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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서재 May 06. 2021

달빛서재가 만난 사람들

과학계의 철학자를 만나다 -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

과학계의 철학자, 김범준 교수님을 만나봤다. 교수님은 최근 『내가 누구인지 뉴턴에게 물었다』를 출간했다. 이 책을 읽으며 물리학의 여정으로 자신의 존재를 이해하고 깨달아가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참 궁금했다.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 힘은 바로, 교수님의 아름다운 내면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수님의 말씀처럼, 광활한 우주에 비하면 먼지처럼 작고 사소하기에 더 소중하다는 우리. 교수님의 삶과 철학이 담긴 미니 인터뷰 속에서 ‘더 나은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Q1. 교수님 소개 부탁드린다

성균관대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

           A.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범준이라고 한다. 물리학의 전공 분야는 통계물리학이다. 통계물리학은 물리학의 전통적인 전공 중의 하나다. 통계 물리학자들의 주된 관심은 많은 입자로 구성된 물리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거시적인 현상을 연구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많은 입자로 구성된 물리 시스템에 관해 연구하다가, 2000년도부터 연구의 범위가 확장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많은 입자로 구성된 물리 시스템을 넘어서, 많은 사람으로 구성된 사회나 경제 주체가 참여하는 경제 현상을  물리 시스템을 연구하는 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나도 그런 분야의 연구를 주로 한다. 그간의 연구 결과를 모아 몇 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책 발간을 통해  물리학을 대중에 확산하는 것, 물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소통과 연결 등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Q2. 교수님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한 것 같다중학교 1학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라는 책에 영향을 받아 과학도를 꿈꿨다고 알고 있다어릴 때의 꿈을 어떻게 현실로 이뤄냈는지 궁금하다

  

          A. 나는 어렸을 때 가졌던 장래 희망을 이루게 되어서 상당히 행복한 과학자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 보니까 말씀드릴만한 비법이나 요령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내 경험으로 돌이켜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과 흥미, 그리고 재미인 것 같다.  공부하는 것도, 대학원에서 연구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계속 재미있게 살다 보니까 내가 어렸을 때 바랐던 과학자의 인생을 살게 되었다.

사람마다 조금 다를 수는 있는데, 나는 대학교에 다닐 때 좋아하는 과목과 싫어하는 과목의 학점이 아주 달랐다. 그런 것을 보면 좋아하는 것은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잘하게 되고, 잘하게 되니까 더 좋아하게 되고. 그래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Q3. 현재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내가 인생 경험이 풍부하지 않아서 이런 조언을 할 수 있을까 자신은 없다. 다만, 내 연구그룹에서 졸업한 대학원생들과 다른 이들을 보며 느낀 게 있다. 자신의 마음에 끌리는 것,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시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는 거다. 예를 들어, 젊은 친구들 중에 자기가 원하는 분야로 진로나 환경을 바꾸고 싶은데 현실적인 걱정 때문에 결단을 못 내리는 경우가 있다. 직장을 옮기게 되면 주말부부를 하게 된다거나, 현재 사는 집보다 거주 조건이 좋지 않은 작은 전셋집으로 가야 한다거나. 시간이 지나서 보면 이런 현실적인 고민은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고민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꿈, 하고 싶은 것을 너무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일단 해보는 거다.


Q4. 교수님께서는 책을 통해 “지구라는 행성에서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모두 만나는 사건은 천문학적 규모의 놀라운 우연이다모든 만남은 소중한 천문학적인 사건이다.”라고 했다이 작은 지구 안에서 사람들은 관계에 참 힘들어한다교수님만의 특별한 인간관계 비법노하우가 궁금하다

 

우리는 모두 소중한 인연  『사진 출처 : Pixabay』  


         A. ‘거대한 우주 안에서 두 사람이 만난다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인연일까’라는 생각으로 그 문구를 적었다. 나만의 특별한 인간관계 비법은 없다. 나도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인간관계로 힘들어한다. 그래서 물리학자로서의 특별한 인간관계 비법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가 이 문구에서 적은 것처럼 우리는 굉장히 소중한 존재지 않나. 나쁜 인연이든, 좋은 인연이든 모든 것이 다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비법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나는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있을 때 그 사람 가까이에서 작은 모습을 보려고 한다.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에게 나쁘게 구는 친구들이 있지 않나. 한 번은 그 친구가 들고 다니는 가방을 유심히 봤는데, 친구의 어머니가 떨어진 부분을 바느질로 꿰맨 자국이 보이는 거다. 그걸 보면서 ‘아, 이 친구가 친구들에게는 못되게 굴지만, 집에서는 어머니에게 소중한 존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론 그렇게 나쁘게 보이지 않더라. 지금도 사람들 관계에서 실망할 땐 그 사람의 작은 모습을 보려고 노력한다.‘작고 평범한 모습’을 보다 보면 나랑 똑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더라.


