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는 오늘날의 독자는 책 속의 단어들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읽지 않는다고 했다. 이것은 우리가 이를테면 나무를 보는 방식과 동일한 문제인데, 우리는 나무의 모든 가지들, 모든 잎사귀들을 일일이 보지 않으며(못하며) 더욱이 볼 필요가 없다고 믿는다. 우리는 우리가 보는 지극히 일부분의 모습들을 조합해서 거의 항상 나무의 대략적인 전체 모습을 허구로 꾸며낸다.
며칠 전 나는 꽤 오랫동안 꿀벌들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나는 가만히 쪼그려 앉아 작은 보라색 꽃들이 다닥다닥 달려 있는 길고 얇은 쌀과자 모양의 꿀풀 위에서 대여섯 마리의 꿀벌들이 바쁘게 옮겨 다니는 것을 관찰했다. 꿀벌의 뒷다리에는 작고 노란 경단이 달려 있는 것이 보였다. 꿀벌의 몸에 달라붙은 꽃가루는 솜털의 미세한 진동에 의해 뒷다리 쪽으로 옮겨져 이 동글동글한 덩어리로 뭉쳐지는데, 꿀벌은 이것을 소화시킨 뒤 다시 뱉어내어 그것으로 집을 짓는다. 나는 이 모든 사실을 며칠 전 관심 있게 살펴본 후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그 이전에 이미 가지고 있던 꿀벌이라는 개념은 이러한 사실들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았고 그럼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충격적인 사실은 우리는 사물들과 거의 대부분 이 같은 방식으로만 관계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거의 항상 모든 것을 대략적으로만 재구성한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옛날부터 거짓말에 익숙하다. 우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훨씬 더 예술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