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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r Peace Oct 25. 2020

6.1    인도에서 비가 오면

1월15일, 화요일, 델리, 흐림→비 때때로 폭우→흐림.

어제 밤 늦게 밖에서 빗소리가 들렸다. 설마 설마 했는데, 발코니문을 열어보니, 정말 비가 오고 있었다. 그것도 제법 많이. 참 오랜만에 비가 왔다. 비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난다. 일단 공기가 조금 좋아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일단 좋다.


요즘 계속 기침을 한다. 감기 같지는 않은데, 목이 간질간질 하면서 계속 기침을 한다.

인도에 온 다음날부터 그런데, 나아지지가 않는다. 일단 종합감기약이라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그런데, 오늘 비가 무진장 많이 왔다. 어제 저녁에 비가 왔다가 아침에는 그쳤는데, 한 11시부터 또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오후 내내 비가 내렸다. 1시쯤에는 완전히 폭우같이 비가 내렸다. 여기 사람들 말하기에 이건 흔한 일이 아니라고 한다. 겨울에는 보통 비가 안 내리는데, 이렇게 한번 겨울에 비가 내리면 추워서 얼어죽는 사람들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보통 다리 밑이나 담벼락 옆의 많은 빈민가에는 천정이 없거나 천막으로 되어 있는 집이라서, 비가 오면 그냥 맞을 수 밖에 없는데, 여름에 오는 비라면 상관없지만,  겨울에는 밤, 새벽 기온이 차기 때문에 많이 죽는다고 한다. 어떤날에는 하루밤에 1,000명씩 저체온으로 죽는다고 한다.

어느 공원 담벼락에 사는 빈민들입니다. 그 때나 20년째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저때의 구걸하던 아이들은 커서 뭐가 되어있을까 생각도 합니다.

오늘, 내일 많이 죽을 것 같다고 하는 말에, 아무 응대는 안했지만, 속으로 그들의 현세의 고통을 위로하며 내세에는 좋은 세상에 태어나기를 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나도 비를 많이 맞았다. 물론 죽을 만큼은 아니지만, 우산을 미쳐 준비못했기 때문에 오는 데로 맞았다. 오토릭샤 타고 가는데, 도로의 배수 상태가 좋지 못해서 릭샤 옆으로 큰차라도 달려가면 물이 타 튀어서 릭샤 뒷자리로 날라온다. 바지며, 가방이며 다 젖었다. 거기다가, 릭샤왈라(릭샤꾼)는 비가 오니깐 추가돈을 내야 된다고 박박 우기고, 하여간에 비가 오니깐 짜증나는 일이 많이 생긴다. 


밤에 집에 오니까 10시다. 비를 맞았더니 몸이 으실으실 하다. 빨리 씻고 자야 되는데, 밥을 안준다. 그래서 물 끊기기전에 먼저 샤워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얼렁 샤워 했다. 

샤워하고 나오니깐 10시20분. 와~ 이럴수가,,, 지네끼리 밥 먹는다. 열라리 빨리 얼굴에 스킨,로션 바르고 달려갔다. 짜파티, 란, 샐러드, 또 이상한 이름모르는 풀들을 씹어 먹었다. 아~ 맛없다. 그래도 내일도 열씸히 먹어야지.


밥 먹고 나서 있는 돈 꺼내서 다 세어봤다. 4,000루피가 안맞는다. 한참을 생각해도 기억이 안난다. 돈을 잃어먹었는지, 지출을 잊어먹었는지 모르겠다.

내일 다시 맑은 정신에 맞추어 봐야 겠다.


이런, 벌써 새벽 1시30분이다. 저녁을 늦게 먹으니 계속 취심시간이 늦어진다.

아저씨네 식구들은 저녁 먹으면 바로 잠을 잔다. 이상한 사람들 같으니라구. 그러니 아줌마, 아저씨들이 저렇게 살이 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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