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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how Feb 25. 2018

아무도 모르는 죽음, 고독사

_어쩌면 바로 나, 당신의 이야기

당신에게는 몇 명의 친구가 있습니까?

형제자매들과는 1년에 몇 번이나 만나고 연락을 합니까?


한창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연령대의 사람들에게는 특별할 것 없는 이 질문이, 어떤 이들에게는 무척 당혹스럽고 대답하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

그들은 휴대폰에 저장된 타인의 연락처가 '0'이거나 일 년에 한 번도 일가친척이 찾지 않는 외로운 이들이다. 그들도 한창 시절에는 밤낮없이 바쁘게 일하며 친구, 친척, 사회적 인간관계들로 무수한 만남들을 가져왔을 것임에 틀림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태어날 때나 죽을 때 결국은 혼자라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에는 풍성하고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살아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하나둘 나이 들어감에 따라 어느 순간 서서히 사회의 일선에서 물러나면서부터 다양하던 인간관계와 활동이 줄어들고 축소되어 버린다. 그것은 늙어감에 따라 어쩔 수 없는 변화일 것이다. 물론 나이가 들어서 활동반경이나 다양한 인간관계는 축소된다 해도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 몇몇과는 생의 후반까지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이들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21세기가 시작된 지도 어느덧 17년이 흐르고 있다. 그 사이 우리 사회는 엄청난 변화를 겪어왔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는 물론 인간관계, 가족관계의 변화가 특히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4인 가족이 기본이던 시절이 언제였던가 싶게 이제는 최소 1인만으로 이루어진 가구 수도 엄청나게 늘었다.

이는 통계청의 2017년 3월 5일의 발표에 의해 분명해진다. 2015년 말 기준 대한민국의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27.2%로 무려 52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1990년의 1인 가구 비율은 불과 9%였으나 25년 만에 3배 이상 급격히 늘어남으로써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편적인' 가구의 형태가 되었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표준 가족'의 대명사이던 4인 가구 비율은 얼마나 될까. 그것은 약 18.8%로, 2인 가구(26.1%)나 3인 가구(21.5%)보다도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가족의 해체는 인간관계의 단절로 이어진다는 점이 문제이다. 결혼하지 않았거나 이혼, 기러기 아빠, 주말 부부 등 가족과 함께 살지 않는 사람들은 바람직한 생활습관을 갖기 어렵다. 게다가 인간관계마저 단절될 경우, 고독사(孤獨死)와 같은 극단적이고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홀몸(독거) 노인 비율은 2012년 기준 약 120만 명으로 전체 노인 인구의 20%를 넘어섰다. 노인 열 명 중 두 명 이상이 혼자 살고 있다는 뜻이다. 현실이 이러하니 쓸쓸하게 혼자 죽음을 맞는 고독사 소식이 우리 지역, 우리 동네에서 들려오는 것이 이상한 일만도 아니다.  

   


“김씨! 김씨~! 안에 없어~? 이 양반이 어딜 갔나? 갈 데도 오라는 사람도 없는 사람이 며칠째 어딜 간 거야......?”

월세집주인은 며칠째 그가 보이지 않는 것을 의아하게 여기며 방문을 두드렸으나 인기척은 들리지 않았다.

“말없이 일도 안 나가고 놀러 갈 사람도 아니잖아....? 무슨 일이 난 거 아니야?”

또 다른 이웃이 옆에서 이렇게 되묻자 집주인은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에 경찰에 연락을 했다. 곧이어 파출소에서 출동한 경찰관이 김 씨의 잠긴 방문을 열고 들어섰다.

“어이쿠~! 이게 뭐야?”

먼저 들어서던 경찰이 외마디를 지르며 물러서자 뒤따르던 사람들도 발길을 멈추고 말았다.


비좁고 빛도 잘 들지 않는 방안 더러운 이부자리 곁에는 빈 술병들과 함께 57세의 세입자 김 씨가 싸늘한 주검으로 누워 있었다. 경찰이 그의 방에 들어갔을 때 가재도구라고는 낡은 이부자리와 전기장판, 휴대전화 2대가 전부였다. 그나마 휴대전화 한 대는 고장 난 상태였고 나머지 전화기에도 저장된 연락처는 하나도 없었다.

부산에서 30년 넘게 구두미화원으로 일해 온 김 씨는 2평 남짓한 월세방에서 가족이나 친척도 없이 철저히 혼자 지냈는데, 매일의 외로움을 달래느라 그가 먹은 것이라고는 소주와 안주가 전부였다. 사망원인은 알코올 중독이었다.

그는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청과 경찰청을 돌며 구두를 수거하여 정성껏 닦아 주는 일을 했다. 구두 한 켤레를 닦아주고 받은 비용은 500~1000원에 불과했으나 그렇게 한 푼 두 푼 모은 돈은 자그마치 8,000여만 원이 되어 있었다. 고아로 자란 데다 가족이나 친구도 없는 그는 사는 동안은 물론 죽는 순간까지도 홀로 외로운 죽음-고독사-을 맞고 말았다.


이와 같은 고독사는 언제부턴가 주변에서 흔히 들려오는 뉴스가 되었다.

어느 홀몸 노인이 혼자 숨진 지 한 달여가 지나서야 심한 악취 때문에 신고한 이웃에 의해 경찰에 발견되었다거나, 40대의 독신 남성이 지병에 시달리다가 홀로 죽음을 맞은 뒤 수년 만에 우연히 발견되었다는 등의 소식은 한 번씩 우리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이처럼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
고독한 죽음에 이르는 것을 고독사(孤獨死)라 하는데,
가족, 친척, 사회에서 격리돼 홀로 떨어져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홀로 죽음에 이를 뿐 아니라
많은 경우 오랫동안 시신이 방치되곤 한다는 것이 문제다.

현대사회에서 고독사가 증가하는 이유로는
고령화, 핵가족화, 인간관계 단절 등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러므로 고독사는 노인들에게서만 나타나는 문제는 아니다.

노인이거나 젊은이거나 혼자,
외부와의 관계 단절을 겪으며 지내다가
사망에 이르는 모든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고독사에 관한 보고는 일본에서 먼저 비롯되었으며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일본에서는 이미 심각한 문제로 파악하고 다양한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다.


인간관계의 단절이란 결국 소통의 부재를 의미한다.


만약 고독사를 당한 이들에게 서로 대화하고 관심을 나눌 대상이 있었다면 결과는 분명히 달라졌을 것이다.

갓난아기들은 24시간 돌보아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면서도 나이 들고 외롭게 홀로 지낼 수밖에 없는 우리의 이웃들은 소외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바로 옆집에 살던 사람이 어느 날 보이지 않는다면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아니, 그전에 이웃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하면 어떨까.

언제나 첫걸음이 어려운 법. 한번 인사를 건네고 나면 다음부터는 한두 마디 나누는 것은 훨씬 쉬워질 것이다.

인사하고 대화하고 그들과 소통하라.


예전에는 동네마다 반상회가 있었다. 그것은 매우 의미 있는 소통의 창구였다. 자신이 사는 마을의 집집마다 시시콜콜 어떤 일이 있는지,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나 반상회 모임에서 전해지고 함께 돕고 기쁨을 나누기도 했던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마을 중심의 공동체는 가족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분화되어 버렸으나 여전히 필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와 소통이 아니겠는가.      


somehow@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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