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필붓
만년필의 거친 선이 좋아서
펜촉이 무뎌질 정도로 손맛을
보아왔는데 어느 날부터
붓의 부드러움에 끌려서
요즘은 만년필보다 붓을 더
많이 잡는다. 그림용은 서예
붓을 쓰지 못하니까 세필붓을
쓰는데 값이 싼 것은 만원대부터
비싼 것은 수십만 원대의 담비 털
붓이 있기도 하다. 욕심이 많아서
고가의 붓을 사서 써보고는 있으나
어쩐지 나에게는 값싼 인조털
붓의 손맛이 더 좋다. 역시 비싼
붓을 쓴다고 잘 그려지는 것은
아니구나 한다. 좀 더 오래 써보면
담비 털의 진가를 알아볼까나?
비싸서 애기 다루듯 잘 사용하지도
않게 되니 이래저래 돈이 아까워
마음이 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