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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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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똥 Feb 13. 2022

도시는 밤마다 불씨를 키운다


도시는 내내 불타올랐다 

우리는 그것을 낮이라고 불렀다


태양이 사라진 밤은 불씨만 가득했

컴컴한 세상,

숯검정으로 뒤덮힌 도시는  

밤새 숨은 불씨를 캐내고 있었다

졸음과 싸우며 화롯가에서 불씨를 지키는 새색시마냥

을 살라먹은 불씨로 몸피를 키우고 있었다


지평선 너머 불길은 파도처럼 넘실거리고

지상의 불씨들은 폭죽처럼 팟팟팟 불타오른다

투명하고 환하여 차마 보이지 않는 낮불

그러나 밤이 되면

시커먼 잿더미 속에서도 토독토독 소리내며

밤을 삼키는 무수한 불씨의 노래

문득 고개를 들면 당신에게도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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