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당장 시작하는 '말씨 개조' 프로젝트
우리는 지금까지 9부에 걸쳐 '말’이라는 거대한 숲을 지나왔습니다.
텍스트라는 메마른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법, 꼰대라는 거대한 벽을 넘는 법, 무례함이라는 가시덤불을 헤치고 나가는 법까지.
이제 마지막 관문 앞에 섰습니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막상 입 밖으로 내뱉으려니 어색하고 쑥스러운 당신.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는데..."라며 뒷걸음질 치고 싶은 당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타고난 달변가는 있어도, 타고난 '공감러’는 드뭅니다.
우리가 만난 말하기의 고수들도 처음부터 완벽하진 않았습니다.
그들 역시 수없는 말실수와 이불킥의 밤을 지나, 깎고 다듬어 지금의 품격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말은 재능이 아니라, 근육처럼 단련할 수 있는 '기술’이니까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모방’입니다. 주변을 둘러보세요.
왠지 모르게 끌리는 사람, 대화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을 겁니다.
그 사람을 당신의 '말하기 멘토’로 삼으세요.
박상미 교수는 "좋은 드라마나 영화 속 캐릭터를 따라 하는 것도 훌륭한 훈련"이라고 말합니다.
주인공이 위기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처하는 대사, 따뜻하게 위로를 건네는 말투를 유심히 관찰하세요.
그리고 거울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해보는 겁니다.
“그랬구나, 많이 힘들었겠다.”
“제가 놓친 부분이 있을까요?”
처음엔 연기하는 것 같아 닭살이 돋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뇌는 멍청해서(?) 당신이 연기하는 건지 진짜인지 구분하지 못합니다.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그 말은 당신의 뇌에 각인되고 점차 당신의 진짜 말투로 스며듭니다. 흉내 내다보면 어느새 진짜가 되는 마법, '가면을 쓰다 보니 얼굴이 되었다’는 말처럼 말이죠.
위급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만능 치트키’ 문장들을 준비해두세요.
김범준 작가는 이를 '한 줄 보석 문장’이라고 부릅니다.
당황스럽거나 할 말이 없을 때, 이 문장들이 당신을 구해줄 겁니다.
감사를 전할 때: “덕분입니다.” (그냥 고맙다가 아니라, 네 공이 크다는 인정)
도움을 받았을 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 특히 OO 부분이 큰 힘이 됐습니다.” (구체적인 칭찬)
확인할 때: “제가 이해한 게 맞는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오해 방지 및 존중)
거절할 때: “가능한 범위를 먼저 말씀드리면...” (단호하지만 부드럽게)
갈등 상황에서: “우선 합의 가능한 지점부터 정리해볼까요?” (해결 지향적 태도)
이 문장들을 포스트잇에 적어 모니터 옆에 붙여두거나, 스마트폰 배경화면에 띄워두세요.
입에 붙을 때까지 중얼거려보세요. 결정적인 순간, 당신의 입에서 튀어나온 이 보석 같은 말 한마디가 상황을 반전시킬 것입니다.
혼자서 노력하기엔 세상의 파도가 너무 거칠 때가 있습니다.
그때 필요한 것이 바로 내 편, '맞장구 파트너’입니다.
박상미 교수는 친구나 가족, 동료 중 한 명과 계약(?)을 맺으라고 조언합니다.
"우리는 무조건 서로의 편이 되어주자"라고요. 내가 밖에서 무슨 일을 겪고 와서 하소연하든, 일단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네가 그랬다면 이유가 있겠지”, "저런, 네가 얼마나 속상했겠어"라고 맞장구쳐주는 존재.
내가 살인을 저질렀어도(?) "죽일 만했나 보지"라고 말해줄 수 있는 맹목적인 내 편 한 사람만 있어도, 우리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 사람에게서 받은 공감 에너지로 다시 세상에 나갈 힘을 얻으니까요. 그리고 당신도 그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주세요. 서로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주는 것이 아니라, 감정 충전소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말투를 바꾼다는 건 단순히 "말을 예쁘게 하자"는 도덕적 캠페인이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가장 영리한 전략이자, 나를 지키는 가장 튼튼한 방패입니다.
김범준 작가는 말합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나의 지위를 높이거나 인격을 성인군자처럼 바꾸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말투는 기술이기에 연습하면 누구나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작은 변화가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오늘부터 시작해 봅시다. 거창할 필요 없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동료에게 “안녕하세요” 하고 3초간 눈을 맞추며 웃어주는 것. 아내에게, 남편에게 "오늘 하루 고생 많았지?"라고 따뜻하게 물어주는 것.
그 사소한 말씨 하나가 씨앗이 되어, 당신의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다정하고, 조금 더 살만한 세상이 될 것입니다.
부디 당신의 말이, 당신을 닮아 향기롭기를 바랍니다.
나를 지키고 사람을 얻는 말의 품격, 이제 당신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