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부. 꼰대가 되지 않는, 혹은 꼰대에 대처하는 법

세대 차이를 넘어 존중으로 소통하는 법

by 공감디렉터J

“라떼는 말이야...”
이 말이 들리면 조건반사적으로 귀를 막고 싶어지는 건 저뿐만이 아닐 겁니다.

'꼰대’라는 단어는 어느새 기성세대를 조롱하는 밈을 넘어, 소통 불가의 상징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젊은 꼰대’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립니다. 나이가 많다고 꼰대가 되고, 어리다고 깨어있는 건 아닙니다.

꼰대의 본질은 나이가 아니라 태도에 있습니다.

“내가 옳고 너는 틀렸다”, "까라면 까"라는 일방통행식 소통이 바로 꼰대질의 핵심이죠.
직장은 다양한 세대가 모여 사는 작은 지구와 같습니다. X세대 팀장님과 MZ세대 신입 사원이 서로를 ‘외계인’ 보듯 하지 않고, 든든한 '동료’로 마주하기 위해서는 어떤 통역기가 필요할까요?


내가 꼰대라고? 겸손이라는 백신

먼저, 나도 모르게 꼰대가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자가 진단이 필요합니다.

김범준 작가는 "지위와 권한이 생기면 누구나 꼰대가 될 위험에 노출된다"고 경고합니다.
내가 말할 때 상대방이 입을 다물고 있나요? 내 경험담을 늘어놓을 때 후배들이 영혼 없는 리액션만 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위험 신호입니다.

꼰대 바이러스를 막는 유일한 백신은 '겸손’입니다.

“내 방식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요즘 친구들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죠.
후배가 낯선 툴을 쓰거나 이해 안 되는 제안을 할 때, "그게 뭐냐? 우린 이렇게 안 했어"라고 면박 주는 대신 물어보세요.
“오, 그건 처음 보는데? 어떻게 하는 거야? 나 좀 알려줘.”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고 배우려는 상사. 이보다 더 쿨하고 멋진 어른은 없습니다. 권위를 내려놓는 순간, 오히려 진짜 존경이 따라옵니다.


MZ를 움직이는 버튼: WHY

반대로, 기성세대가 MZ세대를 움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즘 애들은 끈기가 없어”, "시키면 그냥 하지 말이 많아"라고 불평하기 전에 그들의 작동 방식을 이해해야 합니다.

김령아 작가는 MZ세대를 움직이는 핵심 버튼이 바로 'WHY(왜)'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무조건적인 복종을 거부합니다. 대신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납득이 되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몰입합니다.

벽돌을 나르라고 시키지 마세요. "우리는 지금 아름다운 성당을 짓고 있어. 네가 나르는 이 벽돌이 그 성당의 주춧돌이 될 거야"라고 설명해 주세요.
단순 업무를 지시할 때도 "이 데이터 정리가 끝나면 우리 팀의 내년 전략을 짜는 데 아주 중요한 근거가 될 거야"라고 의미를 부여해 주세요.
전체 그림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이해한 그들은 더 이상 수동적인 '요즘 애들’이 아닙니다.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당신의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상사도 위로받고 싶은 사람이다

이제 반대 입장에서, 꼰대 상사 때문에 괴로워하는 주니어들에게 박상미 교수가 전하는 팁을 들어볼까요?
“상사를 미워하기 전에, 그들의 감정을 읽어주는 ‘라벨링’ 기술을 써보세요.”

상사가 이유 없이 화를 내거나 꼬투리를 잡을 때, 같이 화를 내거나 주눅 들지 마세요. 대신 쓱 다가가 이렇게 물어보는 겁니다.
“팀장님, 오늘 표정이 안 좋으신데 혹시 힘든 일 있으세요?”
“요즘 위에서 압박이 많으시죠? 제가 도울 건 없을까요?”

이 말 한마디가 기적을 만듭니다. 천하무적일 것 같던 상사도 사실은 외롭고 불안한, 위로받고 싶은 한 명의 인간일 뿐입니다. 부하 직원이 자신의 감정을 알아주고 걱정해 준다는 사실에 그들은 무장 해제됩니다.

꽉 막혀있던 꼰대의 가면이 벗겨지고, 인간적인 소통의 문이 열리는 순간입니다.


판단 대신 관찰을 말하라

세대 갈등의 대부분은 서로를 섣불리 '판단’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쯧쯧, 쟤는 예의가 없어.” (판단)
“저 상사는 꽉 막혔어.” (판단)

박상미 교수는 판단의 언어를 '관찰의 언어’로 바꾸라고 조언합니다.
“김 대리, 맨날 지각이야? 정신 상태가 썩었어!” (비난)
이 말을 이렇게 바꿔보세요.
“김 대리, 이번 달에 9시 넘어서 출근한 게 벌써 다섯 번째네. 무슨 일 있어?” (관찰 + 질문)

팩트(5회 지각)만 짚어주되, 그 이유를 물어보는 것입니다.

상대는 비난받았다는 반발심 대신,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뜨끔하게 됩니다.

"죄송합니다. 사실은..."이라며 사정을 이야기하거나 태도를 고치게 되죠. 감정을 빼고 사실만 말하는 것, 그것이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가장 세련된 화법입니다.


우리는 서로의 통역사가 되어야 한다

기성세대는 MZ세대의 효율성과 당당함을, MZ세대는 기성세대의 경험과 노련함을 존중해야 합니다.

서로가 틀린 게 아니라, 살아온 시간과 쓰는 언어가 다를 뿐이라는 걸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소통은 시작됩니다.

오늘, 당신 옆자리의 그 '외계인’에게 먼저 말을 걸어보세요.
“부장님, 그건 어떻게 하셨던 거예요?”
“김 사원, 요즘 이 앱이 유행이라며?”

꼰대가 되지 않는 법도, 꼰대에 대처하는 법도 결국은 하나입니다.

상대를 나와 같은,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으로 대하는 것.

그 마음이 꼰대라는 벽을 허물고 진짜 대화를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