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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은븐니씨 May 14. 2022

니가 뭔데, 날 평가해?

<송블리의 개똥철학> l 냉정한 승부의 세계

한, 기업에 지원을 했다가 최종 면접까지 본 이후, 당연히 내가 최종적으로 선발될 줄 알고 확신을 하며 자신만만해하면서 연락을 기다린 상황이 있었다. 이 당시에 모든 상황을 내가 제어하고, 통제하고, 예측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던 것. 그런데, 결국 난 최종 선택되지 못했고, 이후 정량적·정성적 평가의 기준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고 자부하며 살아온 나의 자존심에 금이 가기도 한 사건이 마주하니, 조금 쓰라린 상처가 되기도 하였다. 정말, 열심히 준비한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그 패배감과 문턱에서의 좌절되는 경험을 했을 때에는 누군가가 내 심장에 칼집을 내는 것만큼의 고통의 정도가 느껴지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자부심을 갖고 살고 있었던 나의 자신감에도 금이 가는 사건이 되었으며, 예측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나의 생각이 어쩌면, 큰 오만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 당시, 못난 얼굴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주르륵 흐른 적이 있었다. 그리하여, 처음에는 내가 거절당하고, 인정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감정적으로 마음이 아픈 경험을 하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내가 나의 모든 삶을 내 계획대로, 이성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당돌한 고고함에 하늘이 준 경고의 메시지 같다는 느낌도 들면서, 인생의 깊은 맛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 이후로는, 내가 원하는 곳에서 Covid-19라는 환경적 어려움 속에서도, 지원하는 족족 최종합의 결과도 이룬 적이 많이 있었고, 이제는 면접이라는 절차가 웬만하면 떨리지도 않는 강심장이 되는 인생의 경험도 하게 되는 긴 과정 속에서 인내심과 노하우가 길러지기도 했다. 100세 시대의 인생에 어쩌면 조금 일찍 인생의 쓴맛을 보면서 성숙도를 높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법까지 배우게 되었으니, 이 전 과정을 지켜본 아빠와 엄마는, 나보다도 더 마음 아프게 나를 생각하고 홀로 견뎌내는 과정을 기도로 감싸주고, 멀리서 지켜봐 주곤 하셨다.

그리하여, 면접장소에 가면 특유의 당당함과 자신감이 뿜어져 나오는 상황이 벌어지곤 했다. '니들이 날 안 뽑을 수 있을 것 같아?'라는 귀여운 당돌함으로, 서류로 준비한 내용과 하고 싶었던 직무에 대한 강한 열정을 보이면 실무진에서는 똘똘한 눈 빛으로, '열정 점수'에서만은 큰 점수를 주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조금 늦어지는 준비기간 속에서, 밝고 열정 많고, 자신감 있던 자칭 열정 리더 다블리도, 조금은 인생에 대한 회의감이라던가 우울한 감정이라는 것이 뭔지 알게 되기도 하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니, 이 당시에 정말 많은 기록과 되돌아봄과, 자기반성의 시간을 많이 갖기도 하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10대&20대에는 무슨, 조증에 걸린 사람처럼 정말 심리적으로 '우울하다'라는 범주의 일들이 아예 없었다. 조금 힘든 일이 있을 정도였지, '우울하다'는 나에게 어울리는 동사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열정 리더라고 생각해오던 나에게도, '우울하다'는 감정이 찾아오니 살다 보니, 나에게 이런 날도 오는구나..를 느끼면서도, 그래도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이런 감정까지 지어주는 하늘이 조금은 원망스럽기도 한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을 잘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은밀한 기도와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평소에, 나는 가족들에게 자주 "엄마, 나 오늘은 누구 보고 싶어, 그 사람 잘 지낼까?"라는 말을 많이 한다. 보고 싶은 사람, 기억나는 사람, 추억을 나눈 사람들이 종종 그렇게 내 삶을 스칠 때 자주 꺼내는 말이기도 한데, 유난히 정말 보고 싶은 사람들이 내 마음을 스치는 날들이 있기에, "오늘은 누가 보고 싶고, 저번에는 누가 보고 싶었으며, 저저번에는 누가누가 생각이 났고, 저저저번에는 누가 어떻게 사는지도 알고 싶다~"라면서, 온통 보고 싶은 사람들 이야기를 하면, "넌 참 보고 싶은 사람들도 많다 얘"라면서, 사람을 사랑하는 힘으로 살아가는 나의 성격을 잘 이해해주는 가족과의 대화가 힘든 시간의 큰 위로가 되기도 하였다.

그렇게, 인간적으로다가 나름의 좋은 모습으로 살아온 내가 어떤 모임에서, 기관에서, 시험에서 평가를 당해야 할 때 사실은, 평가를 받는 그 형식 자체가 부담스러울 뿐만 아니라, 나를 평가의 대상으로 삼는 그 순간이 감정선이 좋지 않을 때에는, 필터를 거치지 않는 말을 서슴지 않고 직설적으로 하는 경향도 있기도 하는데 이는 나의 성격이 기본적으로 '거짓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에 더욱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 와관련한 재미있는 면접 에피소드가 생기기도 했으니, 브런치 초에 재미있게 작성한 기억이 있다. (아래 링크 참고)

우리는 인생을 살다 보면서, 사회성을 가지고 타인과 교류를 하며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것이 아주 부담스러운 수준의 평가가 아니라고 해도 어떤 미미한 수준에서라도의 평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평가에서, 누군가가 우리를 오해하고 편견의 잣대로 바라본다면 조금 넓은 마음으로 그런 오해의 소지를 풀어나가는 시간을 만들어 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그런 오해를 풀 가치조차 없을 때에는 다음과 같은 마음의 소리 한마디로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아껴두기로 하자. "니가 뭔데 날 평가해 >.<!!♡"


평가의 대상으로만 여겨지기엔, 우리는 너무 소중한 존재이다.

-<송블리의 개똥철학>-


*참고하시면 좋은 :
https://brunch.co.kr/@songvely1004/73

https://brunch.co.kr/@songvely1004/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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