글 3천 개와 차원이 다른 숫자다.


스타일쉐어는 고객의 스타일링 사진을 별도 인스타 계정에 모아서 룩북처럼 활용하는 센스도 보여준다. 정말 멋지다.






난 일도 잘하고 놀기도 잘 노는 요즘 직장인이야! 원티드 십팔시 캠페인

십팔시 캠페인은 직장인의 퇴근 후 저녁 일상을 지지하는 캠페인이다. 참여 방법은 퇴근하고 저녁을 즐기는 모습을 찍어 #십팔시 태그와 함께 인스타에 올리면 된다.



이 캠페인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한 마디로 Work hard Play hard. 퇴근 후 침대에 퍼지지 않고 요리도 하고, 드라마도 보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일도 잘하고, 내 생활도 잘 즐기는 사람이란 걸 표현할 수 있어서다. 요즘 직장인은 회사에 충성하는 사람보단 일도 내 삶도 잘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말로만 응원하긴 아쉬우니까, 퇴근  저녁을 즐기는 직장인에게 맥주를 주기도 했다. 퇴근하고 마시는 맥주에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십팔시 캠페인은 내가 입사한 2020년 여름에 처음 시작했는데 두어  동안  오백  정도가 참여했다. 회원가입을  해도 참여할  있는 캠페인이었지만, 회원가입 수도 정말 많이 늘었다.  


그런데 채용 회사에서 왜 퇴근 후 시간에 주목할까? 원티드는 채용 플랫폼이라 고객이 구인 구직을 해야만 돈을 버는 구조다. 그럼 구직을 어떻게 시킬까? 자기계발 하고 이직해서 연봉을 높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런 말은 누구나 듣기 싫어한다. 충분히 잘 쉬는 것이 일의 원동력이 된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다. 돈을 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거지만, 그런 마음을 건드려 주는 게 브랜드가 할 수 있는 위로 아닐까?  



그래서 참여형 캠페인을 기획할 땐 스스로 먼저 질문해야 한다. 우리 브랜드의 고객은 누구인지, 고객이 캠페인에 참여한다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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