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블리 언니가 살아가는 법 시즌 TWO> l 엄마와 딸의 이야기
#로직퍼즐 맞추며, 심각하게 연필색칠을 시작하고 숫자에 맞게 퍼즐을 맞추는 블리씨
캥블리 맘: 뭐야? 무슨 그림이야? 눈 안아파?
캥블리: 나 취미 생활할 때 신경쓰지마..
캥블리 맘: 뭔데? *^^* 엄마도 보면 안 돼?
캥블리: (부들부들..) 지금, 이거 숫자에 맞게 넣어야 해서 집중해야 돼.
캥블리 맘: 아이스크림 같은데??!!
캥블리: (속마음: 휴.. 말을 말댜..휴)
하늘도, 캥블리씨의 마음을 알아듣기 시작했다.
한동안은 엄마와 아예 신경을 안 쓰고 지냈던 적이 있단 것은 캥블리가 이 매거진에 소문을 내서 이제 제법 다 아실 것이다. 히히 v.v 그런데 너무 힘들었던 내 맘이 하늘에 전달되었는지 (?) 요즘엔 엄마와 내가 조금씩 서로를 챙기면서 다시 예전처럼 대화도 하게 되었고, 어느 정도의 재미있는 이야기는 함께 하면서 지낸다. 감사한 일이다. 그렇게 행복하면서도 평범한 가을날의 하루를 보내고 있는 와 중에, 잡생각이 많아지거나, 너무 많은 생각으로 내가 나를 괴롭힐 때 하는 취미활동을 한 적이 있었다. '로직 퍼즐'이다. 하면 시간도 잘 가고, 재미도 느낄 수 있는 '로직 퍼즐'을 오랜만에 펼쳐서 신나게 퍼즐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집중하는 순간.. 또 엄마가 이 취미 생활이 재미있어 보였는지, 자기도 하고 싶었는지 신경을 쓰면서 집중해야 하는 블리 씨에게 자꾸 말을 걸기 시작한다.
블리는, 원래 집중하는 것이 있을 때에 누군가가 집중력을 흐트러트리는 것을 별로 안 좋아 하기에, "지금 신경 쓰지 마십시오~!"라면서 엄마에게 거리두기를 한다. ㅎ.ㅎ 이에, 한 발랄함 하시는 블리 맘도 물러서지 않고, 계속 무슨 그림이 나올 까를 옆에서 중얼거리면서 관심을 보인다. 엄마의 이런 말들이 귀찮기도 하지만, 귀엽게 보이면서도 정말 잘못 퍼즐을 맞추게 될까 봐 블리표 집중력을 발휘하며, 말없이 로직을 완성해본다. 퍼즐을 완성해보니, 완성된 그림은 팥빙수!! 팥빙수라.. 그래,, 여름날에 엄마랑 카페에 가서 팥빙수도 먹고 정말 마음 잘 맞는 때가 있었지, 라면서 생각을 하고 있는 블리씨. 그렇게 엄마가 팥빙수보다도 더 달콤하고 시원하게 나의 마음을 잘 알아주신 몇 가지의 일들이 생각나면서 블리씨는, 회상에 잠기게 된다.
옛날, 옛적 아름다운 캥블리 맘이, 사고뭉치 캥블리를 키우셨대요.
엄마는,, 엄마라는 사람은,, 약간 자존심이 강하면서도 소녀 같으면서, 아기자기한 면도 함께 있으신 분이었지.. 그러한 엄마는, 내가 자주 즐겨 듣는 노래나 음식, 좋아하는 이불 같은 것들을 기억해주면서 나에게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내가 정말 좋은지, 아주 하루하루 귀찮을 정도로 밀착 육아를 하시면서 엄마의 정성스러운 마음을 보여준 적도 많이 있었다. 예를 들어서,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이 나오면, "이거 블리가 좋아하는 노래인데?"라면서 남의 음악 취향에 관심을 보인다거나, "이거 블리가 좋아하는 반찬인데?"라면서 시장에서 한번 더 반찬을 구매하신다거나, "이거 블리가 좋아하는 회색 이블인데?"라면서 한번 더 침구를 마련해주시는 엄마의 모습이 기억날 때가 있다.
특히, 내가 어린 시절에는 지금보다도 더 심한 베이비 군것질 곤듀? NO, 빅 군것질 곤듀? NO 자이언트 군것질 곤듀? YES! 슈퍼 초 울트라 자이언트 초등학생 입맛 군것질 곤듀 캥블리씨는 온갖 달달한 젤리와 음료수는 밤늦은 시각에 다 챙겨 먹었다. 그렇게 신 맛을 내는 군것질 거리일수록, 양치를 한 이후의 시간에 먹는 군것질이 늘어날수록 블리 씨의 치아는 건강할 리가 없었고 이에 따라 필연적으로 치과를 내 집 드나들 듯이 다녔다. 근데 그 힘든 치료가 끝나면 엄마는 꼭 서점에 들렀다. 그리고 내가 아파하는 게 가슴이 아팠던지, 퍼즐이나 책을 사줘서 그날 하루, 지금 생각해도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처럼 마치도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정말 예전 진료 시대이니까- 힘들지 않게 위로해주셨다. 매일 진료가 끝나는 시간에 선물을 주었던 엄마의 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서 가끔 엄마가 그리울 때는 그때 생각하면서 많이 울기도 한다. 지금도 잊히지 않는 병원 길, 서점 길, 퍼즐 조각 들 생각하면 치과는 가기 싫지만 엄마랑 함께 한 시간은 좋기에 다시 걸어보고 싶기도 한, 블리 씨에게는 굉장히 애틋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기억의 조각이다.
이와 같이..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내가 관심 있어하는 것들, 내가 편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내가 아닌 누군가가 기억해주고 알아준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에, 내가 아픈 순간에 엄마가 끝까지 함께 해주셨을 때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대게 큰 힘이 생기고 우울했던 기분도 금방 씻겨져 버리는 듯한 기분을 들게 만들었던 것 같다. 캥블리 엄마는, 이렇게 어린 시절엔 100점 만점에 점수를 굳이 매기라고 한다면 101점짜리 엄마였을지도 모르겠다. 나에겐 부족함이 없었고, 엄마의 사랑은 내가 본 어떤 누구의 사랑보다도 강인하고 아름다웠다고 느꼈으니 말이다. 그렇게 어린 시절의 행복한 추억이 더 많은 캥블리네 가족. 캥블리씨는 엄마와 싸우고 나서 마음이 안 좋을 때, 엄마가 정말 진짜 이제 정나미가 뚝 떨어질 때, 엄마랑 같이 있는 시간이 행복하기보다는 괴로움의 순간이 될 때, 조용히 엄마와의 아름다운 기억을 떠올리며 마음을 삭히는 편이라고 한다. 엄마와의 대화시간이 다시 예전처럼 생긴 것 같아서 행복한 마음에 글을 기록해본다. (끝)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시 한편 소개하고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
*<캥블리 언니가 살아가는 법 시즌 TWO>, 엄마를 사랑했던 딸의 마음이 주로 그려지는 매거진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