Q5. “우리는 별의 먼지다다만 우리가 별의 먼지라는 것을 스스로 알아낸 아주 독특한 먼지다.” 참 인상적인 문구다교수님께서는 이 광활한 우주 안에서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나그리고 사람들은 이 우주 안에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인간은 티끌 같아서 더욱 소중한 존재   『출처 : Pixabay』 

       A. 별의 존재라는 것이 사소한 존재, 티끌 같은 존재라는 뜻도 된다. 

먼지처럼 사소하지만 특별한 존재로서의 인간. 그런 생각을 해봤다. 

그렇다면 이 우주 안에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좋을까. 나는 우주, 인간, 이런 단어를 생각하면 인간 하나하나가 사소하고 티끌 같고, 너무 작은 존재라서 오히려 더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을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봄꽃을 보며 아름답다고 느끼는데, 그 꽃들이 세상을 다 뒤덮고, 1년 내내 피어있다면 소중하다고 생각하진 않을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면 인간도 오히려 티끌 같아서 더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Q6. 교수님만의 특별한 자기 관리, 멘탈 관리 방법이 궁금하다.


       A. 나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라 살면서 상처도 받고, 기쁨도 누리는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내 솔직한 생각은 사람이 마흔 살 정도 되면 바뀌지 않는 것 같다. 상대방이 내가 바라는 모습이 아니라고 해서 그 사람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다. 멘탈 관리에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과 내가 다른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니까 나도 마찬가지더라. 다른 사람 얘기 듣는다고 쉽게 안 바뀐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니까 너무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 서로가 다른 거지, 틀림이 아니라는 것. 그 생각을 인정하고 노력해 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Q7. “과학은 결국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했다더불어 지도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서로의 지도를 존중하는 것이 연구자의 바람직한 태도라고 했다연구자와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될 학생들을 위해 바람직한 역할과 자세에 대한 조언 부탁드린다.

과학은 지도를 만드는 일  『출처 : Pixabay』

                                                       


진정한 과학자는 존중하는 사람 『출처: Pixabay』

        A.  과학이 학문 영역에 따라 나름의 지도를 만드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면, 물리학자와 화학자의 지도는 서로 다를 것이다. 그런데 화학자가 가지고 있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물리학자의 지도가 더 우월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서로의 지도를 존중하는 것, 내 지도가 당신의 지도보다 더 낫다고 우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우월하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는데, 많은 분이 자신의 전공 영역에 오래 몸담다 보면, 타 분야의 연구는 자신의 연구영역보다 조금은 뒤떨어진다는 오해를 하기도 한다.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세상을 보는 방법이 꼭 내가 가진 방법만이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요즘 융합연구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각자 나름의 시선을 가지되, 다른 학문 분야 연구자의 시선을 존중하는 것이 융합연구의 바람직한 형태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무리 애를 쓴다고 해도 사회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는 어렵다. 물리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지만, 사회학자의 눈으로 보는 세상도 동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바람직한 연구자의 역할과 자세는 ‘존중’ 아닐까 한다.


Q8. 마지막으로 경력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과학기술인을 위해 응원의 메시지 부탁드린다

독서, 경험, 열정으로 채우기     『출처 : Pixabay』


       A. 우리 모두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여러분의 경력개발도 맞닥뜨릴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라고 생각했으면 한다.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는 넓으면서도 깊어야 한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넓은 지식과 함께, 본인이 미래에 몸담기를 바라는 분야에 대해서는 깊은 지식이 필요하다. 폭넓은 독서, 다양한 경험, 그리고 자신의 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으로 깊은 지식을 갖추시길 바란다. 

여러분 모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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