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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무진븐니씨 Sep 04. 2022

넌 왜 내 편을 안 드니?

<캥블리 언니가 살아가는법 시즌 TWO> l 화를 부르는 대화방법


#택시를 타고, 불편했던 점을 이야기 하는 엄마의 상황


캥블리 맘: 엄마가, 이렇게 이렇게 가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조금 빙빙 돌아가는 듯한

다른 길로 가서 조금 불편했어


캥블리: 엄마가 정확하게 말한 거 맞아?


캥블리 맘: 응, 그래서 엄마가 좀 놀라기도 했고 당황스럽기도 했어


캥블리: 아 그렇구나, 잘 도착했으면 다행인거지~! 

그리고, 기사님도 실수하시려고 실수한 건 아니겠지.


캥블리 맘: 넌 왜 맨날 말할 때 그렇게 다른 사람 생각은 잘 하고 이해하면서

엄마 편은 안드니?


캥블리: 기본적으로 엄마 편인데, 이웃 입장에서 한번 더 먼저 생각해보는거야~!



캥블리 엄마는 보통, 자신이 속상했던 일들을 나에게 말하곤 한다. 근데, 그동안은 나는 엄마가 어떤 하루의 힘들었던 점이나 고민을 말하면 "아.... 엄마가 그랬군"이라고 공감을 하거나 위로를 해주기보다는, "엄마도 실수하지 않았어? 엄마도 잘 못 있겠지"라고 말을 하면서 약간 힘들었을 하루에 엄마의 화를 더 돋우는 대화법으로,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적이 있었다. 주로 위와 같이, 엄마가 힘든 점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번 더 배려하며 생각해보니, 정작 가족의 입장은 생각 안 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게 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이제는 "아, 힘들었겠네~"라면서 운을 띄우며 대화를 하거나, 정확히 무슨 상황인지를 일일이 재고 따지기보다는 힘들었을 엄마의 기분이나 감정을 먼저 달래거나 응원해보려고 노력을 해보았던 것 같다.


그러한 와 중에서도 엄마가 말한 상황이나, 이웃의 입장을 먼저 헤아리려고 했던 것은, 어찌 되었든 엄마랑 나도 인간이기에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우리가 어떤 놓치고 있는 문제점이나 개선해야 할 점이 있을 수도 있기에 엄마에게 항상, 그렇게 먼저 질문을 해보았던 것이었기도 했다. 누군가를 탓하기 전에, 엄마와 나의 행동을 먼저 되돌아보고, 그렇게 상황이 발생한 이유가 우리에게는 없었는지를 돌아보자는 것이 나의 기본적인 마음이기도 했는데 이러한 의도는 좋았지만, 엄마의 마음에 열 천불이 나도록 너무 위로도 못하고 이성적으로만 재고 따졌던 점이 미안하기도 했다. 


그런 앞뒤 전후 상황을 파악하기 전에 일단은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기에, 속상한 마음이나 힘들었던 하루, 불편했던 점을 먼저 헤아리고 위로해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 벌어진 일들이나 상황들에 대한 개선점을 찾아도 괜찮을 텐데 너무 가혹한 잣대로 엄마에게 응원을 못해 준건 아닌가 했던 건 아닌지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엄마는, "넌 왜 내편은 안 들어..ㅠ"라면서 항상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내가 조금 미웠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지난날들의 대화가 떠오르면서, 이제는 누군가를 위로할 때에도 너무 앞 뒤 재고, 사실만을 나열하기보다는 인간적인 마음으로 기분도 헤아리고 마음도 달래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점점 마음이 여려진 소녀 같은 엄마를 더욱 세심하게 신경 쓰고 대화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캥블리 언니가 살아가는 법 시즌 TWO>, 넌 왜 내편을 안드니? 에피소드를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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