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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재 Oct 19. 2015

영화 ‘마션’에 NASA 있다

‘화성에서 살아남기’-현실과 영화 사이 


1976년 1월 바이킹1호가 보내온 화성의 대기권 사진. 화성의 대기 농도는 지구의 1% 정도로 우주방사선으로부터 효과적으로 우주인을 보호하기 어렵다.

인간의 왕성한 지적 욕구와 도전 정신은 인류의 발길을 화성으로 이끌고 있다. 인류는 지금 물리학, 생물학, 천문학, 화학, 지질학 등 지금까지 축적한 모든 과학 지식과 기술을 총집합해 화성으로의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화성 탐사를 소재로 한 영화 <마션>은 앞으로 20년 뒤의 시점을 가정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30년대 실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화성 유인 탐사 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화성 탐사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기 위해 NASA 역시 <마션>의 개봉을 앞두고 영화와 실제를 여러 각도에서 비교해 소개하고 있다. <마션>의 리들리 스콧 감독은 NASA의 자문으로 영화 속 과학기술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했고 실제 영화에 소개된 기술 중 많은 부분은 이미 개발되고 있다. 

 NASA의 화성 탐사 프로젝트 매니저 짐 에릭슨은 “<마션>은 인간이 화성에 가는 것이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님을 알려주며 이제 실행에 옮기기만 하면 되는 실제 과학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8일 개봉하는 영화 <마션>과 실제의 화성 탐사를 비교해보자.


■화성에서의 고립 생활 ‘연습이 필요해’

 <마션>의 주인공은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다. 와트니는 영화 속 NASA의 화성 탐사 프로젝트 ‘아레스 3’(Ares 3)에 참여해 동료들과 함께 ‘헤르메스’(Hermes)로 불리는 우주선을 타고 화성으로 향한다. 

 수개월의 여정 끝에 화성에 도착한 그는 동료들과 함께 기지를 짓고 탐사 임무를 수행하던 중 거대한 모래 폭풍을 만난다. 폭풍에 우주선이 훼손될까 우려한 탐사대는 화성을 떠나려고 하지만 와트니는 그만 돌풍에 날아온 물체를 맞아 쓰러지면서 혼자 화성에 남겨지게 된다.

 NASA는 영화에서처럼 화성에서의 고립 상황을 가정한 ‘HI-SEAS’(Hawaii Space Exploration Analog and Simulation)로 알려진 프로젝트를 현재 하와이에서 수행하고 있다. 

 장기간의 고립과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소규모 집단 생활이 화성 탐사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파악하는 것이 연구의 주요 목적이다. 탐사팀 구성원들의 화합이 탐사 성과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연구 주제다.

 올해 상반기 8개월 기간의 3번째 시뮬레이션 시험이 끝났고 지난 8월부터 고립 기간을 1년으로 연장한 새 임무가 시작됐다. 실제 화성 유인 탐사의 기간은 2년 반~3년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 중 화성 표면 위에서 지내는 기간은 500일 정도이다. 시뮬레이션 기간을 실제 상황과 비슷하게 맞춰가는 것이다.

화성에서의 고립 생활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연구 ‘HI-SEAS’에 참여한 자원 연구가들이 임무 시작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HI-SEAS

 실험실은 하와이 섬의 활화산인 마우나로아 산의 정상 부근 해발고도 2.5㎞ 정도에 있다. 인간 세계와의 연락이 차단되고, 식물을 찾아보기 힘들고 토양 구성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이 장소가 선택됐다.

 실험실은 2층으로 되어있는데 약 83㎡인 1층에는 실험실과 샤워실과 같은 공용공간이 있다. 2층은 1층의 절반 정도 넓이로 화장실이 딸린 개인 방이 있다. 농작물을 재배하는 창고 형태의 공간도 있다.

 지난 시뮬레이션 시험에는 과학자인 6명의 자원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실제 탐사처럼 냉동 건조된 식품만을 먹으며 지내고, 물과 전기가 극도로 제한된 생활을 했다. 또한 실제 화성 탐사 계획처럼 일주일에 한번 야외 조사를 위해 실험실을 떠났는데 이때는 우주복을 입었다. 


