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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 writes Mar 22. 2016

마른 꽃 이야기

2. 자스민


마른 꽃 이야기, 2


이천 십이 년 여름,

방콕의 꽃수레 위에 있던 꽃입니다.

열국의 사람들은

그날의 바람과 물결이

부드럽길 바라며

이 꽃을 뱃머리에 걸어둡니다.

오늘 당신에게 올

바람과 물결도

부드럽기를 바랍니다.




결혼을 하고 나면

커다란 마음을 품은 어른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매일같이 조약돌만 한 생각들로 가득하다.

'머리카락을 자주 만지는 여자가 되지 말자'

'앞사람이 말할 때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시선을 빼앗기지 말자'

'누군가의 문장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말하자'

'마지막으로 한 마디 보태려는 버릇을 버리자'

같은 다짐들.

이것은 과연, 결혼을 했기 때문일까.

살면서 언제라도 몸과 마음이 아프지 않기를,

하루 중 어떤 시간에라도 고개 숙이거나 무안한 표정을 지을 일이 없기를,

본인보다 더 바라는 사람이 생겼다.

내가 조약돌만 한 다짐들을

빠짐없이 잘 지켜낸다면,

그 사람에 대한 바람도 이루어질 것만 같다.

진실로 비나이다 비나이다 하는

초인적이고, 또 화학적인 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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