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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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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똥 Jan 31. 2024

비가 내리면


오뉴월 어느 날

가슴에 새겨버린

붉은 꽃 한 송이


비가 와도 지지 않는


내 몸 가득한 소금밭에는

찰박이는 심연수 먹고 자란

더욱 붉은 꽃이 있다


수풀 속에는

날아오르지 못한 메뚜기

여름비에 갇혀

풀 기둥에 기우뚱 매달려 있다

접지 못한 날개에 매달린 빗방울이

윤슬처럼 빛나는 오후의 슬픔


옷섶 안

붉은 꽃을 피워

너를 안는


눈을 감으면

속에서 

비를 뚫고

함께

날아 오르기를


오늘은

너도 나의 아픈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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