■거대한 화성 모래폭풍 실제 할까?

 영화 <마션>의 원작인 앤디 와이어가 쓴 동명의 소설은 주인공 마크 와트니를 화성에 고립시킨 거대한 모래폭풍을 묘사하면서 시작한다. 이 장면에서 모래폭풍은 화성 기지의 안테나 등 일부 시설들을 파괴해 버린다. 

 화성에서는 실제 지구에서 망원경으로 관찰할 수 있을 정도의 큰 모래 폭풍이 발생한다. NASA의 천문학자 마이클 스미스는 “매년 화성에서는 대륙 크기의 면적을 덮을 정도로 꽤 거대한 모래 폭풍이 발생하고, 이 모래폭풍은 수주에서 수개월간 지속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성의 한 해를 기준으로 3년(지구 기준으로 5년 반)에 한 번꼴로 화성 전체를 뒤덮는 거대한 모래 폭풍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영화 <마션>에서 묘사된 거대한 모래 폭풍. 출처:21세기폭스

 하지만 이런 거대한 모래 폭풍이 기계 장비를 파괴해 우주인을 고립시킬 만큼의 위력을 갖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화성에서 관측된 가장 큰 폭풍의 풍속은 약 26.8m/s로 지구에서 발생하는 허리케인의 평균 풍속보다 절반 이상 약하다. 

 화성 대기의 농도는 지구 대기의 1%에 불과하다. 화성에서 연을 날려 공중에 띄우려면 지구에서보다 훨씬 더 강력한 바람이 필요하다. 기압이 매우 낮아 물이 있어도 곧장 증발하게 된다. 

 NASA의 물리학자 윌리엄 패럴은 “지구와 화성의 가장 큰 차이점은 화성의 대기압이 훨씬 작다는 점이다”며 “뭔가가 날아간다고 하더라도 그 강도는 같지 않다”고 말했다.

 화성 폭풍이 주는 위험은 다른 곳에 있다. 물리적인 힘은 약하더라도 미세 모래 먼지는 약한 정전기를 띠고 있어 기계 장비의 표면에 들러붙기 쉽다. 


NASA의 화성 정찰 위성 ‘HiRISE’가 지난 7월30일 찍어 보낸 화성의 모래 사구의 모습. 출처:NASA

기계에 들러붙은 모래들은 고장의 원인이 된다. 모래 폭풍이 진행되는 동안 태양빛이 가려지기 때문에 기계 장비들은 배터리를 아끼고,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모래 폭풍이 잦아들 때까지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한다.

 지난 2008년 모래폭풍을 만난 무인 화성 탐사차량 스피릿은 태양 전지판에 들러붙은 모래 때문에 전원 공급이 크게 줄어 수주 동안 ‘생존 모드’로 가동해야 했다. 실제 <마션>에서도 와트니는 태양 전지판이 최대의 효율을 발휘하도록 매일 모래를 닦아낸다. 

 스미스가 “화성 탐사 차량의 전원이 진짜 걱정된다”고 말할 정도로 화성 탐사 장비를 설계할 때 모래 폭풍은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된다. 모래 폭풍의 주기를 볼 때 올해 다시 거대 모래 폭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NASA는 이를 모래 폭풍을 연구할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NASA의 화성 정찰 위성인 ‘HiRISE’가 찍은 화성의 바람 기둥. 이 사진의 가로 크기는 약 644m로 모래 바람의 높이는 약 800m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NASA


