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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은븐니씨 Dec 23. 2021

핑크색 다이어리가 도착, 나의 삶은?

브런치와 친해지기 프로젝트 l 2022년에는 무엇을 해야 하지?

2021년은 만, 나이로 3NE1을 보내는 나이다. 브런치에 수필 에세이, 짧은 기록 글, 일상에 대한 소소한 글을 유쾌하고 비교적 정확하게 작성하기 위해 나의 개인적인 기록 사료들을 보고 글들을 작성하던 와 중 조금 어이없는 페이퍼를 발견하였다. 정말 내가 철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페이퍼인데, 그것은 대학 재학 시절 작성한 인생 계획표다. 가장 특기할 만한 점은 계획표의 나이가 딱 25살에 종료가 되어있다. 그 이상은 안 살 모양이었나 보다. 그리고, 더 웃긴 건 자신이 원하는 회사와, 원하는 직무가 단 한 개다. (K사 방송인) 이걸 이루고 마치 세상을 떠날 것처럼 계획표를 작성해놓았으니 나는 정말 꽂히면 뒤 안 돌아보는 성격인가 보다. 내가 정말 어린 시절에 왜 그렇게 막무가내로, 시야가 좁게 나의 인생을 설정해 놓았는지 아직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후회하지는 않는다. 열정적으로 살게 만들어줬고 누구보다도 부지런하게 삶을 살아왔으니 말이다.


어차피 인생 계획표에 25살 이후의 계획은 없으니, 35살까지는 무언가 목표를 이루어야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남들보다 잘 살아가야 한다고 욕심과 열정을 가진 나의 성향과 인생의 가치관을 조금 수정하면서 나이를 먹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조금 덜 이루고, 조금 덜 가지더라도 나의 모습을 잃지 않고 주어진 작은 것들에 감사하는 태도가 부족했던 과거의 모습을 반성하면서 말이다. (사람이 하루아침에 바뀌면 죽는다는 속설에 따라, 아직도 많은 목표와 열정을 손에서 놓지는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춘기도 없었던 나에게 인생의 중장기적인 슬럼프가 왔었고, 그것을 이겨내고 극복하며 현실적인 삶을 잘 살아나가고 있었을 때 올여름 7월, 브런치 작가가 되어 2021년 나의 많은 부분들을 꽤 솔직하고 담백하게 작성해보았던 것 같다.


2022년의 나의 이루고 싶은 것들 중 하나는, 브런치 북 소설을 선보이는 것이다. 어느 날, 아주 여유가 많이 생긴 저녁에 갑자기 생각난 시나리오인데 문득 글로 옮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연애 로맨스 소설의 1화를 그 자리에서 작성하였다. 그동안 보아온 로맨스 드라마, 영화, 소설, 시 등이 밑거름이 되어 누군가의 생각이 아닌 내가 설정한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가득한 그런 나의 첫 로맨스 병맛 소설이 제법 그럴싸하게 쓰이다니, 쓰면서 나는 너무 재미있어서 그 자리에서 정말 뒹굴면서 웃었던 몇몇 설정이 있었다. 국어국문학과도 아니면서 감히, 그 소설의 대장정을 시작하는 것이 다음날이 되니 조금 창피하기도 하였다. 왜냐하면, 소설이긴 해도 나의 평소의 사회를 생각하고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름하야 <나르시시스트가 미니멀리스트를 만날 때>라는 소설이다.


나는 주전공이 역사인데, 어떤 사실을 방대하고 고증학적 차원의 사실만을 다루는 역사공부를 잘한다기보다는 그 사회의 전체적인 거시적 흐름 속에서 미시적 차원의 어떤 것들을 조합시키고 연결시키며, 상상 속에서 인물들과 역사적 사건들을 추론해가는 역사공부를 해 왔다. 따라서, 나에게 친구들이 역사에 관한 어떤 특정 사실을 물어보는 것은 사실 나에게 심심한 질문이다. 그것에 대한 토론거리가 되고, 생각거리가 되는 점을 질문해 주는 것에 대하여 더 재미를 느끼니 말이다. 그렇게 인문학적 소양으로 길러진 '상상력'은 소설을 써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무슨 엄청난 대하소설을 쓰는 것 같지만, 딱 나를 닮은 소설이 나와서 유치하고 웃기고 말이 안 되는 그런 이야기이다. 내가 사랑 이야기를 쓴다면 이와 같은 썼을 것이다.


올 한 해, 400~500여 개의 많은 글을 쓰면서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주제는 무엇일까? 손꼽아 봤을 때 아마도 이 '사랑'이라는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으면 섭섭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의 끝에는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 사뭇 궁금해지는 깊어가는 2021년의 송년의 밤. 2022년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이렇게, 새로운 목표와 함께 도전해보지 않은 무엇인가에 다가가고자 하는 용기가 다시 주어졌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2021년에도 좋은 소식들, 안 좋은 소식들이 교차적으로 다가왔기에 사람은 언제나 주어진 자리에서 본인의 인생의 몫을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바람은 아주 작고 사소하다. 나의 글로 인하여 누군가의 잠자리가 편안해지고, 휴식시간이 유쾌해지며, 한 번이라도 지나칠 수 있는 문제를 '그럴 수도 있나~?'로 우리의 편견에 노크를 하는 자세를 취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원래는, 브런치의 <생긴 건 평범 밥, 노력은 비범 밥>에서 처럼 스피치를 잘하고 남들 앞에서 보기 좋고 멋들어지게 말도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한 때 지독하게 한이 맺히도록 도전하며 바라 왔지만, 글을 통하여 소통하는 것 역시 큰 매력으로 다가오기에 이제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을 지독하게 바라게 된 시점을 마주하게 된 듯싶다. 글은, 때로는 우리를 규정짓지 않고 사회를 열리게 만든다. 이 말은, 적어도 글 공간에서만큼은 우리 모두가 우리의 생각으로 우리의 의견과 생각을 자유롭게 논쟁할 수 있음을 말한다. 그 글은 한데 모여, 책이 되고, 책은 곧 작품이 된다. 누군가의 소신과 의견이 담긴 어떤 작품이 나오기까지 그 여정과 과정은 한 사람의 인생이 담겨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달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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