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을 파트너로 만드는 동맹의 기술
숨 막히는 대치.
명성그룹의 경호팀과 정체불명의 차민준 팀, 그 사이에 낀 소대리 일행은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신세였다.
경호팀장이 의심스러운 눈으로 차민준에게 물었다.
“차 팀장님, 회장님의 뜻이라니요? 저희는 어떤 명령도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차민준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그를 마주 보았다.
그는 품 안에서 휴대폰을 꺼내, 마치 방금 받은 메시지인 것처럼 화면을 경호팀장에게 쓱 보여주었다.
화면에는 ‘한서희 이사’의 이름으로 온 메시지가 떠 있었다.
[소란 피우지 말고 조용히 처리해. 그들은 내가 직접 데려간다.]
“이제, 이해가 되셨습니까?”
경호팀장의 얼굴이 굳어졌다. 한서희 이사의 직접 명령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그룹 내에서 그녀의 권위는 회장 바로 다음이었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 결국 부하들에게 손짓으로 길을 열라는 신호를 보냈다.
“모시겠습니다, 팀장님.”
차민준은 소대리 일행을 향해 턱짓을 했다.
“타시죠. 여기서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네 사람은 얼떨떨한 상태로 차민준이 준비한 차에 올랐다.
차들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명성의 경호팀은 그저 멍하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차는 한참을 말없이 달렸다.
마침내 안전한 곳에 접어들었다고 생각되었을 때, 이대리가 참지 못하고 차민준의 어깨를 붙잡았다.
“당신, 대체 정체가 뭐야! 우리를 갖고 노는 건가, 아니면...”
차민준은 백미러를 통해 뒷자리에 앉은 윤상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 처음으로 깊은 슬픔과 회한이 어렸다.
“7년 전, 저는 이제 막 입사한 신입사원이었습니다.”
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때 저의 멘토이자, 아버지처럼 따르던 분이 바로... 윤상호 상무님이셨습니다.”
그의 고백에 모두가 놀랐다.
“상무님은 저에게 일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올바르게 사는 법을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런 분이 하루아침에 비리 주동자로 몰려 쫓겨나는 것을 보며,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무력감이, 지난 7년간 저를 괴롭혀온 악몽이었습니다.”
그는 진 회장의 제국 안에서 칼을 갈며 때를 기다려온 것이다. 복수를 위해, 그리고 존경하던 상사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소대리님의 공동 프로젝트 제안서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직감했습니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는 것을. 그래서 한 이사에게는 충성하는 척 정보를 흘리면서, 뒤로는 제 사람들을 모아 만일을 대비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밤처럼요.”
그는 배신자가 아니었다.
제국의 심장부에서,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 홀로 싸워온 또 한 명의 동지였다.
차민준이 그들을 데려온 곳은 그가 비밀리에 마련해 둔 안전가옥이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창고였지만, 내부는 최첨단 통신 장비와 감시 시스템을 갖춘 완벽한 작전 본부였다.
이제 팀은 다섯 명으로 늘어났다.
소대리, 장대리, 이대리, 그리고 새로운 아군 차민준과 이 모든 사건의 키를 쥔 윤상호.
하지만 갑작스럽게 합류한 차민준을 모두가 온전히 신뢰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우릴 구한 진짜 이유는 뭐야? 복수? 아니면 다른 꿍꿍이라도 있는 거 아닌가?”
이대리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믿지 못하셔도 좋습니다.” 차민준은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겐 공동의 목표가 생겼습니다. 진성준 회장을 끌어내리는 것. 그러기 위해선 이제 서로를 믿는 수밖에 없습니다.”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장대리가 날카롭게 의문을 재기했다.
“차팀장님이 우리를 뺴돌린 것에 대해 회사에는 어떻게 변명할 생각이죠?”
모두의 시선이 차팀장에게로 향했다.
“이사님에게 제안했습니다.” 차민준 팀장이 진지한 얼굴로 자신의 전략을 설명했다. “저는 지금 여러분을 속이고 경호팀으로부터 구출한 척, 여러분의 신병을 확보한 겁니다. 명성그룹 최대의 적들을 바로 제 눈앞에 붙잡아 두고 여러분의 비밀과 작전을 파악하는 거죠.”