■행성 간 여행의 복병 ‘우주방사선’ 어떻게 막나

 화성 탐사의 가장 큰 위협 요소는 우주방사선이다. 우주방사선은 원자보다 작은 광자와 전자 등의 입자들이다. 이 입자들은 높은 에너지를 담고 있어 보호장비가 없을 경우 인간은 물론 기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주방사선은 피부를 통과해 그 안에 담긴 에너지로 세포와 DNA를 훼손할 수 있다. 우주방사선에 단시간에 과다하게 노출될 경우 멀미, 구토, 체온 증가, 혈액 변화, 중추신경장애를 포함한 급성 방사선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다행히 지상에 있는 우리는 우주방사선을 흡수하는 대기와 방사선을 튕겨내는 자기장이라는 이중의 보호를 받고 있다. 국제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ISS)도 지구 자기권 내에 있는 지구 저궤도를 돌고 있어 우주방사선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화성 탐사는 우주방사선을 막아줄 대기와 자기장이 없는 곳으로 떠나는 행성 간 여행이다. NASA의 우주방사선 전문가인 조나단 펠리쉬는 “행성 간의 우주 여행은 지구 저궤도에서 일하는 것보다 더 큰 방사선 위험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마션>에서도 화성의 정주지가 우주방사선을 막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내용이 소개되는 등 우주방사선의 위험이 강조됐다.

 NASA는 화성 탐사 동안 우주인과 기계 장치를 우주방사선에서 보호할 방법을 찾고 있다. 화성의 기지 설계와 우주유영에 나서는 동안의 행동 지침에도 이 연구 결과를 반영한다.

 NASA의 유인 우주탐사 프로그램에 관계하고 있는 루선 루이스는 “우주방사선은 우주인의 일상은 물론 지구와 화성 간의 여행, 화성 표면에서의 탐사 활동 전반에 걸쳐 결정적인 고려 요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화성 탐사 동안 우주인은 두 가지 종류의 우주방사선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 하나는 태양의 ‘플레어’나 ‘코로나 질량 방출’과 같은 천체의 표면 폭발로 인한 우주방사선이다. 이 우주방사선은 대개 광자로, 광자의 에너지는 낮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우주선의 외벽으로 막을 수 있다. 

 두 번째 종류의 우주방사선은 다르다. 이 우주방사선은 은하계는 물론 그 너머 은하계의 별들이 폭발하면서 생긴다. 이 입자들은 대부분 양성자이고, 일부는 그보다 더 무거운 헬륨, 리튬과 같은 입자들이다. 

 거의 빛의 속도로 이동하는 이 입자들은 높은 에너지를 담고 있어 이동 중간에 부딪히는 우주인의 신체나 우주선의 외벽과 같은 물체를 원자 단위에서 파괴할 수 있다. 원자가 파괴되면 그 안에 있던 입자들이 2차 방사선이 되어 물질 내부로 퍼져나간다. 이 2차 방사선의 위험성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에너지 우주 방사선과 2차 방사선을 막을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우주선 외벽을 더 두껍게 하거나 더 효과적으로 우주방사선을 막을 물질을 사용하는 것이다.

 첫 번째 방법의 문제점은 우주선 외벽을 두껍게 할 경우 무게가 무거워져 발사시 연료가 더 많이 소모되는 등 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는다는 것이다. 

 결국 해법은 더 효율적인 신물질을 개발하는 것이다. NASA는 현재 탄소와 붕소, 질소로 구성된 수소화합 나노튜브(hydrogenated BNNT)를 방사선 차단 후보 물질로 개발하고 있다. 

 이 나노튜브는 발사 시의 높은 열에도 견딜 정도로 강하고, 나노튜브 사이의 빈 공간에는 수소가 산재해 있어 양성자가 통과하지 못하도록 붙잡는 역할을 한다. 붕소는 2차 방사선인 중성자를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NASA는 나노튜브라는 물리적 차단막에 더해 ‘포스필드’(Force fields)로 불리는 인공 자기장을 연구하고 있다. 지구 둘레에 있는 자기장처럼 우주선 주위에 인공적으로 전자기장을 만들 수 있다면 우주방사선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인공 자기장은 공상 과학 속 이야기가 아니라 이론상으로 가능하지만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대규모의 시설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현실화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이온 추진(Ion Propulsion), 공상인가 현실인가

 <마션>의 화성 탐사선 ‘헤르메스’(Hermes)호는 이온 엔진을 이용해 화성과 지구를 오간다.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이온 엔진은 사실 1964년 NASA의 ‘SERT-1’ 위성을 시작으로 최근의 소행성 탐사선 ‘여명호’(Dawn)에 이르기까지 위성과 우주 탐사선의 추진 방식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온은 전하를 띠는 원자 또는 분자를 뜻한다. 이온화(Ionization)란 원자와 분자에 전자를 더하거나(음이온) 빼(양이온) 전기적 특성을 띠게 하는 것으로 특히 이온화된 가스를 플라스마(Plasma)로 부른다.

