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미리보는 뮤지컬:줄거리, 공연정보
by 소모임 Jul 20. 2017

뮤지컬 찌질의 역사

이불킥하고 싶은 어린 시절 찌질했던 역사를 무대위에서 보다

굿모닝입니다. 여러분.
오전 출근 잘 하고 계신가요?


오늘은 지난 번 <신과 함께>에 이어 원작이 웹툰인 뮤지컬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할게요. 오늘 소개해드릴 뮤지컬은 <찌질의 역사>라는 작품인데요. 앞서 소개해드린 <신과 함께>가 한국의 토속신화를 잘 버무린 풍부한 세계관과 완성도 높은 이야기라면 <찌질의 역사>는 30대 남자가 10대, 20대 때 못난 생각과 행동으로 소중한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고 본인도 다쳤던, 이불킥하고 싶은 시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뮤지컬 <찌질의 역사>에 대한 소개와 줄거리, 공연과 원작 관련 이야기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1. 뮤지컬 <찌질의 역사>

뮤지컬 <찌질의 역사>는 김풍 글, 심윤수 그림의 웹툰의 이야기를 각색한 주크박스 뮤지컬입니다. 올해가 첫 공연으로 2017년 6월 2일부터 8월 27일까지 대학로 대명문화센터 수현재시어터에서 진행됩니다. 주요출연자는 6명인데 남자 주인공인 서민기 역할을 제외한 다섯명은 1인다역의 멀티맨입니다. 공연은 인터미션 15분 포함 2시간 동안 진행됩니다. 제작사는 뮤지컬 명성황후와 영웅의 제작사인 에이콤입니다.

공연의 줄거리는 원작의 맥락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30대의 남자 민기가 10대, 20대의 연애 시절을 회상하는 내용으로 원작의 배경이 되는 시대가 1990년부터 2000년인데 이를 반영해서 뮤지컬 넘버는 당시 유행한 노래들을 사용합니다. 김건모와 솔리드, 이문세, 성시경, 임창정, 동물원 등의 노래들이 나옵니다.

2. 줄거리

어느덧 서른 네살이 된 민기와 그의 친구들인 기혁, 광재, 준석이 미숙했던 어린 시절의 연애를 반성하는 이야기입니다. 대학 시절 항상 붙어다녔던 그들이었지만 졸업 후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고 그러다 민기가 영국으로 떠나는 일정이 잡히자 오랜만에 다시 뭉칩니다. (이들은 1977년생에 98학번 동기들입니다.)

오랜만에 만나 서로의 근황을 묻는 친구들. 어느 정도 술이 들어가고 이야기꺼리가 동이 나자 그들은 철없던 대학 시절의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괜찮은 여자다 싶으면 생각없이 들이댔다가 조금 힘들다 싶으니 잽싸게 도망가고 운좋게 사귀게 되면 작은 실수에도 구박하고 곤란한 일이 생기면 외면하고 막상 그녀가 힘들어 떠나려하면 비굴하게 매달렸던 그 시절의 이야기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당시의 일들을 회상하는 장면이 이어지는데...

3. 공연 후기

대개 뮤지컬 공연의 경우 기승전결의 스토리가 갖춰진 형태이지만 이 공연은 웹툰의 에피소드를 적절히 나열한 찌질한 모습의 연속입니다. 30대가 된 네 명의 친구가 10대, 20대를 회상하면서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찌질한 행동들이 나옵니다. (예를 들면, 현 여자친구를 친구들 앞에서 첫사랑과 외모를 비교하는 것,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면서도 상대방을 탓하는 태도, 지금의 여자친구에게 전 여자친구를 험담하는 것, 헤어진 후 주고받은 선물값을 계산해 수지타산을 맞추는 것. 첫날밤에 신부에게 '내가 처음이냐', '몇번 해봤냐' 등. 기혁과 광재는 처음에 자신의 사랑을 알지보지 못하고 보내고 난 후에야 그녀들을 찾아 나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모습'도 보이지요.)

