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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kedkingko May 09. 2020

ep.03 - 본초자오선? 지오이드? 그게 뭔데요?

생각의 감칠맛, 다시답

생각의 감칠맛, 다시답 ep.03 

- 본초자오선? 지오이드? 그게 뭔데요?



 이번주에는 날짜변경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날짜 변경선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는 우선 본초자오선과 표준시에 대해서 알아야합니다. 본초자오선? 이 요상한 말은 무슨 뜻일까요?



| 본초자오선, 이게 무슨 뜻인가요?


 본초자오선 한자로는 이렇게 쓰고요(本初子午線) 영어로 하면 = prime meridian 입니다. 우선 본초자오선이라는 개념은 유럽에서 가장 먼저 생겨났기 때문에 영어 뜻을 먼저 살펴볼게요. Prime Meridian을 번역기로 돌려보면.. 답이 없습니다. 그냥 영영사전으로 뜻을 알아볼게요. 쉽게 이야기해서 북극과 남극 그리고 그리니치 천문대를 잇는 가상의 직선을 뜻합니다.


 우리나라는 이걸 왜 본초자오선이라고 부르게 된걸까요? 이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중국의 오랜 관습부터 들여다 봐야 합니다. 중국은 아주 오래전부터 순서를 12가지로 나누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관습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상나라(기원전 1600년 ~ 기원전 1046년) 후기라고 전해지고 있어요. 시간이 지나고 나서 12가지 순서에 동서남북과 같은 방위나 시간을 대응시켰죠. 이 때가 한나라(기원전 202년 ~ 220년) 때 입니다.

 여기서 본초자오선의 ‘자’와 ‘오'의 의미를 알 수 있죠. 순서 또는 순환을 12가지로 나누어 놓은 12지에서 북쪽을 나타내는 글자가 바로 ‘자' 입니다. 남쪽을 나타내는 글자는 ‘오'이죠. 그래서 북과 남을 이은 선은 ‘자오선'이 됩니다. 

 이제 본초만 해결하면 될텐데요. 한자의 뜻을 보면 근본본, 처음초의 뜻이죠. 레알 진짜 처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합쳐보면 남과 북을 연결한 선중에 처음의 기준이 되는 선 정도가 되겠습니다.

 북극과 남극 그리고 그리니치 천문대를 잇는 가상의 직선, 남과 북을 연결한 선 중 처음의 기준이 되는 선같은 뜻이라는 걸 알 수 있죠? 



| 왜 그리니치 천문대인가요?


 그러게요, 우리도 첨성대 있는데 말이죠. 그리니치 천문대(Royal Observatory, Greenwich)는 1675년에 세워진 영국의 천문대입니다. 원래 이름은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Royal Greenwich Observatory)였죠. 현재 그리니치천문대 위치는 여기입니다.

 영국 천문학자들은 오랫동안 그리니치 천문대를 위치 측정의 기준으로 삼아 왔어요. 경도의 기준이 되는 본초 자오선은 1851년에 정해졌죠. 1884년에 국제적으로 자오선을 통일하기 위해서 국제 자오선 회의가 열립니다. 국제 회의를 통과하면서 공식적으로 경도0도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자오선은 그리니치 공원에 황동으로 표시되었습니다. 황동은 쉽게 부식되기 때문에 지금은 보강공사를 통해 스테인리스 강으로 표시되었어요. 1999년 12월 16일 이후로는 초록색 레이저도 함께 내보내고 있습니다. 



| 그런데 이제는 그리니치 천문대도 아니라고요?


 그런데 GPS기계를 들고 그리니치 천문대의 본초자오선 표시에 가면 경도가 0으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배신감을 느낄만 합니다. 사전에도 그렇게 나와있는데 이제와서 또 그리니치 천문대도 아니라니요? 천문학적 본초 자오선은 현재는 지오이드를 기준으로 한 새로운 본초 자오선으로 대체되었어요. 현재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본초자오선은 IERS기준자오선(reference meridian)이라고 불러요. 이는 그리니치 자오선보다, 동(east)으로 약 5.3초(거리로는 102.478m) 떨어져 있습니다.



| 지오이드?


지오이드 - 지구의 형상을 대표하는 가상적으로 정한 면. 측지학적(測地學的)으로는「지구를 둘러싸는 등(等)포텐셜면(面) 중의 어떤 특정한 것의 하나」라고 정의된다. 지오이드는 해상에서는 대략 평균해수면(平均海水面)에 일치하는 면, 육지에서는 일반적으로 지면의 아래가 되는데, 가상적으로 평균 해수면을 육지까지 연장했을 때 중력방향에 수직인 곡면을 생각하면 된다. 지오이드의 형상을 구체적으로 결정하려면 지구표면의 중력값을 토대로 스토크스 적분이라는 계산을 해야 한다. 지오이드에는 상당한 요철(凹凸)이 있다.


 우리는 지구를 탱탱볼처럼 완벽한 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구는 실제로 회전하는 타원체 입니다. 그리고 어떤 부분은 높은 산이고 어떤 부분은 깊은 바다죠. 과학자들은 이렇게 들쭉날쭉 한 지구의 표면을 최대한 비슷하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구의 질량분포를 고려해 알아낸 것이 지오이드입니다.

