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거리
마음의 빈 공간을 채우려고 이것저것 품는다. 활자, 책, 체온, 우정, 가족 간의 정, 사랑이라고 느끼는 모든 것들. 실체가 없는 것들과 있는 것들. 그런데 어찌 갈망할수록 더욱 멀어져. 내 손에 닿지를 않는다.
나는 빨래를 개다 보면 나오는 짝이 없는 양말 하나. 긴 양말들 사이에 외롭게 떨어져 있는 짧은 양말 하나. 맞는 짝이 없어 한 켤레가 되지 못하고 그냥 있어. 인간은 원래 외로운가 봐, 그러니까 사회적인 동물이라고들 하지.
사람이 고픈 건지, 사람 마음이 고픈 건지, 사람 체온이 고픈 건지. 뭔가를 계속 채워 넣고 싶은데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겠어. 그냥 헛헛할 뿐이야.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걸 알면서도 위로받고 싶고 아무 생각 없이 품 안에 안기고 싶어.
내 마음의 빈 공간은 아마 한 뼘 정도 거리.
그냥 공허 한 뼘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