본래 배우의 연기가 작품의 주제를 잘 반영하면 객석에서는 감탄과 환호가 나와야하는데 이 공연은 주제가 '찌질'인만큼 배우가 호연을 할수록 한숨과 탄식, 야유가 나옵니다. (그 유명한 장면인 '내가 정말 많이 잘못했는데 너도 잘못한거 있는거 알지?' 장면도 완벽하게 재현하더군요.)

상당한 웃음을 유발하는 공연으로 주인공 일행의 찌질한 언행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는 새 몸을 베베 꼬며 젊은 날의 어디쯤을 회상하며 주인공에 감정을 이입하게 되어버립니다. 그것을 통해 '그 때 그 시절의 우리'라는 공동체 정신(?) 비슷한 것이 생기게 되더군요.

뮤지컬 넘버들은 등장인물들의 당시 상황과 행동, 감정을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소극장 규모의 공연이기 때문에 소품을 사용하는 것에도 상당한 제약이 있는 편이지만 상당히 재치있게 해결합니다 .예를 들면 <찌질의 역사>에서는 영상을 소품으로 활용하는데 여자친구에게 보내는 문자메시지 내용을 화면으로 띄워 관객이 자연스럽게 이해하게끔 처리한다거나 네 명의 친구들이 피시방에서 놀 때 스타크래프트 영상을 띄운다거나하는 등 입니다.

이제 단점을 얘기하고 싶은데요. 먼저 뮤지컬 넘버를 들고 싶습니다. 모든 노래가15초 동안 재생되다가 끊기는데 이건 한창 노래와 분위기에 취해 관객의 정서가 열리려 할 때마다 맥을 끊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다 저작권 문제 떄문에 곡마다 짧게 부르는 것은 아닌지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티켓비는 성인 기준 6만원으로 꽤 비싼 편이고 소극장 공연인지라 전석이 동일합니다. 민기를 포함한 친구 네 명의 과거 연애 스토리를 2시간안에 모두 다루느라 극진행이 다소 허술해지고 개연성에도 문제가 잇어 보이는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또, 민기를 제외한 1인 다역을 하는 배우들의 캐릭터도 비슷하여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누가 누군지 헷갈리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또한 에피소드의 나열이 계속되기에 장면과 장면의 전환에서 다소 진부한 느낌도 듭니다.

같은 제작사(에이콤)의 작품인 영웅에 나오는 배우들(정재은, 박정원, 허민진)이 동시에 공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에이콤에서는 서울에서는 <찌질의 역사>가, 주말에는 <영웅>의 지방공연이 있는데 동시에 두 배역 이상을 맡느라 배우들이 꽤 고생을 할 것 같습니다. 민기 역을 맡은 배우 박정원과 강영석에 대한 호평이 많습니다. 민기를 제외한 3명의 남자들의 여친으로 나온 허민진 배우는 노래와 춤이 능숙해 누군가 했었는데 크래용팝의 초아라고 합니다.

소형 뮤지컬이기에 무대는 작고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에 의지하는 부분이 큽니다. 극 내용이 단순하고 넘버들도 인상적인 것이 없어 공연이 끝난 후에 기억에 남는 것은 적겠지만 공연 시간동안은 정말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공연 내 촬영은 금지이지만 커튼콜 때에는 촬영이 허용됩니다. 멋있고 영웅적인 주인공은 사라지고 비굴하고 얍삽한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 정말 '찌질의 역사'라는 제목이 얼마나 잘 만들어진 것인지 알게 됩니다. 원작을 보신 분들이나 시놉시스만큼의 기대를 갖고 보신 분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작품입니다. 

얼마나 많은 말들이 이별이라는 끝으로 밀어넣었는지 지나서야 깨닫는다.
- <찌질의 역사> 中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keyword
magazine 미리보는 뮤지컬:줄거리, 공연정보
문화생활 동호회 플랫폼, 소모임입니다.
www.friendscube.com
댓글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서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