 이온 엔진은 제논(xenon), 크립톤(krypton), 아르곤(argon) 등의 추진제를 플라스마로 만들어 전기적 특성을 띠게 한 후 이를 정전기 혹은 전자기 방식으로 가속시켜 방출함으로써 운동량 보존 법칙에 따라 추진력을 얻는 전기 추진 방식의 일종이다. 

 이온 빔을 고속으로 방출시키는데 필요한 전기는 태양전지로 공급받는다. 태양으로부터 아주 멀어질 경우에는 원자력이 사용될 수도 있다.

 현 단계의 이온 엔진은 지구 중력권에서 쓰기에는 추진력이 약하다. 엔진 자체 무게를 지면에서 들어 올릴 정도의 힘도 내지 못한다. 따라서 지구의 중력을 벗어난 공간까지 우주선을 발사하려면 여전히 화학연료를 사용해야 한다.

 반면 이온 엔진은 연비와 가속 성능이 엄청나게 좋아 원거리 우주 탐사에 적합하다. 1998년 발사된 딥 스페이스 1호는 670일간 엔진을 작동했는데  그동안 사용된 제논 추진제의 양은 72㎏에 불과했다.

 NASA의 ‘혁명적 제논추진체’(The NASA Evolutionary Xenon Thruster·NEXT)는 2013년 6월 24일 중단 없이 연속으로 4만 8000시간(약 5년 반)을 가동하는 기록을 세웠는데 이때 4만 3000시간 동안 가동하는데 소모된 연료는 고작 10t 정도였다고 한다.

 이온 엔진의 처음 추진 속도는 화학로켓에 비해 크게 밀리지만 연료가 빠르게 소진되어 가속에 한계가 있는 현재의 화학로켓보다 나중에는 수십~수백 배 빠르게 된다. 우주 공간에서는 공기 저항 등으로 운동에너지를 상실할 염려가 없기 때문에 추진력이 더해질수록 빨라지기 때문이다.

 실제 NASA의 소행성 탐사선 여명호(Dawn Spacecraft)는 5년 이상 엔진을 중단 없이 가동하면서 가속해 지금까지 어떤 우주선도 달성하지 못했던 초당 11㎞의 속도를 냈다. 

 NASA는 현재 목성 위성 탐사선 ‘JIMO’에 사용하기 위한 ‘고출력 전기추진’(High Power Electric Propulsion·HiPEP) 방식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HiPEP 엔진은 2004년 시험 가동 당시 초당 90㎞가 넘는 속도를 냈다.

 <마션>에서는 지구에서 화성까지 도달하는 데 200일이 넘게 걸리는 것으로 나오는데 실제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 6~8개월이 걸린다. 이온 엔진의 추진 속도가 이 수준에 이를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면 화성까지 날아가는 데 걸리는 시간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나아가 태양계의 끝까지도 인간을 보낼 수도 있다.


■화성 탐사를 위한 새 로켓 ‘SLS’

 NASA는 화성을 태양계 탐사의 전진기지로 보고 있다. NASA는 화성 탐사에 사용하기 위해 ‘우주발사시스템’(Space Launch System·SLS)으로 불리는 새로운 로켓을 개발 중이다.

 우주인이 탑승해 지구 궤도 너머의 원거리 태양계 탐사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화성 탐사선이 실릴 이 우주선에는 4개의 신형 ‘RS-25’ 엔진이 탑재된다. 과거 우주왕복선에 사용돼 100%의 임무 성공률을 보인 ‘RS-25’ 엔진을 개량한 것이다. NASA 측은 엔진의 ‘머리’라 할 통제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이 로켓에서 ‘Core Stage’로 불리는 추진체의 길이는 64.6m, 너비는 8.4m이다. 액화수소와 액화산소를 사용하는 엔진 1개의 추력은 232t(232,242㎏)에 달한다.   

