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살이에도 똑같이 계속된다
한국에 잠깐 와있는 동안, 나에게 꼭 글 쓰는 시간이 주어졌음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종로3가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파이키'라는 책&커피 음악까지 같이 즐길 수 있는 공간에서, 꼭 그 창가를 바라본 1인용 책상에서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며.
그렇게 혼자 있는 시간을 십분 활용해서, 후다닥 설렁탕에 파김치를 챙겨먹고 종로3가역으로 왔다. 한국에 있을 때마다 있게 되는 공덕이라는 동네와 종로/을지로/연남동 이쪽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역시 난 강북파야!
막상 파이키에 도착하자마자 일이 너무 바빠져서 몇시간을 컴퓨터를 붙잡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 공간에서 맛난 커피 마시고 노트북을 두드릴 수 있다는 것 자체로 넘-넘 행복했다. 아이스아메리카노도 2잔이나 마시고. 이전처럼 책까지 읽을 여유 시간은 안됐지만 나와의 약속을 위해 바쁜 일을 우당탕탕와장창 마무리하고 블로그를 켰다. 요즘 내가 주요하게 하고 있는 생각들은 무엇일까!
1. 나는 어떻게 일을 해야 할까?
커리어 내내 문화기획 / 콘텐츠 / 조직문화 업을 하며, 계속 이 일이 내 커리어에 맞는지에 대한 고민을 주요하게 하고 있다. 이 고민에 대해서는 앞으로 1년 뒤, 3년 뒤, 5년 뒤, 그리고 10년 뒤, 20년 뒤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걸 그냥 이제는 받아들인 채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치열하게 고민하다보면 다시 몰입해서 내 업에 빠져드는 시간이 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고민한 덕분에!)
나는 직장인이 아니라 '직업인'이 되고 싶다. 어느 직장/어느 회사에 다니는 지보다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것을 스스로 더 각인하고 강조하며 살고 싶다. 결과적으로는 회사를 다니면서 재미있고 설레는 순간도 물론 있지만, 거의 매일 동료들/업무들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이는 통제적인 내 성격과 통제 범위에 없는 상황들이 계속해서 펼쳐지는 회사 상황이라는 그 괴리에서 일어나는 꾸준한 스트레스 인 것으로 내 안에서 결론이 낫다! 하지만 매일 출근하는 회사인데 좀 더 행복하고 재미있게 다니고 싶은 생각이 주요하다. 이 스트레스를 어떻게 잘 컨트롤 하면서 다닐 것인가가 고민이다. 매일 행복한 일 찾아가며 일하고 싶어!
2. 앞으로 계속 회사를 다니며 살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어떤 일을 해야하나?
조직문화 라는 일은 회사 안에서 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조금 넓혀놓고보면 꼭 기업이 아닌 커뮤니티에서도 적용할 수 있고 어디든 '목적과 목표가 있는 모임'이 있는 곳이면 적용이 가능하다. 또한 외부에서 기업의 조직문화를 컨설팅해주는 일들도 늘어나고 있다. 내가 일단 기업에 있기로 선택을 한 것은 내가 '프리랜서'보다 하나의 조직과 그룹에 소속되어 팀으로 일하고, 동료들과 활발한 상호작용을 주고 받으며 일하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프리랜서에서 다시 기업으로 옮기게 되었다.
하지만 회사생활도 8년차에 접어들다보니,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와 더불어 이 일을 내가 계속 하는 것이 과연 나에게 행복한 일인가? 라는 생각까지 들었고. 결국엔 '내 일'을 해야하는 게 맞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돈을 버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이 고민은 1번 고민과도 계속 연결지어 생각하게 된다. '내 일'을 한다는 것은 결국 회사에서 나와 월급이 없이 내 돈을 버는 일이 되는 것인데, 수익이 없이 마냥 그만두는 과감한 일은 하지않으려고 한다. 지금까지의 성과 또한 내가 꾸준하게 이뤄낸 일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현재는 해외에서 외화를 벌어오고 있기 때문에 (ㅋㅋ) 꾸준한 언어 공부와, 지금 하는 일들은 팀에서 계속 커뮤니케이션해가면서 내 목표와 연결시키고, 그렇게 나의 일들에서 내가 새롭게 배우는 점들을 지속적으로 개발시켜보는 것이 과제이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야.
그러니 그 외에 고민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일들을 추려 본. 공간 기획, 글쓰는 일, 콘텐츠를 만드는 일, 커뮤니티를 만들고 브랜딩 하는 일들에 계속 마음이 간다. 어디서부터 연구하고 시작을 하면 좋을지 계속 이것저것 점을 찍어보고 있다.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올해는 '토끼굴'이라는 인사이트를 주고 받는 커뮤니티를 하나 만들었고, 일본 생활에 대한 유투브를 분기별 콘텐츠 1개씩 찍어 올리고, 회사에서 새로운 PR 영역에 대한 공부도 같이 하며 다시 홍보/브랜딩/커뮤니티 등등에 대한 공부도 하고 있다. 꾸준히 일본 생활에 대한 글과 고민들도 써보고 있고. 새로운 공간들을 방문해보는 일들도 주말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게으르지 않게 해보고 있다.
역시나 도달한 것은 나라는 사람은 '나'의 매일의 행복에 매우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그게 나에게 제일 제일 중요한 일인 듯 하다. 그래서 이 고민의 시간도 값지게 여겨야겠다. 파이키 공간의 이곳저곳에 써있던 '일상속 작은 탐험을 경험하는 공간'이라는 말이 참 눈에 들어온다. 나라는 사람의 일상에서도 스트레스/어려움 등을 작은 탐험 등을 경험하는 중이라고 생각하며, 조금은 가볍게 받아들여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