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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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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똥 Jul 20. 2022

모감주나무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모감주나무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비가 온다

자귀나무에

연잎 위에

갈라진 흙바닥의 틈새에

아카시 잎에

떨어진 오디에

두꺼비 등에


연잎들은 잠시 번식을 멈추고

새식구 맞이에 여념이 없다

먼 데서 떠돌던 빗금들

높은 데서 가벼웠던 사선들

오래 만나지 못해

얼굴조차 잊은 그들이

한꺼번에 후두둑

유월을 적신다


하늘 소식 내려앉는

세상의 모든 초록

세상의 모든 여름

쉴 새 없는 수다가

내 몸에도

토독토독토독토독


모든 것이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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