 지오이드는 등중력면입니다. 고도=0, 위치에너지=0인 점을 모아놓은 면이죠. 등중력면은 해수면과 일치하기 때문에 지오이드는 곧 평균해수면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지오이드는 물질의 밀도에 따라서 변화하는데요. 밀도가 큰 곳, 예를 들어 에베레스트처럼 커다란 산이 있는 경우 위로 볼록한 모양이 되고 밀도가 작은 곳, 예를 들어 태평양처럼 커다란 깊은 바다가 있는 경우 아래로 오목한 모양이 되죠.

 지금은 인공위성의 운동을 분석해 지오이드를 계산합니다. 인공위성의 운동을 분석해 인공위성이 통과하는 곳의 중력방향을 알 수 있죠. 그 중력방향의 수직방향이 지오이드가 됩니다.

 정리하면, 이상적인 구형의 지구가 아닌 실제 지구의 모습을 최대한 반영한 자오선이 IERS기준 자오선 입니다. 



| GMT는 또 뭐에요?


 그리니치 평균시(GMT)는 그리니치에서의 관측을 토대로 계산되는 시각이었습니다. 런던 그리니치에있는 왕립 천문대 (Royal Observatory)에서 정오부터 계산 한 평균 태양 시간입니다.  1925년에는 이 기준시간을 12시간 앞당겨 자정을 기준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혼동을 피하기 위해 UT(Universal Time)이라고 새롭게 이름지었죠. 하지만 이 시간 측정기준에도 문제가 있었어요. 



| 그런데 이것도 그리니치가 정확한 것이 아니라고요?


 이 또한 지구의 모양이나 움직임이 이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죠. 실제로 지구의 타원궤도, 회전축의 기울기, 자전속도의 변화 등으로 인해 그리니치 표준시 GMT 정오에 태양의 고도가 가장 높았던 적은 거의 없습니다. 결정적인 문제는 GMT가 태양시를 측정했기 때문에 지구의 자전주기가 점점 늦어지는 현상에 따라 정확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과학자들은 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겠죠? 과학자들은 GMT의 문제를 보정하기 위해서 세슘원자의 진동으로 시간을 측정하는 원자시계를 기준으로 시간의 기준을 다시 정합니다. 이 새로운 시간 기준이 바로 UTC(Coordinated Universal Time) 입니다.

 UTC는 GMT와의 차이를 1초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서 주기적으로 윤초(1분이 61초가 됨)를 넣어 주면서 운영됩니다. 1970년 공식 채택된 UTC(협정세계표준시)는 여러 차례 조정을 거쳐 1972년 부터 실제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GMT와 UTC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GMT를 협정 세계시의 뜻으로 쓰기도 합니다. 물론 일상적인 경우에 가능하고요. 기술적으로 엄밀한 시간정의가 필요한 경우 반드시 UT를 사용해야 합니다.



| 근데 왜 CUT가 아니고 UTC에요?


 영어권에서는 CUT(Coordinated Universal Time), 프랑스어권에서는 TUC(Temps Universel Coordonné)라고 각각 부르기를 원했는데, 결국 그 조정 안으로 C, T, U 가 모두 들어가 있는 것에 착안하여 UTC라고 정해졌다고 하네요.



| 마무리


 이번 시간에는 본초자오선이 어떤 의미이고 어떻게 정해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표준시가 어떻게 정해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살펴본 것 처럼 시간의 역사는 변해왔어요. 권력이 시간을 지정해 왔죠.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서기도 마찬가지에요. 세계가 서력기원체계를 사용하게 된 원인은 기독교 문명이 유럽을 지배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유럽이 세계에 영향을 강하게 미쳤기 때문이죠.

 내가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해서, 유럽인이 아니라고 해서 예수의 탄생 전후를 기준으로 시간을 다시 세는 것을 부정하는 순간 너무나도 큰 사회적 혼란이 발생합니다. 이후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가 모든 시간의 기준이 된 것 또한 당시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가지고 있던 나라, 영국의 과학기술력이 새로운 시간규칙을 지정한 것이죠.

 더 좁은 한 나라 안에서 살펴보면 독재자들은 유신이라는 이름으로 시간에 새로운 이름을 붙였고 천황이라는 권력이 교체될 때 마다 새로운 이름을 붙이기도 합니다.

 더 좁은 한 연인 안에서는 오늘부터 1일, 이렇게 그들만의 시간을 재정의하기도 하죠.

 이번 다시답을 통해 여러분들이 시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는 표준시가 왜 필요했는지, 그리고 시차와 날짜 변경선이 무엇이고 왜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더 나아가서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볼 예정입니다.


 궁금한 내용이 있거나 보충할 내용, 반박할 내용, 무엇이든 의견이 있다면 언제나 댓글 달아주세요!

 생각의 감칠맛, 다시답. 다음주에도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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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에 링크로 가시면 저희가 정성들여 만든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혹시 영상의 내용이 좋았다면 다음 영상도 시청해주시고 구독과 좋아요, 그리고 알람설정까지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lAdhA8ejl4&t=1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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