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를 따라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주말마다 하고 있는 팀 스포츠 태그풋볼 게임들을 다니다가 발견한 것이 있다. 투지도, 열정도 충만한 아이들에게 딱 하나 부족한 것. 내 공을 같은 팀원에게 건네는, 그리하여 공을 더 먼 곳으로 보낼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결국 골로 성공시키는 기본 기술, 패스다. 대부분의 득점은 처음 공을 잡게 된 아이가 이리저리 상대 선수들을 피해 가며 빠른 달리기로 골라인에 도달해 얻어진다. 앞만 보고 달려 나가는 아이에게 아직은 팀의 그 누구도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개인 역량에 의존해 얻는 점수는 그래서 패턴이 경직되고 단조롭다. 허점 노출도 많아 상대 팀에 의해 쉽게 차단된다. 홀로 감당하는 삶은 위대하지만 부담과 압박이 클 수밖에 없다. 주변을 잘 살펴 믿을 만한 누군가와 신뢰를 쌓고, 그들과 삶의 무게를 주고받고 나누며 함께 감당하는 너른 시야와 용기 그리고 지혜는 시간이 걸려도 꼭 필요한 삶의 기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