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변화와 위기를 마주한 롯데, 구조조정과 혁신이 답이다
최근 롯데그룹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유동성 위기’라는 루머가 퍼지면서 관련 기사와 부정적인 소식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롯데 측은 이를 부인하며 자산과 현금 보유 현황에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의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니 뗀 굴뚝에 연기 나지 않는다”는 속담처럼, 현재의 위기가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의 사업구조는 유통, 호텔, 화학, 식음료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과거에는 유통과 호텔, 특히 면세사업이 그룹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글로벌 유통업계의 흐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전통적인 유통 모델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 여기에 사드(THAAD) 배치 이후 한중 관계 악화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면세점 사업이 크게 위축되었다.
롯데의 또 다른 캐시카우였던 화학사업 역시 어려움에 처해 있다.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의 저가 공세로 인해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극단적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2차 전지 소재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전기차 산업이 성장세에서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기대했던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과거 부동산 개발과 유통망 확장을 통해 성장을 이뤘지만, 제2롯데타워와 같은 상징적인 건축물은 막대한 자금 투입으로 재무적 부담을 남겼다. 여기에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와 가족 간 경영권 분쟁으로 브랜드 신뢰도에 손상을 입은 점도 롯데의 발목을 잡았다.
그 결과, 롯데는 빠르게 변화를 추구해야 할 시기를 놓쳤고, 기존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다. 현재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업계 내 경쟁력을 잃었고, 유통, 화학, 건설 등 전방위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롯데그룹의 사례는 과거의 영광에 안주한 기업이 어떻게 위기에 빠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생존과 성장은 구조조정과 혁신에 달려 있다. 롯데는 이제 사업 구조를 전면적으로 재편하고,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개인 투자자들 또한 이번 사례를 통해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단순히 과거 실적과 브랜드에 기반한 투자가 아닌,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미래 성장 산업을 선별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롯데의 위기는 기업뿐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과거 잘 나갔던 기업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쇠락할 수 있다. 롯데그룹이 이를 극복하고 다시금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향후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