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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완 Mar 20. 2024

기름부음 받음

사울과 다윗, 성경 속 왕권은 어떻게 성립되고, 옮겨지는가

 지도자의 역량에 따라 조직은 성장하기도 쇠퇴하기도 한다. 지도자는 통치권을 상속받기도 하고, 천부적 자질을 통해 지도자가 되기도 한다. 나의 종교 가치관에 많은 영향을 끼친 기독교의 역사 속에서 지도자가 되었던 흥미로운 인물들을 발견했다. 초기 국가의 형성 과정에서 통치권을 상속받지 않고, 왕이 된 인물 바로 '사울과 다윗'이다. 나는 성경을 통해 기독교 역사 속에서 왕권이 어떻게 성립되고, 이동하는지, 그 작동원리를 알아보고자 한다.


<사울이 왕이 된 시대적 배경>


 사무엘이 나이가 들어 사무엘의 아들들이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사무엘을 따르지 않았다. 그들은 뇌물을 받고 판결을 공정하지 않게 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장로들이 사무엘에게 아들 대신 왕을 세워 이스라엘을 통치하도록 요구했다. (삼상 8:5)


 하지만 여호와는 이를 긍정하지 않았다. 백성들이 더 이상 이스라엘이 자신의 통치가 아니라 본인들이 세운 왕의 통치를 받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삼상 8:7)


<왕이 선출되기 전 이스라엘의 통치제도가 만들어졌다.>


사무엘은 통치제도를 백성들에게 전했다.


-남자는 군복무한다.

-왕이 천 부장과 오십 부 장을 임명하고, 왕의 밭을 갈게 하고, 추수하고, 무기와 장비를 만든다.

-여자는 왕을 위해 향료를 만들고, 요리하고, 떡을 굽는다.

-왕은 백성의 곡식 중 제일 좋은 것을 가져다가 신하들에게 준다.

-왕은 백성의 곡식과 포도원 수확물의 십일조를 거두어 자기의 관리와 신하에게 준다.

-왕은 백성의 노비와 가장 아름다운 소년과 나귀들을 끌어다가 일을 시킨다.

-백성의 양 떼의 십 분의 일은 왕에게 귀속된다.




이후 사무엘은 덧붙여 경고한다. 사무엘은 백성들이 왕을 세우지 않았으면 했다.(삼상 8:6)


너희가 세운 왕으로 인해 부르짖겠지만 여호와께서는 응답하시지 않을 것이다.


 이에 백성들은 우리도 왕이 있어야 한다고 반박한다. 다른 나라처럼 왕을 세워, 백성을 다스리고, 전쟁에 나가 싸워야 한다고 말한다. (사무엘상 8:19)


여호와는 백성들이 왕을 세우고자 하는 마음의 본질을 알지만 왕을 세워주기로 한다.(삼상 8:22)



<사울을 왕으로 내정하다>


 하나님이 사무엘에게 사울을 예언하고, 그를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삼으라고 한다. (삼상 9:16) 사울은 이스라엘의 작은 지파인 베냐민 지파의 사람이다. 그는 용모가 준수했고, 이스라엘에서 키가 제일 컸다. 그리고 그는 밭에서 소를 모는 농부였다.



사무엘은 백성들을 모아 왕을 뽑기로 한다. 이스라엘 모든 지파 중에 베냐민 지파가 뽑히고, 그중 마드리의 가족이 뽑히고, 사울이 뽑혔다.



 하루는 밭에서 소를 몰고 있던 사울은 백성들이 암몬 사람들에게 공격받고 있다는 한 백성의 말을 들을 때 하나님의 영에 크게 감동 되어, 분노(리더십과 용맹함 등)가 일어났다. 사울은 백성을 모으고 암몬을 쳤다.


 사울은 이스라엘 왕위에 오른 후에 이스라엘 주변에 있는 모압, 암몬, 에어돔, 소바 그리고 블레셋과 전쟁하여 모두 승리하였다. 사울은 이스라엘을 둘러싼 위협 속에서 백성을 보호했을 뿐 아니라, 승리로 이끈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되었다. 사울의 왕권은 전쟁의 승리로 유지, 정당화 되었다.




<사울의 왕권 박탈과 이동>


하나님은 사울에게 아말렉과 전쟁을 치러, 그들의 모든 소유물을 없애라고 했다. 하지만 사울은 전리품을 챙겼다. 자신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 실망한 하나님은 사울을 버리기로 한다.



그리고 사울은 자신의 기념비를 세웠다.

사울은 하나님의 영광이 아닌 자신을 높이기 위해 기념비를 세웠다.

사울의 숱한 전쟁 승리의 영광이 하나님이 아니라 본인에게로부터 난 것이라는 교만함을 행위로 보여준 것이다.



사무엘은 사울에게 하나님이 당신을 버렸다고 말했다.

사울이 사무엘의 말을 듣고 정신을 차렸지만, 여호와는 이미 돌아섰다. 마음이 조급해진 사울은 사무엘에게 자신의 죄를 사하고, 하나님을 경배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사무엘은 사울의 부탁을 거절한다.




후에 골리앗이라는 장수가 사울의 국가를 치려해 사울과 백성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하나님과 항상 소통하는' 다윗이라는 왜소한 자가 나와 돌팔매질로 골리앗을 쓰러뜨림으로써 백성들의 칭송을 받게 되었고, 사울은  지금까지 자신이 부대를 이끌고 직접 싸운 결과인 '전쟁 승리의 영광'으로 지탱되던 자신의 왕권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다윗을 죽이고자 하지만 다윗은 도망쳤다. 사울이 지속적으로 부대를 보내 다윗을 죽이려고 했지만 그럴때마다 하나님은 다윗을 보호했다.


추후 사울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전사하였고, 다윗은 유다의 왕으로 추대 되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울 왕조는 서서히 몰락했고,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이 된다.


이렇게 이야기의 막이 내린다. 



 사무엘에게 하나님이 사울을 예언하신 것처럼, 하나님은 지도자가 될 자를 예정하신다. 그렇게 하나님께 구속된 자는 지도자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의 길을 걷는다. 하지만 선택받았다고, 하나님의 영광이 영원한 것은 아니다. 왕권이 사울에서 다윗으로 이동했던 것처럼, 그에게 복종하지 않을 때 자신과 소통할 수 있는 다른 이에게로 이동시킨다. 하나님이 사울을 버리심에 따라 사울 왕조는 점점 몰락했으며, 이는 사울이 선천적으로 지도자의 면모를 지녔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이 그에게 임해 그가 지도자의 자질을 가진 자로 거듭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스라엘에서의 왕권은 오로지 하나님과의 관계에 달려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왕이 될 수 없는 자를 왕으로 세우지만, 하나님이 없는 그는 다시 별 볼 일 없는 사회 구성원에 불과하다. 하나님의 이끎으로 인해 왕이 된 자는 국가를 둘러싼 여러 문제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교만과 무한 투쟁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함께 하기에 국가를 둘러싼 문제는 그에게 대수가 아니다.




<참고문헌>

한동구.(2012).『사울과 다윗의 갈등』. 한국기독교신학논총 ,82(1),49-73.

한동구.(2016).『규범과 리더십.신학논단』,85,29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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