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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많은븐니씨 May 16. 2022

인기많은 븐니곤듀의 수줍음

<송븐니 나라에 송븐니 곤듀> l 생각보다, 엄격한 요정

븐니곤듀의 인기는, 유치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사실 그 '좋아함'의 개념을 알게 된 것은 초글링 시절이다. 초딩 시절에, 같은 학교 친구들은 주말에 나를 보려고, 내가 다니는 교회를 따라오곤 했다. 그러면, 나는 그 순간에 너무 수줍고 부끄러움이 들어서 엄마 뒤에 숨어서 친구들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기도 했다. 고학년 즈음이 되니, 편지도 받게 되었고 사탕이나, 꽃다발, 인형 같은 것을 주면서 복도에서 고백을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러면, 그 선물들을 받기는 했지만 너무 얼굴이 뜨거워져서 우리 반에 가서 가방을 들고 빨리 집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중학교로 진학을 하니 이번에는, 같은 학교 선배분들의 메시지를 받게 되기도 하였다. 당시, 폴더폰으로 핸드폰이 막 보편적으로 사용되던 시기였는데 번호를 어떻게 알아내어서, 쉬는 시간에 문자를 주고 받기도 하였다. 어떤 선배는 자신이 나를 좋아하는 것을 너무 공개적인 장소에서는 말하지 말라고도 했고, 어떤 친구들은 조회대에서 놀고 있는 븐니곤듀에게 손으로 쓴 편지를 전해주기도 했다. 지금도 그 편지를 가지고 있는데, 한번 읽어보면 진심이 묻어나 있는 편지기에 감동적이기도 하고, 내가 뭐 별로 매력도 없는데 이렇게 글씨편지를 주시는지, 웃기기도 하면서 버리지는 않고 있다. *^^*

그렇게, 자꾸만 븐니 곤듀를 너무 귀찮게 하는 왕댜들을 피하기 위해, 븐니 곤듀는 결심한다. 여고에 진학하기를. 그리하여, 1지망, 2지망, 3지망 모두 여고를 지망하고, 1지망에 가장 가고 싶었던 지금의 모교인 YB Girls High School 에 진학하는 쾌거를 이루어 내었다. 여고에 가서는, 진짜 머리도 안 감고, 씻지도 않고, 매점에서 매일 간식을 사먹고, 체육복입고 다니면서 신나게 놀았다. 왕댜 친구들이 안 따라다니니까 조금 편하고 좋기도 했는데, 도서관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븐니 곤듀는 또, 번호를 교환하게 되는 상황에 놓인다. (?)


대학교에 진학 해서는, 누구나 그럴 테지만 소개팅 제의를 가장 많이 받은 것 같다. 그리고, 소개팅이 아니더라도 그 때에는 내가 옷을 잘 갖춰입어서 길거리에서도 제법 인기가 있었다. 이렇게 밝은 모습을 지녔기에 인기가 많은 븐니는, 그러면 매일매일 연애를 하고 사랑에 빠질까?를 궁금해 한다면, 사실은 그 와는 정 반대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 편이기에 연애 공백기가 상당히 긴 시간도 존재한다. 누군가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조금 신중한 태도를 기하고, 마음을 여는 것에는 더 많은 수줍음과 신중함을 기하는 면이 있고, 누군가를 만나지 않더라도 에너지를 얻거나, 다른 방면으로 사랑을 받는 편도 익숙하기에 연애라는 관계에 국한된 편은 아니다.

그러하기에, 20대에 남자친구들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사귀게 되기까지 그들의 우여곡절이 조금 많았던 기억이 있다. 븐니 곤듀가 주량이 한창 많은 시절에 한 남자친구는 나의 주량을 맞추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어떤 남자친구는 내가 연애 보다는 내 대학생활에 더 흥미가 있다는 것을 알고, 만나자는 말을 아주 진지한 장소에서 오랜 시간 설득하며 그 설득에 넘어간 적도 있었던 것 같다. 그 뒤로도, 시작하기에 앞서서는 누군가의 인생이 다가오는 것에 대하여 항상, 진중하고 신중한 태도로 임하였던 것 같다. 

시간이 많이 지나고, 가장 좋아했고 설렜고 추억이 많았던 사람은 누구였을까?를 생각해보게 되는데, 우열을 가릴 수가 없다. 그 당시에는, 그 사람이 나에게 가장 소중했고, 멋있었고, 행복함을 준 왕댜이기에 이별에는 개떡같은 상황도 조금 있었지만 지금은 생각해보면 모두에게 정말 다 고맙다. 나를 곤듀로 대해주고, 아껴준 마음들과 시간들, 다정했던 목소리와 손길들도 기억나면서, 그들의 근황이 들려올 때마다 모두가 다 행복하기를 바랄 뿐이다. 븐니 곤듀는, 그렇게 넘치는 인기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송븐니 왕국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Songvely Nation's Romantic Relationships History를 이렇게 간략히 적어본다. 


*읽어보면 재미있는 에피소드: https://brunch.co.kr/@songvely100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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