차민준은 한 이사의 스파이를 자처함으로써 소대리팀과 윤상호를 보호함과 동시에 시간을 벌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놓은 것이다.
소대리는 그의 눈을 보았다. 그가 사무실에서 보았던, 고뇌에 빠진 인간의 눈.
그는 손을 내밀어 차민준과 악수를 청했다.
“함께 싸웁시다.”
불안하지만, 강력한 동맹이 새롭게 결성되는 순간이었다.
그들의 동맹을 가장 굳건하게 만들어준 것은 윤상호의 변화였다.
자신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옛 부하와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며, 그의 내면을 짓누르던 공포의 껍질이 깨지고 있었다.
“내가... 내가 나서겠소.”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내가... 당신들의 데드맨 스위치가 되겠소. 그리고, 진 회장을 한 번에 무너뜨릴 수 있는 마지막 열쇠를 주겠소.”
그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김지혁 기자가 손에 넣었던 디지털 파일은, 사실 ‘사본’이라는 것.
“진 회장은 그 누구도 믿지 않는 사람이오. 그는 자신의 모든 범죄 기록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기록한 물리적인 ‘비밀 장부’에 보관하고 있소. 디지털 데이터는 조작이 가능하지만, 자신의 필체는 속일 수 없다고 믿는 편집증 환자니까.”
“그 장부가... 어디 있습니까?” 소대리가 물었다.
“명성그룹 본사 30층. 진 회장 집무실 안의 개인 금고.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 바로 그곳에.”
이제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그들이 가진 디지털 파일은 진 회장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미끼’일 뿐, 그를 완전히 침몰시킬 결정적 증거는 아니었다. 진짜 ‘총알’은 적의 심장부, 가장 깊고 위험한 곳에 숨겨져 있었다.
남은 시간은 이제 단 닷새.
차민준이 집무실 주변의 설계도와 보안 시스템 자료를 스크린에 띄웠다.
적외선 감지기, 동작인식 센서, 24시간 감시 CCTV, 그리고 지문과 홍채로만 열리는 겹겹의 보안 시스템.
“...이건 영화에서나 보던 거잖아.” 이대리가 기가 막힌 듯 중얼거렸다.
소대리는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두려움 대신, 기획자의 냉철한 분석력이 번뜩이고 있었다.
이것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불가능해 보이는 프로젝트였다.
“괜찮아.” 그가 팀원들을 보며 말했다. “우리라면 할 수 있어.”
가면을 통해 세상을 속이는 법을 배웠던 남자.
이제 그는 가면을 벗고, 동료들과 함께 세상을 속여야 하는 가장 위험한 작전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어제의 적이었던 차민준과 위험한 동맹을 맺은 소대리 팀!
직장에서도 경쟁 부서나 라이벌 회사와 어쩔 수 없이 협력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성공적인 결과를 위해, 적과의 어색한 동침을 강력한 파트너십으로 바꾸는 3가지 기술을 소개합니다.
1. ‘공동의 목표(Shared Goal)’를 가장 먼저 설정하라
서로에 대한 불신이 남아있는 상태에서는 감정적인 교류보다 명확한 목표 설정이 우선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번 분기 매출 목표 달성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뭉쳤다”는 점을 명확히 하세요.
개인적인 감정은 배제하고, 공동의 이익에 집중할 때 비로소 생산적인 협력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2. ‘역할과 책임(R&R)’을 명확하게 문서화하라
불안한 동맹일수록,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문서로 규정해야 합니다.
‘A업무는 A팀이 O일까지 책임진다’, ‘B업무의 최종 결정권은 B팀에 있다’처럼 구체적으로 명시하세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최악의 상황을 막고, 각자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최소한의 규칙을 만드는 것이 동맹 유지의 핵심입니다.
3. 작은 성공(Small Win)을 함께 만들고 공유하라
거창한 목표를 향해 가기 전에, 단기간에 함께 성취할 수 있는 ‘작은 성공’의 경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보고서를 함께 완성하거나, 사소한 문제를 같이 해결하는 경험을 통해 ‘우리도 함께 하니 되는구나’라는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함께 축하하는 커피 한 잔이, 어색한 관계를 녹이고 신뢰를 쌓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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