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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는 설거지를 대신 해줄 수 있을까?

AI와 함께 창작하기

식기세척기를 처음 샀을 때, 단순히 설거지를 식기세척기가 대신 해준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사람인 내가 그릇을 하나 하나 식기세척기에 겹치지 않게 신경쓰며 차곡차곡 쌓아야 했고, 식기세척기 청소도 해야 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릇이 잘 닦이도록 애벌 세척을 하고 넣고 있다.

'아니, 무슨 설거지하는 것보다 더 번거롭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직접 설거지할 때는 땀을 뻘뻘 흘리며 한 번에 15분에서 30분, 그럼 하루에 세번씩 설거지한다고 계산해보면 대략 45분에서 1시간 30분을 설거지를 하는 데 사용했었다. 분명히 식기세척기가 완전히 설거지를 대신해주진 않지만 그릇을 세제로 닦고, 물로 세척해주고, 열로 건조해주는 단계만 해주어도 나에게 한 번에 15분이라는 황금같은 시간이 생긴다.

원래는 식사를 마치고 매번 설거지를 하고 땀을 뻘뻘 흘렸는데, 이제는 약간 번거롭지만 그릇을 물로 대충 행궈서 식기세척기에 넣고, 2시간 가량 자동 설거지가 끝나길 기다린다. 그리고 그 시간에 나는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마신다. 분명히 식기세척기가 있기 전과 후는 많이 달라졌다. 

내가 식기세척기가 직접 그릇을 옮기고, 그릇을 차곡차곡 쌓는 것까지 대신 해주지 못한다고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식기세척기가 아껴주는 시간에 집중했듯이 현재의 ChatGPT 로 대표되는 AI 서비스들은 우리의 창작을 대신 해주진 못하지만 반복되는 창작의 작업을 대신 해준다. 프로그래밍이 반복되는 계산 작업을 대신 해주어서 생산성을 높여주었다면 AI는 반복되는 창작 작업을 대신 해준다.   

아래 링크는 구글에서 공개한 AI 서비스 bard 에게 "제주도 청년 교육기관 및 교육 프로그램 현황" 을 표로 정리해달라고 한 결과물이다. 그리고 그 표를 구글 문서로 저장해달라고 하고, 그 다음에 PDF 로 다운로드 받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AI가 완전하게 모든 것을 대신 해주진 않았다. 그릇을 옮기지 못하는 식기세척기처럼, AI는 한번에 모든 자료를 취합하진 못했고, 나는 세 번의 질문을 조금씩 다르게 반복해서 더 많은 자료를 얻을 수 있었고, 그릇을 옮기듯이 세 가지의 각기 다른 결과물의 자료를 한 문서로 옮겨서 하나로 만들었다.



이 모든 과정이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만약 내가 직접 이 과정을 다 했었다면 일단 구글에서 "제주도 청년 교육기관" 이라고 검색하고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서 내용을 확인하고, 그 내용을 다시 타이핑하거나 복사하고, 문서에 표를 제작해야 한다. (으윽... 문서에 표 작업하는 게 얼마나 번거로운지 문서작업하시는 분들은 다 공감하실테다) 그리고 표에 하나 하나 자료를 입력해야 한다. 대략 유추해봐도 이 문서를 똑같이 완성하는데 적어도 1시간은 걸렸을 것이다. 자료검색과 자료수집, 자료정리, 문서화(표제작) 이 번거로운 단계를 AI가 대신 해주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틀린 자료가 없는지 확인하고, 의도에 맞게 자료를 재배치하는 정도이다. 생각해보니 정말 똑똑한 직원이 한 명 생긴 셈이다. 그리고 직원에게 일을 맡겼어도 1시간이라는 작업시간이 필요한데, AI는 그 작업시간마저 단축시켜서 금방 작업을 끝마친다.




AI와 함께 작업하기는 개인의 생산성을 극대화해줄 것이다.




AI에 열광하는 IT, 스타트업 분야 사람들도 있지만 아날로그를 좋아하는 창작자들은 아직까지 ChatGPT에 접속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나도 처음에는 OpenAI와 ChatGPT의 차이점을 몰랐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으 위해서 AI와 함께 창작하기 라는 텀블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같이 AI를 활용해서 창작 작업을 하고, 그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을 전자책으로 출간하는 프로젝트이다. 새로운 기술이 출현했을 때는 누구나 처음 배우는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과정을 함께 할 수 있는 동료들이 있다면 우리는 좀 더 빨리 시도하고, 실패하고, 그 경험을 공유하면서 더 빠르게 배울 수 있다.




설거지는 AI에게 맡기고,
우리는 재미있는 창작 작업에 집중해보자.



https://tumblbug.com/makingcover_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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