 SLS 제작에는 보잉 사가 주력으로 참여하고 있다. 발사체의 첫 시험 비행은 2017년으로 예정됐다.


■화성 탐사 차량의 모습은?

 NASA는 과거 아폴로 계획과 스피릿과 오퍼튜니티 등 무인 화성 탐사로봇을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우주탐사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영화 속 탐사 차량과 NASA가 공개한 우주탐사차량(Space Exploration Vehicle·SEV)의 모양은 비슷하다. 실제 우주탐사차량은 화성이나 지구 근처의 소행성 등의 지표는 물론 우주공간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우주탐사차량의 지표 탐사용 모델은 360℃로 회전이 가능한 12개의 바퀴를 단 몸체 위에 캡슐 형태의 가압 선실이 얹혀 있는 형태다. 차량은 모든 방향으로 시속 10㎞의 속도로 다닐 수 있다. 두 명의 우주인이 탑승해 최대 14일간 탐사 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수면·위생 시설을 갖췄다. 

 우주 공간 탐사용은 가압 선실이 비행체 위에 얹혀있는 형태로 지상용과 마찬가지로 2명이 탑승해 최대 14일간 작업할 수 있다. 탐사 차량 개발에는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 기술들이 대거 접목됐다. 


■무료한 화성 생활의 오락거리, ‘우주 농사’(space farming)

 <마션>에서 주인공 와트니는 화성의 기지에서 감자를 심는다. 인류는 이미 우주 유인 탐사를 위한 준비 과정으로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상추를 비롯한 작물을 심어 수확하고 있다. 

 우주 공간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은 장기간의 우주 탐사에 나설 인류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식량을 공급받기 위해 필수적이다. 꽃이나 농작물의 씨를 뿌리고 커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주 생활의 무료함을 덜 수도 있다. 

 무중력 상태의 우주 공간에서 재배한 식물은 지난 8월 10일 처음으로 인간의 식탁에 올랐다. ISS의 농작물 재배 시설인 ‘베기’(Veggie)에서 수확한 레드 로메인 상추다. 우주정거장의 우주인들은 이 상추를 먹기 전에 구연산을 사용해 위생 처리를 했다. 절반은 먹지 않고 지상에서의 과학 분석을 위해 냉동 포장했다. 

 NASA는 지난해 5월부터 우주정거장에서 ‘Veg-01’로 이름 붙은 농작물 재배 시험으로 작물 재배 시설의 성능을 시험했다. 스페이스 X가 한 달 전 ‘베기’ 시스템과 레드 로메인 상추, 백일홍 씨앗을 우주정거장으로 배달했다. 

 첫 수확물은 같은 해 10월 지구로 보내져 안전성 검사를 받았고, 두 번째 시험이 지난 7월 8일 시작돼 33일간 이어졌다. 이 씨앗은 발아되기까지 15개월간 우주정거장에 머물렀다. 싹을 틔운 씨앗들은 붉은색과 푸른색 LED 빛을 보고 자란다. 녹색 LED 빛은 식물이 먹음직스럽게 보이기 위해 추가됐다.

 연구에 참여한 NASA의 레이 휠러 박사는 “푸른색과 빨간색의 파장은 식물이 자라기 위한 최소 조건으로 아마 전력 효율면에서 최상일 것이다”며 “녹색 조명은 인간의 시각 인식을 돕기 위한 것으로 붉은 빛과 파란 빛과 같은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토마토와 블루베리, 빨간 상추와 같이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신선한 식품을 우주 공간에서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뿐 아니라 우주방사선으로부터 일정 부분 보호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지상의 작은 흔적’이라 할 농작물을 기르는 것은 우주인들에게 심리적 안정 효과도 줄 것으로 기대된다.

 NASA의 조이아 마사 박사는 “지구에서 멀어질수록 식량 공급을 위해, 공기 순환을 위해, 심리적 안정을 위해 식물을 재배할 필요성은 더 커진다”며 “식물 재배 시스템은 장기간의 탐사 계획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물은 100% 재활용

 화성에 있는 우주인들은 식량과 마찬가지로 물도 자체적으로 생산해야 한다. 지구에서 화성으로 화물을 보내는 데 9개월 넘게 걸리기 때문에 물이 떨어졌다고 한가하게 기다릴 수 있는 처지가 안된다.

 우주정거장에 있는 우주인들은 ‘물회복 시스템’(Water Recovery System·WRS)을 이용해 땀과 눈물, 침, 심지어 소변까지도 모두 재활용한다. 한 우주인은 이를 “어제 먹은 커피가 내일의 커피가 된다”고 표현했다.

 WRS는 소변을 볼 때 나오는 가스와 물을 분리하기 위해 원심분리기를 이용한다. 우주에서는 지구처럼 두 물질이 나눠지지 않기 때문이다.

 물을 철저하게 재활용하는 기술은 다른 우주 관련 기술처럼 향후 지구에서 물이 부족한 지역의 식수난을 해결하는데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산소 발생기

 인간 생존에 식수와 식량, 산소는 절대적이다. 영화 <마션>에서 주인공 와트니는 산소를 만들기 위해 차량 연료 발생기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산소발생기(oxygenator)를 가동시킨다.

 실제 우주정거장에서도 산소발생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우주정거장 내의 물분자를 전기 분해해 산소와 수소를 만든다. 산소는 우주정거장 내로 보내고, 수소는 우주공간에 버리거나 일부는 우주정거장 내의 다른 부산물과 결합해 물을 만들기 위해 저장된다. 

 NASA는 현재 화성으로 여행에 적합하도록 부산물에서 산소를 더 많이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차세대 우주복 ‘Z’

 흐르는 물이 존재한다고 밝혀졌지만 화성은 생명체가 생존하기에는 여전히 가혹한 조건을 갖고 있다. 화성의 평균 지표 온도는 영하 27℃다. 우주에서 유영을 할 때 태양을 향할 때 온도는 약 121℃, 등질 때는 영하 121℃  정도이다. 우주 방사선도 치명적이다. 

 일반적으로 우주복은 우주 공간의 방사선과 열기, 한기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폐가 충분한 양의 산소를 흡수할 수 있을 정도의 기압을 유지해주는 기능을 한다. 최대 16겹에 달하는 우주복의 섬유층에는 숯과 코코넛, 티타늄 성분이 들어가 자외선을 98% 차단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외부 충격에 뚫리거나 찢기지 않게 하고 영하 176℃의 혹한과 화재 시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다. 

 화성 탐사에 나선 우주인들은 태양계 탐사를 위한 NASA의 차세대 우주복 표준인 ‘Z 시리즈’의 우주복을 입게 된다. NASA는 2012년 첫 작품인 ‘Z-1’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Z-2’(Z-2 Exploration Suit)의 성능 시험에 들어갔다. 

 ‘Z 시리즈’ 우주복은 이전 우주복과 달리 착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였고, 안전성을 높였다. 우주 유영을 하거나 지표에서 활동할 때 신체 능력을 강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Z-2’는 이전 버전인 ‘Z-1’에 비해 몇 가지 점에서 개선이 있었다. 먼저 장시간의 우주 유영 활동(Extravehicular Activity·EVA)에 필요한 내구성을 갖도록 상체 부분의 소재를 강화됐다. 작은 운석 등이 우주인의 몸에 부딪힐 경우를 가정했다. 

 Z-2의 소재는 화성 표면의 완전 진공 상태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또 처음으로 우주복 외피에 전자발광식 배선 장치를 사용했다. 3D 프린터와 3D 스캔을 이용해 착용자에 딱 맞도록 제작된다. 상·하의의 개념을 도입해 입기 좀 더 편리해졌다.

 NASA는 최종적으로 ‘Z-2’를 개선한 ‘Z-3’를 화성으로 떠날 우주인들에게 입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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